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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가 분석한 칼빈슨호 '이상한 행적'에 숨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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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가 분석한 칼빈슨호 '이상한 행적'에 숨은 의미

"트럼프, 말은 거칠지만 전쟁은 바라지 않는다"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다음주나 돼서야 한반도 인근 해역에 진입할 것으로 알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종의 심리전을 벌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정부가 말은 거칠게 하지만 실제로는 전쟁을 회피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18일(현지 시각) '트럼프 정부는 북한에 대해 거친 말을 하지만 전쟁을 피하길 바라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열병식을 통해 미국에 반발하던 지난 주말 칼빈슨호는 인도양 해역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신문은 "(트럼프 정부가) 고의적으로 혼동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면, 트럼프 정부의 이러한 행태는 이중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신문은 "위험한 상대에 즉시 대항할 의지를 보이는 동시에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확실한 조치를 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가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조치보다는 억제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판단이다. 신문은 "지난 몇 주간 정부 고위층에서 나왔던 갈등의 메시지들은 트럼프 정부의 바람을 강조하고 있다. 그 바람은 강경한 레토릭이 억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좀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메시지들은 좀 더 북한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매력적인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가 전임 정부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는 끝났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국제사회의 외교 및 경제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전임 정부의 정책이 연장되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新)미국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 담당 국장은 신문에 "트럼프 정부가 의도적으로 신중한 정책을 취한 것이라고 한다면, 양쪽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반격할 수단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렇지만 다시 전쟁을 일으키는 실수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신문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공동 발표를 했을 때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를 비롯해 다른 지역에 적용했던 방식(군사적 조치)를 강조했음에도, 펜스 부통령과 다른 트럼프 정부 관료들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선호한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펜스 부통령이 "우리는 이 문제(북한 핵과 미사일)를 평화적인 수단을 이용해 달성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며, 이를 두고 펜스 부통령이 협상 재개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이는 중국이 북한에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을 압박하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기 위함이라는 것이 신문의 평가다. 신문은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및 다른 관료들과 마찬가지로 펜스의 애매한 발언은 중국의 중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며 "트럼프는 중국이 김정은에게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는데 있어 도움이되는 역할을 하길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의 강한 반발이 실제 미국의 군사적 조치를 억지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은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면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면서 "미국 국방부와 국무부는 아마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잠재적 충돌에 대한 추정을 철회하려고 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신문은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핵 탄두를 소형화하고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까지 도달한다면 상황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관계자들은 외교적으로 효과가 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국무부 관계자들은 교착 상태인 현재 문제(북핵, 미사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했다"면서 국무부 수잔 손턴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지난주 신문에 "오늘 내일 중으로 나올 답이 아니다.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손턴 대행은 "우리는 북한을 압박함으로써 그들이 위험한 행동을 멈추고 불법적인 프로그램을 지속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이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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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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