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직전까지만 해도 '천성관 감싸기'에 급급했던 한나라당이 그의 자진사퇴 뒤에는 "당·청간의 원활한 소통으로 (청와대가) 신속한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태도를 바꿔 눈총을 사고 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15일 의원총회에서 "청문회가 끝나고 하루 만에 (사퇴가) 결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지금까지 청와대가 보여주지 않던, 국민의 뜻에 따르는 신속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린 것"이라며 "참으로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전날 법사위 간담회 등을 통해 (당 내 의견을) 가감없이 청와대에 전달했다"며 "한나라당의 뜻과 청와대 뜻이 일치하고, 그것을 후보가 제대로 파악을 하고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안 원내대표는 "야당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인다거나 (하면 안되고) 대통령도 여러 입장을 고려해야 되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적절한 스탠스를 취해놓고 (법사위) 간담회를 마친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전날 당 소속 일부 법사위원들이 '부적격' 의견을 제시했음에도 "직무 수행에 영향을 미칠만큼은 아니다"고 무리하게 당의 입장을 정했다. 한 의원은 "당의 입장이 정해진 만큼 개인의 생각을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입단속'에 곤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 장일 부대변인은 청문회 직후 "공직생활 24년에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인 사람을 억지춘향으로 엄청난 부정을 저지른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고 논평을 냈고, 주성영 의원은 한 술 더 떠 "검사 생활 24년에 재산이 15억원 정도면 보기드물게 청렴하다"며 천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이처럼 '천성관 추켜세우기'가 대세였던 한나라당이 하룻만에 마치 천 후보자의 자진사퇴 배경에 당의 고언이 청와대에 먹혀든 양 포장하며 "당청 소통의 결과"라고 자찬하는 모습으로 표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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