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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사의 표명 "대통령과 나라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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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성관 사의 표명 "대통령과 나라에 부담"

靑 지명 철회키로…조기 결단에도 '후폭풍' 거셀 듯

각종 비리의혹 논란이 끊이지 않던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끝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2003년 인사청문 제도가 도입된 이래 검찰총장 후보자가 공식 임명 전에 자진 사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모두 내 부덕의 소치"

천 후보자는 이날 저녁 8시30분께 '사퇴의 변'을 발표하고 "이번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국민여러분께 심려끼쳐 드린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공직후보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천 후보자는 지난달 21일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지 23일만에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불거진 개인 비리 의혹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천 내정자는 전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등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 거센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국민여론은 물론이고 검찰 내부에서조차 "부끄럽다", "과연 조직 장악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적잖게 불거지면서 천 후보자 본인도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여권 내부의 대체적인 기류다.

이날 사의 표명 직후 천 후보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나라에 짐이 된다. 국민들의 상실감이 너무 컸다"며 "모두 다 나의 부덕의 소치"라는 반응을 보였다.

MB "고위 공직자일수록 처신에 모범 돼야"

이명박 대통령도 오는 15일 천 후보자에 대한 검찰총장 내정을 공식 철회키로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참모들로부터 '천성관 논란'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뒤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반하는 것은 곤란한 것 아니냐. 고위 공직자를 지향하는 사람일수록 자기 처신이 모범이 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천 후보자가 일본에서 골프친 일을 거짓말한 것처럼 한 게 치명적이었다"면서 "(천 후보자 문제가) 최근 이 대통령의 '친(親)서민 행보'에도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종 의혹으로 점철된 인사를 당초 낙점한 당사자가 이 대통령이라는 점에서는 '뒷북 지적'이 아니냐는 비판이 예상된다. 천 후보자가 "대통령에 짐이 된다"며 자진 사퇴하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더라도 청와대의 취약한 인사검증 시스템을 둘러싼 논란도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의 반응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정부여당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천 내정자가 이렇게 자진 사퇴하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짤막한 논평을 내놨다.

반면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이 잘못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애초부터 지명하지 않았어야 할 후보자였다"라고 화살을 청와대로 돌렸다.

검찰 창설이래 최대 위기…차기 총장은 누가?

천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인해 당분간 검찰 조직의 리더십 공백은 불가피하게 됐다. 임채진 전 총장이 이미 사퇴한 데다 총장업무를 대행해 왔던 문성우 대검 차장마저 퇴임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사시 22회인 천 후보자가 검찰총장에 내정되면서 당초 유력한 후보군으로 분류되던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명동성 법무연수원장(이상 사시 20회), 이귀남 법무부 차관, 김준규 대전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문효남 부산고검장(이상 사시 21회) 등도 모두 사퇴했다. 검찰 내부에서 "조직 창설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누가 후임 검찰총장에 내정될 것인지도 관심사다. 당초 물망에 올랐던 권재진 전 고검장과 명동성 연수원장 등 사시 20회 인사들 기용설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천 후보자 발탁 과정에서처럼 전혀 의외의 인사가 낙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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