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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푸념? "벼룩 열 마리 몰고 부산 가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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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측 푸념? "벼룩 열 마리 몰고 부산 가기 힘들다"

탄핵 심판 최후 변론 관전기...자중지란에 '각자 변론', 논리도 중구난방

역사적 심판을 앞둔 최종변론일이라는 무게감 때문인지, 27일 오전부터 헌법재판소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오전부터 안국역에서 헌재에 이르는 길목에 경찰이 상당수 배치된 가운데,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이들과 기각을 요구하는 이들이 서로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통령 지지자들 여럿이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고성을 지르며 대통령 탄핵안 기각을 요구했다. 이들은 보온용 도구를 가져와 길가에 눕거나 폴리스라인을 넘어 헌재 대심판정 진입을 외치다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일부는 역시 오전부터 헌법재판 참관을 위해 줄을 선 이들에게 다가가 대통령 탄핵안이 기각되어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기도 했다. 설명에 나선 이들은 주로 책을 든 젊은 학생으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올바른 결론 내리기 위해 노력할 것"

이날 최종변론은 장장 6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끝에 저녁 8시 40분께 막을 내렸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변론을 마치며 "올바른 결론을 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재판부는 이 사건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성숙도의 척도가 되고, 선진 문명국가에서 유례를 찾기가 힘든 사건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이목이 집중돼 있는 것을 잘 안다"며 "대한민국이 수호, 발전시켜야 할 헌법 가치를 제시해 지금의 국가적 사회적 혼란 상태를 조속히 안정시킬 책무를 잘 알고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지금까지 강조한 것처럼 이 사건과 관련해 어떤 예단이나 편견없이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 올바른 결론을 내리기 위해 지금까지 모든 노력을 다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선고기일은 추후 지정해 양측에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측 "벼룩 열 마리 몰고 부산 가는 것만큼 힘들다"

최종변론에서 가장 대비된 건 각자 역할을 나눠 준비한 문구를 약 한 시간 20분여에 걸쳐 낭독한 국회 측 대리인단과 역할을 나누지 않은 채 각자가 자기 목소리를 높이며 장장 5시간 30분 동안 긴 시간 주장을 편 대통령 측 모습이었다.

앞서 이 권한대행은 이날 최종변론 관련, 양측에 "가급적 1시간 이내에 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측은 권성동 소추위원과 대리인단 황정근·이용구·이명웅 변호사 등 총 4명이 1시간여 동안 변론을 진행했다. 반면 대리인 측은 19명 중 이동흡, 이중환, 전병관, 정기승, 서성건, 김평우, 이상용, 정장현, 황성욱, 송재원, 채명성, 서석구, 손범규, 구상진, 조원룡 총 15명이 최후변론을 진행했다.

대통령 대리인 측 변론 핵심도 제각각이었다. 이동흡 변호사는 탄핵소추의 법리적 문제를 지적했으나 이중환 변호사는 여전히 심리 기간이 짧은 점, 그리고 핵심 증인(고영태)의 불출석 등을 지적했다. 김평우 변호사는 여전히 국회의 탄핵안 통과 절차의 문제점과 탄핵소추장에 쓰인 단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각각 탄핵소추 각하, 기각, 재심 등을 주장했다. 이처럼 대리인단 변호사들이 각자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을 두고 대통령 대리인단 대표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는 변론 직후 브리핑에서 "벼룩 열 마리 몰고 서울에서 부산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변호사 세 명 의견이 일치하는 게 벼룩 열 마리 몰고 서울에서 부산 내려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설명했다. 변호인들 의견이 모두 갈리기 때문에 '각자 변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시작부터 삐걱거린 대통령 대리인

국회 측 대리인단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법정서 "탄핵은 법치주의의 예외 없는 적용을 통해 헌법의 근본원칙을 확인해주는 자리"라며 "헌재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통해 정의를 갈망하는 국민이 승리했음을 소리 높여 선언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용구 대리인은 세월호 참사 당시 논란을 낳은 박 대통령의 행적을 설명하며 세월호 문제를 왜 탄핵소추안에 넣었는가를 강조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야 할 책무가 있음을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국민을 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세월호 당시 생명권 보호 의무 위반 사유만으로도 피청구인은 파면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헌법소추안의 기술적 정당성 문제, 이른바 '내전론'으로 대표되는 국정 안정 문제 등을 강조하며 탄핵안 인용이 부당함을 강조했다. 19명의 대리인단 중 무려 15명의 변호사가 5시간여에 걸친 릴레이 변론을 펼친 대리인단은 각자 역할 분담도 제대로 되지 않은 듯, 최종변론 출발부터 삐걱이는 조짐을 보였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대통령 측에 "변론 순서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으나, 대통령 측은 이조차 정하지 못해 결국 이 권한대행이 순서를 정리했다. 변론 중에는 앞 대리인이 한 말과 똑같은 논리를 뒤에 나선 대리인이 되풀이하는 모습이 연이어져 "앞에서 제시한 논리를 반복하지 않도록 변론을 정리해 달라"는 이 권한대행의 요청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막말 파문을 낳은 김평우 변호사는 이날도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7시간의 행적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건 표현의 자유 침해", "대통령에게 세월호 피해자를 구조할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건 조선시대에나 통할 논리", "남을(대통령) 때려잡으려면 정확한 표현을 해야 한다"는 등의 궤변을 이어갔다.

최종변론이 길어져 잠시 휴정을 하는 와중 대통령 측 대리인단 일부는 대심판정 바깥에서 "점심을 안 먹고 왔는데 변론이 너무 길어지는 것 아니냐" "앞 사람 논리를 반복하지 말고 짧게 끝내자"며 일부 대리인의 시간끌기를 비판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헌재, 탄핵심판 결정 3월 10일 or 13일

과정이 어떻게 됐든 이로써 탄핵심판 변론은 모두 마무리됐다. 탄핵심판은 지난 12월 22일을 첫 준비절차 기일로 시작해 이날 20차 기일로 종지부를 찍었다. 헌재는 올해 1월 3일 첫 변론기일을 기점으로 총 17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그간 헌재는 증인 25명을 채택, 신문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 대리인 측은 총 90여 명의 증인을 신청한 바 있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결정 내리는 날짜는 3월 10일, 혹은 3월 13일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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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기자
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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