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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보수'와 '시장보수'가 처음으로 갈라선 2017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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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보수'와 '시장보수'가 처음으로 갈라선 2017대선

[분석] 보수 후보 없는 대선, 판세 가를 4대 변수

5월 9일을 향한 대선 정국이 본격화됐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불출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고공행진,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구상, 줄잡아 30명 넘는 대선주자들의 등장과 소멸이 선거 도입부에 복잡하게 얽혀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까지 숨죽였던 구조조정의 시작이다.

선거일까지 두 달이 채 남지 않은 만큼, 대선의 기본 골격이 짜이는 시기가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여러 변수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이후의 선거 구도가 달라진다.

표류하는 보수층 어디로?

'반공 보수'와 '시장 보수'가 결합해 중도를 견인한다. 보수의 전통적인 승리 공식이었다. 이번 선거에선 이 공식이 통하기 어렵게 됐다.

탄핵 정국에 견고한 기득권 세력의 정치동맹체였던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섰다. 보수 우위가 기본인 우리 정치 지형에선 대분열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이 불러온 효과다.

친박과 자유한국당은 반공 보수와 동의어가 됐다. 황교안 권한대행의 불출마는 반공 보수를 대표하는 대선 후보의 소멸을 의미한다. 1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한 자유한국당에 파괴력 있는 주자는 아직 없다. 집권세력, 특히 보수의 법통을 잇는 당에서 의미 있는 후보가 나오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례 없는 대선 구도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황 대행 지지층을 흡수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는 확장성의 한계가 지적된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송사 중이기도 하다. 1심 실형, 2심 무죄 선고를 받고 대법원 최종심을 남겨두고 있다.

보수의 혁신을 표방한 바른정당도 대선 전망이 밝지 않다.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지지율은 밑바닥 수준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물러난 뒤에도, 황교안 불출마 효과도 이들에겐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공 보수가 중심인 박근혜-황교안 지지층은 유승민 의원 등을 배신자로 본다.

'합리적 보수'의 길도 여의치 않아 보인다. 바른정당은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 영입에 실패했다. 자강론도, 외연론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다. 고성과 욕설을 동반한 내분, 대선 전 개헌 추진 등은 사면초가 상황에 처한 바른정당의 현실을 드러냈다.

물론 박근혜 몰락의 후폭풍으로 보수 정치가 고전한다고 해서 보수층이 사라진 건 아니다. 표를 던질 표적이 없어 표류 중인 이 다수파 유권자들의 향배가 이번 대선의 제1변수다.
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보수의 대표 주자가 보이지 않는 이번 선거는 '문재인이냐 아니냐'로 일찌감치 전환됐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번 선거의 상수에 가깝다. 탄핵 정국을 거치며 줄곧 지지율 30%대를 유지해온 유일한 후보다. 2위권과의 지지율 격차가 2배가량 벌어져 있다. 그를 추격하는 후발 주자들의 가장 큰 난관은 시간 부족이다.

정권 교체를 바라는 민심에 대선 재수생인 그는 '준비된 후보'로 어필한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곧바로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검증된 후보 이미지가 강점이다.

하지만 대세론을 말하기도 이르다. 사실상의 본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민주당 경선이 그가 넘어야 할 1차 관문이다. 200만 명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의 표심이 대세론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진보 성향의 이재명 성남시장에 이어 보수 타협론을 내세운 안희정 충남지사의 공격도 점차 거칠어지고 있다. 김종인 전 대표의 탈당 이후 친문 패권 이미지도 강화됐다. 민주당 안팎에선 결선투표까지 가지는 않을 거란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문 전 대표가 1차 투표에서 50%를 넘겨 낙승하리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선의' 발언의 덫에 빠졌던 안희정 지사의 지지율도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고 구속으로 이어질 경우, 의외의 역풍이 문 전 대표에게 불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민주당 경선이 결선투표까지 가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다자구도가 유리한 문 전 대표에겐 황교안 대행의 불출마도 호재가 아니다. '박근혜 아이콘'이 존재해야 그의 적폐 청산론도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경선 관문을 넘어서더라도, 반문재인 정서가 중도보수 성향의 특정 후보에게 쏠릴 경우 본선 판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본선은 문재인 대 안철수?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 대 안철수의 대결"이라며 일찌감치 본선 구도 구축에 주력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반등 여부도 큰 변수다. 당내 경쟁자인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지지율 격차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탄핵 정국부터 본선을 겨냥한 안 전 대표의 중도보수 전략은 일관적이다. 문 전 대표의 보수 확장성의 한계를 겨냥한 포석이다. 반기문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흡수도 같은 맥락이다.

약점이 있다. 의외로 비호감도가 높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안 전 대표의 비호감도는 60%에 달했다. 문 전 대표의 비호감도(46%)보다 크게 높았다.

문 전 대표와 비등한 경쟁을 위해 넘어야 할 또 다른 벽은 호남이다. 호남에서 '전략적 선택'을 받지 못하면 문 전 대표와 의미 있는 1대1 구도 구축이 어렵다. 하지만 호남권 정당지지율에서 민주당이 40~50%대로 초강세인 데다, 후보 지지율에서도 안 전 대표는 문 전 대표에게 크게 밀리고 있다.

국민의당 호남권 의원들과의 융화도 매끄럽지 않다. 호남권 의원들은 안 전 대표의 자강론보다 제3지대 연대 쪽에 관심이 쏠려있다. 주승용 원내대표, 김동철 의원 등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개헌 발의에 합의해 빚어낸 파열음이 그 단면을 드러냈다.

제3지대 뭉칠까?

제3지대는 형체가 없다. 가장 포괄적인 범주는 국민의당, 바른정당, 자유한국당의 비박계, 민주당의 비문계가 포함된다. 이 역시 문재인 전 대표와 1대1 대선 구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가 거중조정을 하는 모양새다. 그는 조정자 역할을 넘어 직접 후보로 뛰어들 가능성도 남겨두고 움직인다.

하지만 정권교체가 화두인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등 구 여권과 추진하는 연대는 여론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하는 개헌론에 민심은 큰 관심이 없다. 이번 대선과 개헌 투표를 동시에 치르고 차기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는 부칙을 담은 국민의당, 바른정당, 한국당의 개헌 합의가 현실성을 간과한 정략으로 비쳐지는 이유다.

박지원 대표 등 국민의당 내부에서조차 이 합의에 비판적이다. 개헌론자들도 현실 불가능한 개헌 추진이 오히려 개헌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한다.

제3지대 내부의 난관은 또 있다. 안철수 전 대표를 설득해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제3지대에 모인 정치 세력에는 안 전 대표를 빼면 이렇다 할 대선후보가 없다. 제3지대 정당과 후보가 모여 원샷 경선을 치르거나 후보단일화를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지만 가설 수준이다.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의 후보 단일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단일화 등 소(小)단일화 시나리오도 나돈다.

후보 역관계가 기준인 대선의 성격상, 주도권은 오히려 안 전 대표에게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선거 막판 안 전 대표에게 제3지대가 흡수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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