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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요약] 자살할 분위기 아니어서 못했다는 최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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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요약] 자살할 분위기 아니어서 못했다는 최순실

헌재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한 '비선실세' 최순실 씨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5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이날 기일에는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 씨가 대중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가 발언한 내용의 주요한 부분을 요약·정리한다. 프레시안은 앞으로도 독자들의 판단을 돕기 위해 기사화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충실히 전달하려 노력할 계획이다. 편집자

1. 모든 것을 '모른다'

탄핵소추 위원 : 증인은 청와대 출입한 적 있나.
최순실 : 출입한 적 있다.
위원 : 어느 정도 자주 출입했나.
최순실 : 그건 기억이 안 난다.
위원 : 2013년 4월 7월까지 청와대 13회 방문했다고 돼 있는데..
최순실 : 기억이 잘 안 난다.
위원 : 왜 방문했나.
최순실 : 대통령 개인 일을 도와드리기 위해 나갔다.
위원 : 무슨 일인지 말해 달라.
최순실 : 사생활이라 말하기 곤란하다.
위원 : 대통령 의상을 담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순실 : 그냥 옛날부터 도와드리는 마음으로 했다.
위원 : 특별히 대통령이 부탁하거나 그런 적 없나
최순실 : 네.
위원 : 서울 강남구 소재 의상실에서 찍힌 CCTV를 본적 있나.
최순실 : 뭐.. 여기(한국) 들어와서 잠깐 봤는데, 확실히는 못 봤다.
위원 : 본 걸로 하고 질문하겠다. 이영선으로부터 전화기를 받아 통화하는 장면이 있다. 누구와 통화를 했는가.
최순실 : 전혀 기억이 안 난다.
위원 : 그 전화기는 누구의 것인가?
최순실 : 잘 모르겠는데...
위원 : 그 의상실은 고영태 명의로 돼 있다. 임대보증금 2000만 원과 월세 150만 원을 증인이 내주었다고 하는데 맞는가?
최순실 : 고영태 진술은 진실이 없기에 여기서 대답하기 곤란하다.
위원 : 보증금과 월세를 낸 적 없다.
최순실 :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위원 : 월세를 냈다면 기억이 날 텐데...
최순실 : 오래 전이라 기억이 안 난다. 고영태는 신빙성이 없다. 고영태 이야기를 근거로 질문하는 것은 내가 대답하기 곤란하다.
위원 : 고영태 진술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말하는 거다.
최순실 :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
위원 : 문형석(최순실 개인집사) 부장을 아나. 그에게 청와대 관저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라고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 이후 말한 적 있나.
최순실 : 그 사람은 인테리어 하는 사람이 아니다.
위원 : 이 사람은 관저 침실에 가서 선반 등을 수리하고, 샤워꼭지를 교체했다. 2주 후에도 관저에서 가서 전등을 교체하고 서랍장을 수리하는 등 인테리어를 했다고 한다.
최순실 : 그건 잘 모르겠다.
위원 : 증인이 피청구인으로부터 인테리어비용을 받은 지도 모르나?
최순실 : 그 사람은 인테리어하는 사람이 아니라 간단한 수리를 하는 사람이다.
위원 : 그럼 간단한 수리를 했나.
최순실 : 그건 잘 모르겠다. 내가 안 가봐서.

