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 4번으로 당 안팎에서부터 쏟아지는 악재에도 19대 대통령 선거 레이스를 완주한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투표일인 9일 저녁 "제가 추구하는 개혁 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들 덕택에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는 패배 소감을 남겼다.
유 후보는 9일 저녁 11시 30분께 서울 여의도 당사를 찾아 "국민 여러분에게 정말 고맙다. 여러분 덕택에 행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후보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7.1%의 득표율을 올리며 4위를 기록했다. 선거 막판 유 후보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세가 오르며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대했던 바른정당은, 방송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에는 어두운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유 후보가 자정을 30분가량 앞두고 당사에 도착하자 60명에 가까운 의원, 당협위원장, 당직자, 지지자들이 한데 모여 유 후보를 향해 박수를 치고 '유승민'을 연호하며 그를 맞았다.
유 후보는 선거를 '완주'하는 데 힘이 되어준 이들의 손을 하나하나 잡고 포옹을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 후보와 악수를 한 한 당직자는 "행복했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유 후보는 이후 연단에 서서 미리 준비한 패배 소감문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치열했던 대선이 끝났다"며 "이제 우리는 모두 다시 하나가 되어 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고 입을 뗐다.
유 후보는 이어 "아까 문재인 후보와 전화로 얘기를 나누고 축하드렸다"며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목소리도 겸허하게 경청해주실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유 후보는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면서 "저에게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 그러나 저를 지켜주신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사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어 유 후보는 "무엇보다 제가 추구하는 개혁 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들 덕택에 새 희망의 씨앗을 찾았다"며 "이를 언젠가는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도록 하겠다.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지, 정치의 본질을 늘 마음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말씀과 손길을 잊지 않고 더 좋은 정치로 보답하겠다"며 "여러분 덕분에 행복했다"고 말을 맺었다.
유 후보는 소감을 발표한 후에도 당사 사무실 구석구석을 돌며 당직자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한 젊은 당협위원장은 딸에게 주고 싶다며 유 후보에게 사인을 요청했고, 울음을 참고 있던 이혜훈 의원은 유 후보와 포옹하다 끝내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
유 후보는 '완주'를 응원하며 국토대장정에 나섰던 이학재 의원에게 '네 다리 괜찮나'라며 친근하게 인사를 했고 정병국 공동 선대위원장과 포옹을 하며 서로를 격려하기도 했다.
유 후보가 당사를 떠난 뒤에도 일부 당직자들은 사무실에 모여 "유승민! 바른정당!"을 외치고 박수를 치며 19대 대선 레이스 '완주'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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