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사실상 타결"이라고 확대 해석하는 등 최근 잇따른 'MB 성과 부풀리기' 논란이 정치권으로 번졌다.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16일 고위조정회의에서 한-EU FTA 합의안 도출 등 '경제 외교 결과물'과 관련해 "청와대가 대통령의 성과를 과장하기 위해 앞질러 과장했다면 진솔하게 진상을 밝히고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언론과 이명박 대통령의 반응을 보면 꼭 양국 의회 비준 절차만 남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웨덴 총리의 얘기 들어보면 FTA가 타결되길 희망한다고 했다"며 "청와대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웨덴 정보통신 기업 에릭슨이 한국에 15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는 청와대 발표와 관련해서도 그는 "에릭슨 최고경영책임자는 그런 (합의) 사실이 없으며 아직 확정된 게 없고, 시기상조라고 했다"며 "청와대는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작년 2월에 이 대통령이 IBM회장을 만났다며 IBM이 한국에 연구소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결국은 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미나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것으로 판명났다.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가 2015년까지 국내 총소비량의 20%에 해당하는 가스를 공급키로 했다는 발표를 했지만, 남북 관계가 단절되고 북러 관계가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그게 현실성이 있는 일이냐"며 "한 건주의에 치우친 과대 홍보가 아닌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청와대는 지난 4월 런던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대북 제재 결의안을 준비 중"이고 발표했지만 미국의 입장과 뉘앙스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빈축을 샀다.
박 정책위의장의 말을 받아 박영선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MB 정부가 밀어붙이기 하다가 이제는 뻥튀기에 날개를 단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최근 제기된 '성과 부풀리기' 의혹과 관련해 17일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검증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연달아 "이번 유럽 순방에서 한-EU FTA를 타결했다"고 정부 발표를 기정사실화 하며 "(대통령의 이같은 성과가) 경제 발전에서 하나의 전기가 될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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