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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마타도어? 성희롱 사실 알기 전까지 이강수 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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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마타도어? 성희롱 사실 알기 전까지 이강수 도와"

검찰 "비방 목적 있다 볼 수 없어"…민주당, 여전히 '침묵'

군청에서 일하는 계약직 여성에게 "누드 사진을 찍자"고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이강수 고창군수에 대해 민주당은 자체 조사를 벌인 뒤 '구두경고' 이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것.

뿐만 아니라 6.2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불거져 나온 의혹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음모론'도 제기했다. 민주당은 자체 조사 후 "피해여성 측의 정치적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밝혔다.

민주당의 이런 주장이 사실일까? 검찰 수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보기 힘들다.

검찰 "선거 종료됐는데도 계속 문제제기"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이강수 군수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 고창군 여직원 김모(23) 씨와 가족 등 6명을 공직선거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 지난 5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선거를 앞두고 비방을 목적으로 성희롱 사실을 폭로한 것이라는 혐의에 대해 '혐의 없음'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강수 군수는 민주당 경선자였던 박우정 씨가 자신을 낙선시키기 위해 김 씨의 가족과 공모해 성희롱 의혹을 제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이 군수는 박우정 씨가 김 씨와 그 가족들에게 5000만 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김 씨의 가족들이 이 군수 측근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기 위해 성희롱을 들고 나왔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불기소 이유 통지서'에서 "피의자(계약직 여성 김 씨) 측은 5월 6일 기자회견을 한 이후 (6월 2일) 선거일까지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다가 선거가 종료되고 나서야 규탄집회를 실시하였고, 선거가 종료됐음에도 계속하여 문제를 제기하며 고소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오히려 선거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언론보도를 하며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며 "결국 참고인들의 각 진술 및 관련 증거들은 피의자 측 주장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계약직 김모 씨의 손을 들어준 것.

검찰 "성희롱 주장, 공공성 인정돼 위법성 조각"

검찰은 또 김 씨와 가족들이 '돈'을 목적으로 성희롱을 들고 나왔다는 이 군수의 주장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씨의 가족들이 이 군수 측에 금품을 요구한 사실에 대해선 이 군수 캠프 관계자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경선 상대자인 박우정 씨가 '5000만 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한 사실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어 이강수 군수 측 관계자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는 비방 목적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검찰은 이어 "판례상으로도 비록 사적 이익이 있다고 하더라도 공공의 이익이 있고 그 상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위법성을 조각한다고 판시하고 있어 결론적으로 피의자들의 행위는 고소인의 신분.지위, 당사자들 사이의 관계, 적시된 사실, 행위까지의 경과과정.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위법성이 조각돼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김 씨 아버지 "성희롱 사실 알기 전까지 이 군수 선거 도와…인간적 배신감"

또 검찰은 김모 씨의 아버지가 딸의 성희롱 사실을 안지하기 전까지 이강수 군수의 선거를 도왔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김 씨는 성희롱 사실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다가 도저히 참기 어려워 지난 4월5일경 아버지에게 토로했는데, 김 씨의 아버지는 박현규 전 고창군의회 의장이 단독으로 딸을 성희롱한 것으로 오해해 이 군수의 선거운동을 도왔다는 것. 김 씨는 4월 24일경 "이 군수가 주도적으로 성희롱을 했는데 왜 이 군수를 도와주냐"는 딸의 말을 듣고 비로서 이 군수의 성희롱 사실을 인지했다.

아버지 김 씨는 <프레시안>과 전화통화에서 "이 군수의 선거캠프 책임자와 평소 친분이 두터워 이 군수의 선거사무실에 자주 들러 선거 관련 실무를 도왔다"며 "딸도 계약직이지만 군청에서 근무하니까 당연히 이 군수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박 의장 뿐 아니라 이 군수가 오히려 더 주도적으로 딸을 괴롭혔다는 얘기를 듣고 엄청난 배신감을 느꼈다"며 "그 사실을 알고 당장 이 군수에게 전화를 해 항의하면서 성희롱 사실에 대해 사과할 것을 요구했고 일주일 가량 이 군수에게 시간을 줬다"고 말했다.

김 씨는 "하지만 이 군수는 사과하지 않았고 그래서 기다리다가 5월 6일 성희롱 사실을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것"이라며 "6일에 기자회견을 갖고 14일에 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일이었다. 이 군수를 낙선시킬 목적이었다면 성희롱 사실을 안 직후 이 문제를 폭로하지 왜 기다렸겠냐"고 강조했다.

민주당 "재조사 논의해 보겠다"

<프레시안>, <한겨레> 등 일부 언론의 보도로 검찰이 성희롱 사실과 관련해 사실상 계약직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민주당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현희 대변인은 12일 "민주당의 자체 조사 이후에도 계속 논란이 되자 박지원 비대위 대표가 재조사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한 적 있다"며 "박 대표 등 지도부에서 다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런 민주당의 '늑장 대응'에 진보신당은 이날 한나라당에서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사건을 은근슬쩍 덮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함께 묶어 "다른 사안에는 여야가 적이 되어 싸우지만 성희롱 사건에는 동병상련을 느끼는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진보신당 심재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이강수 군수의 성희롱 사건의 정황이 밝혀진 가운데도 경찰의 무혐의 판단을 근거로 버티며 구두경고 이외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이 군수에 대한 경찰의 무혐의 판단은 언어 성폭력은 처벌하지 못하는 법률의 헛점 때문이다. 제1야당을 자처하는 정당이 법률의 공백을 발견했다면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바로잡기 위한 대안을 제출해야 마땅한데, 이를 핑계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민주당의 행태 또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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