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이강수 군수가 자신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한 전 고창군 여직원 김모(23) 씨와 가족 등 6명을 공직선거법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것에 대해 지난 5일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 "참고인 진술 및 증거들이 피의자 측 주장에 부합"
▲ 이강수 고창군수 ⓒ연합 |
검찰은 또 "이 군수(고소인)와 박현규(전 고창군의회 의장)는 당시 박현규의 사진 전시회를 다녀올 무렵 의장실에서 박현규가 피의자 김 씨에게 사진 모델을 해보라는 취지로 제안을 했다며 피의자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모델 제안을 한 사실은 일부 인정하고 있고, 다만 고소인이 직접 누드모델을 제의한 적이 없을 뿐 아니라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누드모델을 종용한 적은 없다고 주장하나 고소인의 주장만으로는 피의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결국 피의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였다는 피의 사실에 대해서는 증거불충분하여 혐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비방 목적의 명예훼손이 되는지 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참고인 진술과 관련 증거들이 여직원 김씨 등의 주장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김 씨가 이 군수를 성희롱으로 고발한 것에 대해 "성희롱은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이강수 군수의 성희롱 의혹은? 이강수 군수의 성희롱 의혹은 이 군수가 2009년 12월부터 수차례 계약직 여직원에게 "누드사진을 찍자"는 등 성희롱 및 성추행을 했다는 것이다. 여직원 김모 씨는 이 군수가 "누드사진을 찍자"고 4번만 강요한 것이 아니라 무려 10차례 넘게 집요하게 강요했다고 주장한다. 이 군수의 발언 수위도 "몸 만드는데 필요한 2달의 시간을 주겠다"며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외국에서는 3~40년 나이차이도 얼마든지 결혼한다"고 말하면서 누드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한다. 또 그 자리에 함께 있었던 박현규 전 고창군 의회의장은 피해여성에게 "모델료로 50만 원과 필름을 모두 줄테니 걱정말라"며 "누드사진 찍기 3일전부터는 속옷을 입으면 안된다. 몸에 속옷자국이 생기면 안된다"고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노골적인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박 전 의장도 누드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포즈 한번 취해봐라, 엉덩이가 볼록하고 라인이 예뻐 사진 찍으면 잘 나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수는 또 수시로 피해여성을 불러 이 여성이 분명히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손톱이 길다"며 손을 만지는 등 성추행까지 했다고 피해여성 측은 주장한다. 여직원 김 씨는 지난 5월2~4일 김춘진 국회의원, 국가인권위 홈페이지 등에 '직장내 성희롱관련 문제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사실을 폭로했다. 그 뒤 김 씨는 지난 5월 6일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소장을 접수했고, 이에 이 군수는 김 씨 등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맞고소했다. 김 씨는 지난 7월 23일 이 군수를 무고·모욕·강제추행·강요 혐의로, 박 전 의장을 모욕·강요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
<연합>, 일방적으로 이 군수 주장만 전달
그러나 이날 <연합뉴스>는 이 사건과 관련해 전혀 다른 뉘앙스로 보도를 했다. <연합뉴스>는 "전주지검 정읍지청은 이강수 고창군수가 계약직 여성 공무원을 성희롱했다며 고소된 사건과 관련해 '혐의 없음'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종결했다고 11일 밝혔다"고 보도했다.
<연합>은 "이 군수의 성희롱 의혹을 둘러싼 논란은 검경의 무혐의 판단으로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군수의 '무죄'를 거듭 강조했다.
이 신문은 이어 이 군수가 "이번 폭로는 선거를 앞두고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파렴치한으로 매도한 대표적인 매터도(마타도어)"라며 "이같이 추악한 선거풍토는 개선돼야 하며 이번 일로 실망한 군민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 더 나은 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직원 김 씨 측의 입장에 대해선 보도하지 않았다.
이같은 보도에 대해 전주지검 정읍지청장은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 군수의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서 언론에 어떤 사실도 공표한 바 없다"며 "자세한 수사 내용에 대해선 밝힐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 수사 결과 성희롱 사실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것처럼 보도된 이 기사에 대해 여직원 김 씨 아버지는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이 군수 쪽이 '무혐의' 처분만 강조해 성희롱 자체가 없었던 것처럼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런 보도가 나온 경위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버지는 "이 사건은 종결된 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우리가 이 군수를 무고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검찰 수사가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가인권위에서도 이 군수의 성희롱 문제에 대해선 20일 논의를 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권위에서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