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모함 칼빈슨호 전단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관련국들이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0일(현지 시각)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한 것과 관련 "중국은 한반도 정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관련된 국가들이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를 폭격한 것이 북한에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화 대변인은 "한반도 핵 문제에서 각국이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각국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라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중국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대화와 협상으로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시리아 공습과 같은 군사적인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칼빈슨 호 전개와 맞물려 중국이 북한의 유사 사태를 대비해 북중 접경 지역에 병력을 배치했다는 일본 <산케이신문>의 보도와 관련, 화 대변인은 "아는 바 없다"면서 "예전에도 그와 비슷한 보도가 나왔는데 결국 가짜였던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라리고 리조트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양국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라는 목표를 공유했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집행하자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쌍궤병행(雙軌竝行·북한의 비핵화와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 및 쌍중단(雙中斷·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발사 중단과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을 제안했다"며 "이 제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며 각국이 고려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호가 칼빈슨 호에 대응하기 위해 서해 일대에서 해상 훈련을 벌이고 있다는 일부 중국 현지 매체의 보도도 나왔다. 하지만 랴오닝 호의 군사적 성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각국의 자제를 촉구한 만큼 랴오닝 호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