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기설은 미국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예정된 항로가 아닌, 한반도로 진입하면서 증폭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예측할 수 없는 돌발 행동을 벌일 수 있다'는 의구심까지 결합되면서 전쟁에 대한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질 것을 뻔히 예상할 수 있으면서도 미국은 왜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보낸 것일까?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기본적으로 칼빈슨호의 전개는 북한 압박 및 대북 억지력 강화라는 일차적 목표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장 오는 15일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이고, 25일은 인민군 창건일 85주년이다. 이 계기에 북한이 핵 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발사 시험 등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다"며 "미국은 칼빈슨호를 통해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북한은 정말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하지 않을까? 정 전 장관은 "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핵 실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15만 명의 병력을 북한과 접경 지역에 배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호는 서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칼빈슨호의 전개가 중국에게도 적잖은 압박이 된다는 방증"이라며 "그런데 북한에게 아무런 압박 효과가 없을까?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정 전 장관은 미국의 칼빈슨호 전개에는 또 다른 목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남한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이다.
그는 "미국과 일본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반미, 반일, 친북 후보라는 이미지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문재인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고 간주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남한 내의 보수 결집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주려는 것이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2차적 목표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프레시안 : 미국 항공모함인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기수를 돌리면서 '4월 위기설'이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몇 달 전에만 해도 이번 대선에서 남북문제나 안보문제보다는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는데, 이제 안보가 핵심 이슈로 자리잡아 가는 것 같습니다.
정세현 : 4월 위기설은 상당히 복잡한 국제적인 문제인데, 어느새 국내 정치 문제가 돼버렸습니다. 우선 얼마 전에 열린 미중 정상회담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6~7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공동 보도문이나 성명 하나 없이 마무리됐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아무런 성과 이 헤어진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성과로 '100일 계획'을 꼽았습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해 양국이 이 계획에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결국 경제, 특히 무역 분야에서 양국이 접점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발견됐기 때문에 합의 도출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이와 함께 사드 문제도 어느 정도 정리되는 분위기로 간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세게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경제적인 영역에서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틀을 짜고 있기 때문에 100일 계획 같은 합의도 나오지 않았나 하는 추정입니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경험이 없다고 해도 중국과 만났는데 빈손으로 끝내지는 않았을 겁니다. 시 주석 역시 국내 정치적으로 뭔가 내놓을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주고 받는데 어느 정도의 합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경제를 위해 무역 수지 적자를 해결해야 하고 중국은 사드 배치를 막아야 하는 상황에서 일정한 타협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정상회담이 끝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전화 통화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중국 관영 매체인 CCTV가 이를 보도했는데요. 양국 정상이 만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다시 통화를 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 칼빈슨호가 한반도 해역으로 기수를 돌린 것이 정상회담이 끝난 이후 아닙니까? 중국은 미국의 이같은 행동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고 최악의 상황에서는 선제타격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군사행동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통화를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은 북한의 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국과 협력해나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건 중국이 늘상 하는 말이지만 시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시 주석이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한반도 부근에 미군이 너무 많다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식으로 공포 분위기 조성하지 말라는 것이죠. 대화로 해결하자는 겁니다.
한편으로는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합니다. 중국이 미국이랑 이렇게까지 이야기했으니, 미국이 무력을 쓰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북한도 자제하라는 신호를 준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시기에 시리아에 미사일 폭격을 가했습니다. 또 직후에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보냈는데요. 미국의 저의는 무엇일까요?
정세현 : 시리아 폭격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이기도 하지만 중국을 겨냥한 것이기도 합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때는 중국이 북한을 압박해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른바 '중국 역할론'이 등장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한술 더 떠서 '중국 대행론'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 같아 보입니다.