ⓒ사진공동취재단

2. 이와 중에 대통령 옹호도

위원 : 2013년 2월, 증인은 대통령과 국정기조에 대해 논의하며 대통령이 "창조문화로 할까. 문화창조로 할까"라고 물으며 "문화융성으로 하자"고 제안한다. 그러자 증인은 "문화체육융성으로 하자"고 제안하고 이에 대통령은 "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면 역풍을 맞는다"고 답변했다는데 사실인가?
최순실 : 모르겠다. 일정부분만 따서 언론에 나왔다. 대통령은 철학이 있으신 분이다. 그런데 내가 한 말만 따서 내가 (국정 논의를) 한 것처럼 하는 건...
위원 : 증인은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정부 문화체육 사업 및 증인의 딸 승마지원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나.
최순실 : 어떤 이득도 채운 적도 없고, 그런 것을 생각한 적도 결코 없다. 논리의 비약이라 생각한다.
위원 : 대통령 취임 이후, 지금까지 문화체육 예술사업 보면, 총 87건이 문체부 예산 편성에 관여돼 있다.
최순실 : 증거 있나. 어떤 예산에도 참여한 적 없다.
위원 : 대통령이 관여한 것을 말하는 거다.
최순실 : 그건 모르겠다.
위원 : 예산이 2000억 원이 증가했다.
최순실 : 모르겠다. 내가 관여할 일도 아니고, 관여한 적도 없다.
위원 : 예산 증가, 그리고 증인이 도와준 대통령 취임사 내용을 보면, 증인이 대통령을 통해 문화융성 및 스포츠산업을 내세웠고, 이는 문체부 예산으로 충당하면서 이권을 도모했다고 생각된다.
최순실 : 어떤 이권을 도모했는지 말해 달라. 대통령도 그렇게 하는 분이 아니다.
위원 :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등을 만드는 것과 관련이 없나?
최순실 : 어디를 통해서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 개인 이득을 취한 것도 없다.
위원 : 따로 뒤에 질문을 하겠다. 인사 개입 관련해서 질문하겠다. 대통령 취임 이후 2013년 2월부터 독일로 출국한 9월 3일까지. 청와대 자료를 이메일, 또는 인편으로 받았나.
최순실 : 그렇다.
위원 : 청와대 비서관과 아이디 비번을 공유하나
최순실 : 그렇다고 본다.
위원 : 청와대에서 (이메일에 내용을) 올리면 자동으로 그 내용을 볼 수 있나.
최순실 : 다른 거는 보지 않았다. 관심도 없었다. 연설문의 감성적 표현만 봤다.
위원 : 고위 공직자 인사 내용도 봤나.
최순실 : 본적 없다.
위원 : 자택 컴퓨터에서도 (고위 공직자 인사 내용이) 나왔는데...
최순실 : 나는 그걸 인정 못하겠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른다.
위원 : 정책 내용을 수정해서 정호성에게 보낸 적 있나.
최순실 : 있다.
위원 : 인사 자료가 증인에게 보내진 것은 의견을 묻기 위한 것인가.
최순실 : 관여하고 싶지도 않고, 주변에는 (추천할) 사람도 없고...
위원 : 주거지에서 발견된 컴퓨터에는 증인 딸 고등학교 관련 내용이 나온다. 증인 딸이 사용하는 컴퓨터였나.
최순실 : 모르겠다.
위원 : 김기춘은 아나.
최순실 : 모른다.
위원 : 대통령에게 차은택을 소개했나.
최순실 : 아니다. 다만 정호성에게 이력서를 줬다. 대통령은 누가 추천했다고 막 쓰지 않는다.
위원 : 그럼 정호성에게 차은택 이력서를 줬나.
최순실 : 그랬던 것 같다.
위원 : 차은택 주변 사람들을 추천한 적 있나.
최순실 : 없다.
위원 : 대통령에게 김종 전 차관을 추천한 적 있나.
최순실 : 이력서를 정호성에게 보낸 적은 있지만, 직접 하지 않았다.

3. 재단 설립과 자금 구조는 고영태가 짰다?

