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로켓,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 준비 중"
30분 가량 이어진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미 FTA가 두 나라에 상호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FTA 진전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해 주목된다.
다소 애매한 표현이 등장하긴 했지만 양국 의회에서의 비준 가능성이 꽉 막혀 있는 상태에서 한미 FTA 비준 문제를 일단 논의의 테이블에 올렸고, 또한 '진전을 위한 상호 협력'이라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대목을 두고 청와대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바마 정부에서도 한미 FTA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전략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섣부른 판단은 무리가 있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시간) 열린 첫 정상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뜨거운 감자'인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움직임에 대해 청와대 측은 "한미 정상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할 경우 국제사회의 엄정하고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그 과정에서 한미가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두 정상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특히 이 대변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을 준비 중에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러나 양 정상은 로켓 요격 등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적 방안을 중심으로 한 대북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은 또 긴밀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북핵 폐기도 계속 추구해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양 정상은 세계 경제위기와 관련해선 무역의 확대가 중요하며, 이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차단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청와대 측은 또 "양 정상은 기후변화, 아프가니스탄 재건 지원 등 범세계적 문제에 대한 협력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
양 정상의 친밀감도 적잖이 드러난 자리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들의 사진촬영이 끝나자 "잠깐 발표를 하나 하겠다"며 "대한민국은 미국에 가장 가까운 동맹국(closest allies) 중 하나이고, 가장 훌륭한 친구 중에 하나(greatest friends)"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이명박 대통령과 한국 모든 대표단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이명박 대통령의 지도하에서 우리의 우정은 더욱 강하게 자라고 있다"고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장에서 퇴장하는 한국 취재진들을 행해 한국 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양국 정상은 또한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6월16일 미국을 방문해 오바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에 합의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이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 한국을 방문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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