또 다른 측면으로 남한 대선에 개입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미국과 일본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반미, 반일, 친북 후보라는 이미지가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문재인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중도에 가깝다고 간주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향후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편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진출시키고, 안보 위기가 높아지면 보수층의 결집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가 차악으로라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자고 할 정도이지 않습니까? 그만큼 보수 세력의 위기감이 크다는 건데, 문재인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위기설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봅니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지금 원내 40석의 의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하기 위해 중도 또는 합리적 보수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안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에 보수 세력과 손을 잡고 국정을 운영한다면 미국이 남한을 다루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기본적으로 칼빈슨호의 전개는 북한 압박 및 대북 억지력 강화라는 일차적 목표가 있습니다. 당장 오는 15일은 김일성 생일 105주년이고, 25일은 인민군 창건일 85주년입니다. 이 계기에 북한이 핵 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발사 시험 등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칼빈슨호를 통해 이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정치적 파장 및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남한 내 보수 결집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의 이러한 행태가 남한 내 대선 정국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지금이 1945년 해방이나 1953년 한국 전쟁 직후는 아니니까요.
프레시안 : 칼빈슨호의 한반도 해역 진입이 결국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측면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지적이신데요. 실제로 압박 효과가 있을까요?
정세현 : 북한이 이런 상황에서 핵 실험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지금 한반도 부근에는 칼빈슨호뿐만 아니라 레이건호도 있습니다.
중국이 15만 명의 병력을 북한과 접경 지역에 배치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호는 서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칼빈슨호의 전개가 중국에게도 적잖은 압박이 된다는 방증입니다. 그런데 북한에게 아무런 압박 효과가 없을까요? 이런 와중에 북한이 핵 실험을 하면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중국도 이를 강하게 말릴 겁니다. 북한이 사고를 쳐서 미국의 대중 압박이 더 거세지면 무역 문제 협상에서도 불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합의한 '100일 계획' 협상에서 미국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북한이 사고를 치면 안됩니다.
프레시안 :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는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중국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본격적으로 6자회담을 띄우려 하는 걸까요?
정세현 : 우다웨이는 미중 정상회담의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방문할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북한에 핵 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돌발적인 행동 하지 말라고 못을 박겠다는 의도로 보입니다.
미중 정상회담 기간 중에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됐으니, 북한이 사고만 치지 않는다면 중국은 대북 압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도 된다면서 이상한 짓 하지 말라고 설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사고를 치면 그때는 정말 틀어막을 수밖에 없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전달하려면 우선 남한에 오는 게 순서입니다. 우다웨이는 남한의 현 정부 당국자뿐만 아니라 각 대선 캠프의 관계자 및 대선 후보들을 만났는데, 회담 결과를 이야기하는 것과 함께 각 캠프가 사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탐색도 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이 6자회담 의장국이다보니 어떤 후보가 6자회담에 협조적인지도 먼저 파악해야 했을 것입니다.
중국은 이후 러시아도 끌고 들어가려고 할 겁니다. 북한이 제멋대로 하면 중국만 곤란해지는 것이 아니고, 러시아도 시리아 문제로 미국과 불편한 관계에 있으니 북한은 컨트롤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 겁니다. 김정은의 행동을 억제시키는데 협조해달라는 내용으로 말이죠.
안보 주도권 잡은 문재인, 정략적 선택?
프레시안 :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다 보니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도 쟁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아예 기존 입장을 바꿔서 사드 배치 찬성으로 돌아섰고, 문재인 후보도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한다면 사드를 받아들인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드를 들여온다고 해서 북한의 핵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이건 전문가를 포함해 정치권에서도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 그런데도 마치 사드가 북한의 핵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 열쇠'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고, 이걸 정치권과 언론이 재생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정세현 : 일단 문 후보부터 살펴보면 북한이 6차 핵실험까지 해버릴 경우 사드 배치에 반대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언급을 했습니다. 일종의 '조건부 우클릭'인데, 사드가 북핵 해결의 만능열쇠라고 인식되는 상황에서 정치인이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반응을 보일 필요도 있었을 겁니다.
또 지금 한국사회에서 사드를 반대하면 북핵을 해결하지 않겠다는 것, 그리고 북한 편을 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소위 '종북 몰이'를 하기에 딱 좋은 아이템인 셈이죠. 정치문제가 돼버린 겁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처럼 사드 도입에 대해 기존 반대 입장에서 찬성 입장으로 확 돌아선 것과는 양상이 다릅니다. 안 후보는 지난해 7월 사드 배치에 반대했지만, 지금은 '국가 간의 약속은 다음 정부에도 이어져야 한다'는 논리로 사드 배치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외교적 합의라서 뒤집을 수 없다는 건데요. 그러면 한일 일본군 '위안부'합의도 뒤집을 수 없는 겁니까?