위원 : 미르재단의 미르라는 이름은 증인이 정한 거 아닌가.
최순실 : 아니다.
위원 : 미르재단 임원 명단 등을 대통령에게 전해줬나.
최순실 : 확실히 기억나지 않는다. 차은택이 주도했기에 그쪽에서 알아서 했다.
위원 : K스포츠재단 임직원 명단을 정호성에게 보낸 적 있나.
최순실 : 있다.
위원 : 미르재단을 운영했나.
최순실 : 관여를 해도 운영에 직접 참여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거기 가본 적도 없다. 결제, 자금운영 등에도 관여한 적 없다. 호의적으로 도와줬을 뿐이다.
위원 : 대통령이 두 재단에 관심이 있었다. 증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도와야하는 게 맞죠?
최순실 : 제가 꼭 도와드릴 필요는 없었다.
위원 : 그러면 증인이 내버려 둬야 하나?
최순실 : 무슨 대답을 원하는지 모르겠다.
위원 : '예, 아니요'로만 대답하라.
최순실 : 저는 검찰 심문을 받는 게 아니므로 대답하지 않겠다.
위원 : 두 재단이 만들어졌다는 것을 안 것은 언제인가.
최순실 : 잘 모르겠다.
위원 : 정부 예산이 스포츠 중흥이라는 명목으로 재단에 지급되는 구조였다.
최순실 : 그건 아니다. 그런 것들을 대통령은 인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위원 : 실제로는 그런 구조인데, 대통령은 몰랐다는 건가.
최순실 : 그건 아니다.
위원 : 결국, 재단에 (자금이) 쌓이는 구조로 만든 게 아닌가.
최순실 : 그건 아니다.
위원 : 그럼 뭔가.
최순실 : 내가 뭐라고 이야기하나.
위원 : 증인이 여기에 공모했고 이득을 취했다, 이런 구조를 만든 것 관련, 고영태가 했는지 증인을 했는지를 물어보지 않았다. 사업구조가 이렇게 형성된 게 맞느냐고 물어보는 거다.
최순실 : 그건 모르겠다. 구조는 여러 형태로 만들 수 있고, 어디든 회사가 만들어지면 그렇지 않나. 안 될 수도 있고, 막힐 수도 있다. 그걸 저에게 재차 물어보는 것은 책임 전가하려는 거 아닌가. 저는 돈을 먹을 생각도 없었다.
위원 : 그럼 고영태가 그렇게 짰나.
최순실 : 그렇죠. 고영태 등이 그렇게 했다고 생각한다.

4. 자살하고 싶어도 자살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대통령 대리인 : 고영태와 이성한에게 협박받은 적이 있나.
최순실 : 녹음 파일인지 뭔지를 TV조선에 넘긴다고 하면서 협박을 받았다. 내게 협박도 하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 검찰에서 (소환된 뒤) 보니 나에게 다 뒤집어씌웠다.
대리인 : 태블릿pc는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최순실 : 나는 그거 스위치만 누를 줄 안다.
대리인 : 검사에게 태블릿pc를 여러 차례 요구한 적 있나.
최순실 : 있는데, 안 보여준다. 사진을 넣은 적도, 메일을 주고받은 적도 없다. 그것을 켤 줄도 모른다. 계속 강압 수사만 했다. 수사가 아니라 방향 정해놓고 몰고 갔다. 정말 힘들었다.
대리인 : 증인이 증언하면서, 강압 수사받았다. 모욕적 조사를 받았다. 폭언을 받았다고 해서 보충 질문을 간략히 하겠다.
박한철 소장 : 그 사항은 증언과 관련 없는 사항이다.
대리인 : 어떤 폭언을 했고, 구체적으로 어떤 모욕을 당했는지를 들어봐야 한다.
박한철 소장 : 간략하게 하시라.
대리인 : 증인은 유럽에서 돌아온 그다음 날 아침부터 새벽 1시35분까지 조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조사가 끝난 뒤 진술조서를 받을 때는 뻗을 지경이어서 내용을 검토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증인은 수사기록을 보니 신경쇠약, 그리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공황장애까지 겪고 있다고 했다. 사실인가.
최순실 : 병원진료기록도 있다. 계속 약을 먹고 있다.
대리인 : 증인이 검찰 조사 과장에서 모욕을 받았고 폭언을 들었다고 했다. 심야조사도 받았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모욕을 들었으며, 강압을 받았는지 말해달라.
최순실 : 아니, 수사과 자기 원하는 대로 안 들어가면 협박을 하고 자료를 들이밀며 소리를 지르고, 여러 명이 들어와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바른대로 이걸 보고 진술하라고 하는데, 나는 아니니깐 아니라고 했다. 특검도 마찬가지다. 상상할 수 없는 강압과 폭언, 인신공격이 있었다.
대리인 : 구체적으로 어떻게?
최순실 : 차마 입에 담기가 힘들다. 거기서 자살을 하려고 했는데, 자살할 분위기도 아니어서 못했다. 살고 싶어도 살 분위기도 아니었다.
박한철 소장 : 변호인이 입회하지 않았나.
최순실 : 할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다. 안 할 때 그랬다.
박한철 소장 : 그게 언제인가.
최순실 : 들어와서 계속 그랬다. 변호사는 처음에는 질의 시간이라고 해서 참여를 안 하도록 했다.

