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내년은 선거가 없는 해라는 점에서 개헌의 적기"라고 2027년 개헌 추진 의지를 강조하면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문제는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한 데 대해 야당과 시민사회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은 물론, 참여연대·경실련·민변 등이 참여한 개헌 촉구 시민사회 네트워크에서도 "황당한 발언"이라며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28일 박충권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조 의장의 발언에 대해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국민의 선택'이라 칭하며 정권 연장의 군불을 지폈다"고 규정하며 "임기 연장 논의는 민주주의의 원칙을 흔드는 위험한 발상이고 '국민의 선택'이라는 핑계 뒤에 숨어 정권 연장을 도모하려는 정략적 사심에 지나지 않는다"고 맹비판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뭐든지 개헌을 갖다붙이더니 드디어 검은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며 "민주당은 '임기 연장 개헌'은 불가능하다면서 음모론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더니 이제 와서 '국민의 선택'이라고?"라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은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는 요구에 지금까지도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대통령 계속하려고 자기 특보였던 조정식을 국회의장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도대체 국회의장까지 왜 이러실까"라고 통탄하며 "현직 대통령 연임은 현행 헌법상 금지되어 있으며, 이 부분은 개헌 논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걸 논의하겠다고 한다면 일체의 개헌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 구상이 포함되는 개헌 논의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필요한 갈등이 커지지 않도록 이 대통령 스스로 연임은 없다고 선언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중진들도 들고 일어났다. 나경원 의원은 "'이재명 픽' 국회의장·당대표로 그린 그림. 개헌해서 연임까지 한단다"고 비꼬며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다. 국회의장이 돌격대를 자처한다"고 했고, 김기현 의원도 "이재명 정권이 부르짖던 개헌 주장의 본색이 마침내 그 가증스러운 마각을 드러냈다"며 "그동안 이들이 외쳐온 개헌이 국민을 위한 선의가 아니라 오직 이 대통령 장기집권과 권력 연장을 위한 야욕의 정략적 도구였음을 천하에 입증한 것"이라고 가세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이재명 공소취소'가 어려워질 때를 대비해 플랜B '이재명 연임 개헌'을 준비하는 이재명 정권"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독재로 가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단체 연대체 '시민 주도 헌법개정 전국네트워크(시민개헌넷)'는 이날 낸 입장문에서 조 의장 발언에 대해 "황당한 답변"이라며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현행 헌법에서 불가하다고 분명히 못박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개헌넷은 "현행 헌법에 따라 분명히 가능하지 않은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나 중임이 마치 국민의 선택에 따라 가능하거나 달라질 수 있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시민개헌넷은 "'야당과 합의를 통해 개헌하겠다'고 말하지만 정작 협상 가능성을 없애는 말로 개헌의 문을 스스로 닫아거는 것"이라고 우려하며 "조 의장은 해당 발언을 당장 철회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시민개헌넷은 지난 2017~18년 활동했던 '국민개헌넷'의 후속 연대체로, 작년 9월 헌정회·참여연대·경실련·민변·한국노총·민주노총·한국여성단체연합·여성의전화·무지개행동·차별금지법제정연대·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전국시국회의 등 전국 49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발족한 기구다.
趙의장 측 "원론적 입장…연임 가능성 열어둔 것 아냐"
국회의장실은 조 의장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장현주 공보수석 브리핑을 통해 "권력구조 개편 개헌 관련 조 의장의 답변은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의 합의를 바탕으로 (개헌을) 진행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조 의장은 헌법개정은 개정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128조 2항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따라서 '현직 대통령 연임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보도는 발언 취지와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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