문 후보 역시 우클릭을 하기는 했지만, 이것은 오히려 북한에 핵실험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되면 사드 배치가 필요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 문재인 후보가 정세균 국회의장이 주재하고 원내 5개 정당의 대선후보와 대표가 모이는 '5+5 안보 비상회의'를 제의한 것도 이러한 행보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이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정략적인 제안이라는 이유입니다.
정세현 : 정략적인 측면도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안보 자체의 중요성이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이 탄핵으로 부재한 상황에서 한반도의 안보 상황 관리를 위해 5개 당 후보와 대표가 모여서 함께 이야기해봐야 할 필요가 분명 있습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함께 모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 측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면 안된다"는 이유로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불안해하니까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열면 안되는 겁니까? 오히려 안보가 위기라는 판단이 들면 NSC를 열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안보는 보수'라는 안 후보가 거절한 이유는 따로 있을 겁니다. 안보 문제에 대해 문 후보에게 주도권을 뺏기기 싫은 겁니다. 그동안 문 후보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수세에 몰려있었습니다. 이걸 '5+5' 회의 제의로 일정 부분 만회한 측면이 있습니다. 안 후보 입장에서는 본인이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에게 협조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을 겁니다.
문 후보는 이번에 거절당했다고 해도 계속 불씨를 살려 놓는 것이 좋습니다. 안보 문제에 있어서 주도권을 쥐고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반도 위기 상황에 정치권이 모두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보자고 이야기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계속 거부할 명분이 있을까요?
프레시안 : 어쨌든 당선권에 있는 유력한 후보는 모두 야당입니다. 그래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대북 정책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정세현 : 일단 안철수 후보의 경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했던 대북정책의 상속자라는 부담이 없는 인물입니다. 꼭 그에 맞춰서 따르지 않아도 되고요. 좀 더 오른쪽으로 치우친 정책을 쓸 수 있습니다.
안 후보는 햇볕정책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40석의 정당이기 때문에 대연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대외 정책의 이념적 성향은 보수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남북관계 개선 속도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본인이 민주정부 3기라고 명명했기 때문에 대북정책 역시 햇볕정책의 연장선상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버전은 예전 그대로가 아닌, 업그레이드가 되어야겠죠.
물론 진보라고 해서 북한의 핵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턱대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남북관계나 대외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스스로 상황을 주도하려는 것과 주위의 환경을 봐가면서 조심스럽게 나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문 후보의 경우에는 대북정책이나 핵 문제 해결에 있어서도 상황을 주도해보려는 노력을 할 것 같습니다. 미국을 설득해서라도 문제 해결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노선을 펼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가하면 북한은 19년 만에 최고인민회의 내에 외교위원회를 부활시켰습니다. 또 오는 15일 태양절과 25일 인민군 창건일에 맞춰 외신기자를 대거 초청했는데요. 이 기간 동안에는 군사적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낮은 것 아닌가요?
정세현 : 우선 외교위원회의 경우 최고인민회의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읽힙니다.
외신 기자들을 초청한 것도 핵 실험을 하거나 ICBM 시험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비친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열병식을 계획해서 거기서 새로운 무기를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자신들이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발사할 능력이 있으니 이를 발사하지 않게 하려면 뭔가를 해줘야 한다는 식의 메시지를 보여줄 겁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평창에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단을 보냈습니다. 또 평양에서는 남북 여자 축구 경기가 열리기도 했구요. 국제대회니까 관례대로 했다고는 하지만, 이것도 그냥 스포츠 경기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북한이 남북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정세현 : 그렇습니다. 정권 바뀌면 남북관계를 잘 풀어보고 싶다는 의사가 담겨있는 겁니다. 개성공단이 문을 닫은 지 1년 2개월이 넘었는데 여전히 시설은 그대로 있다고 하지 않습니까? 북한은 남북관계를 풀려는 기대를 가지고 미리 운을 띄우는 차원에서 이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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