ⓒ사진공동취재단

5. "이제 변론 그만하고 싶다"

국회 탄핵소추 위원 : 고영태 등은 증인을 상대로 협박을 했다는 건데, 그것을 믿기 쉽지 않다. 최고 권력자이자, 수사기관을 동원하는 막강한 권력을 지닌 대통령과 친한 증인을 협박했다?
최순실 : 쉽게 이해가 안 가도 사실이다.
위원 : 2014년 내지 2015년에 고영태가 '최순실 게이트' 운운하면서 증인에게 돈이며 사업이고 도와 달라한 건가?
최순실 : 그렇다.
위원 : 어떤 식으로 협박했는가.
최순실 : 지금 그 이야기는 할 수 없다.
위원 :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 동기가 의심스럽고, 아주 불순하다는 거 아닌가. 그럼 정확히 말해 달라.
최순실 : (고영태가) 메시지를 보낸 게 있으니 확인해봐라. 검찰 쪽에 이야기하라. 아니, 제가 게이트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나. 전체적인 기억은 나지 않는다.
위원 : 당시 고영태를 공갈 등으로 고소하지 않았나.
최순실 : 안 했다.
위원 : 협박당할 이유가 없다면 왜 안 했나?
최순실 : 게이트 만들겠다고 하고, 대통령 옷 만드는 일까지 이야기하니...
위원 : 2014년~2015년에는 현재의 논란이 되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왜 살살 달랬나. 증인이 언론에 나오는 헌재에서 논의되는 일이 부끄럽지 않다면 왜 달랬나?
최순실 : 부끄럽지 않다. 그러나 그걸 문제삼고 싶지 않았다. 말하고 싶지 않다.
위원 : 피청구인에게 주사 아줌마 소개한 적 있나.
최순실 : 없다.
위원 : 변호사만 해도 소개해줬다고 했다. 증인과 달리 확인 안 하고 언론에 발표한 건가.
최순실 : 그 언론 보도 못 봤다.
위원 : 정호성 이메일 공유는 언제부터 했나.
최순실 : 그 이야기는 그만 했으면 한다.
위원 : 시기 좀 이야기 좀 해달라.
최순실 : 그건 그만 이야기하자.
위원 : 미르재단 관련해서 이성한과 차은택이 문제가 있었다고 하는데...
최순실 : 나중에 다 밝혀질 것이다.
위원 : 이것도 밝히는 과정이다. 정확히 무슨 문제인지 말하기 어렵나.
최순실 : 네.
위원 : 대답 안 하셔도 상관없다. 신사동 의상실은 증인이 운영한 게 아닌가.
최순실 : 더 이상 질문을 안 했으면 좋겠다.
위원 : 고영태가 운영한 건가요?
최순실 : 이제 변론을 그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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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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