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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노유진', "헌재 재판관들에 '사랑해요' 손팻말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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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노유진', "헌재 재판관들에 '사랑해요' 손팻말 쓰자"

[전문] '노유진' 탄핵 표결 D-1 특집방송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중권 교수는 "(탄핵 여론이) 반반이면 견딜 만하다. 그런데 지금 7대 1이다. 부결되면 해고당할 것"이라며 새누리당을 향해 "내일 250(표) 이상으로 가결시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들은 국회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7시 국회 정문 앞에서 진행된 팟캐스트 '노유진'의 탄핵 표결 D-1 특집 공개 방송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유진'은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교수의 성을 딴 조어다.

이날 공개 방송에서 이들은 '박근혜-최순실 사태'의 원인, 국회 탄핵안 표결 전망, 탄핵 가결, 부결 시 시나리오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탄핵 가결 시 헌재의 인용 여부에 대해 이들은 "100% 탄핵은 인용된다. 부결 걱정할 필요 없다", "웬만하면 두 달 안에 나올 것"이라는 데 공통적인 의견을 보였고, 탄핵 이후 정국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권한 대행을 맡게 될 황교안 총리에 대해선 "용기가 별로 없는 사람", "갑자기 정계 개편 같은 건 못 한다"며 "황교안이 하는 쪽이 오히려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이들은 이날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과정 공개에 앞서 해당 태블릿 PC가 "'더 블루케이' 사무실 내 고영태 상무의 책상 서랍에서 나왔다", "JTBC 기자에게 문을 열어준 사람이 정의당 당원"이라는 새로운 증언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돈을 요구받았고, 손석희 교체를 요구받았다"는 주장을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다음은 노유진 공개 방송에서 나온 발언 전문이다.

▲팟캐스트 '노유진' 탄핵 표결 D-1 특집 공개 방송. ⓒ프레시안(서어리)

"태어나선 안 될 정부의 탄생, 결국 이 지경으로..."

진중권 : 노유진이 총선 이후 몇 달 만이다. 저는 기말고사 출제하다 나왔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제가 고양이를 키우는데 고양이가 사태 심각성을 아는 듯 예전에는 야옹하고 울었는데, 지금은 '하야옹' 한다.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업적이 하나 있다. 광장 나가보니 국민 대통합이 이뤄졌다. 영호남,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오늘 유시민, 노회찬 두 분 모셨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

유시민 : 저는 작업실에서 책 읽고, 글 쓰고 일주일에 한 번 방송하러 서울에 나온다. 별일 없이 산다.

진중권 : <썰전> 시청률이 장난이 아니다.

유시민 : '나라가 이런데 시청률 높으면 뭐하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

노회찬 : 저는 매일 촛불 들고, 동서남북 헤매고 있다.

진중권 : 바로 이야기를 시작하겠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그리고 내일은 어떻게 될까. 통과될 거라고는 믿는데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상상은 하셨나.

유시민 : 두 달 전까진 생각도 못 했다. 제가 정치도 해보고 정치학 책도 읽어봤지만 정치 이론으로는 분석이 안 된다. 심리학 이론의 도움을 혹은 민속학의 도움을 받아야만 설명할 수 있다. 매일 당혹스러운 심정이다.

노회찬 : 심리학이든 민속학이든 인간이 대상일 때 분석이 가능하다. 인간을 넘어선, 인간에 못 미치는 생물체에 대해선 심리학이 가늠할 수 없다. 촛불이 백만 명이 되는 데 2주 걸렸다. 그런데 아마 그 분은 오늘도 주무실 때 '이게 꿈이겠거니' 기도를 하고 주무실 것 같다.

진중권 : 신문을 보다가 제가 '도대체 이해가 안 가' 했더니, 옆에 있던 사람이 '그분을 이해하려고 하지 마라'라고 하더라.

유시민 :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를 생각했다. 총체적으로 평가해보면 박근혜 정부는 탄생하면 안 되는 정부였다. 그런데 정부가 왜 탄생했나. 이게 중요하다. 원래 선거라는 게 표 많이 받는 사람이 당선되니까 어리석은 사람, 사기꾼, 미친 사람도 대통령이 될 수는 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될 때는 이유가 있다.

요새 열심히 하지만, TV조선 등 미디어가 예전엔 (박근혜 대통령이) '베이비 토크', (즉) 아기처럼 말하는 걸 가지고 '간결 어법'이라고 했다. 4선 이상 국회의원 하는 동안 내놓을 법안 하나 없는 사람에게 아우라를 씌웠다. '형광등 100개'라고 하면서. 그 결과다. (사람들이) 알고 찍은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박근혜를 찍은 사람들 너무 자괴감 갖지 말라. 이러려고 찍은 거 아니다. 미디어에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니다. 국정이 이렇게 된 것은 박근혜 씨의 대통령 당선이라는 선거 결과의 직접적 산물이다.

박근혜는 달리 어떻게 뭘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박근혜는 옷 입고, 머리 매만지고, 최순실 일당과 공주놀이만 했다. 그 사이 5공으로 돌아가는 퇴행이 김기춘에게서 비롯됐다는 걸 여러분도 알 수 있지 않나. 고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을 보면 김기춘이 중심이 됐고, 박근혜는 최순실이 써 준 원고 읽으면서 예쁜 옷이나 입고 예쁜 머리나 만들었다.

▲8일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집회.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박정희인 줄 알았는데, 박근혜+최순실이었다"

노회찬 : 사실 박근혜는 직선제 이래 지난 30년의 6명 대통령 중 가장 표를 많이 받은 대통령이다. 51.6%였다. 지금은 대통령이 임기를 끝까지 채우기를 바라는 사람이 2.2%다. 찍은 사람도 문제지만, '1+1'인 줄 알았던 거다. 박근혜를 뽑으면, 박정희 같은 잘못된 경제 신화가 다시 올 것이란 착각을 했다. 그런데 뽑고 나니 박정희가 아니라 최순실이었다. 대통령이 뭘 잘못한 게 아니다. 되어선 안 될 사람이 대통령이 된 게 이번 사태의 본질이고 비극이다.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될 사람이니,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끌어내리는 것만이 뒤늦게라도 정리정돈하는 일이다.

진중권 : 지금 청와대에서 무슨 생각을 할까.

유시민 : 그런 생각을 할 것 같다. 촛불 집회에 200만이 나왔다. 그럼 4800만은 박사모다. 촛불집회 안 나왔으니까. 그리고 집회에 나온 200만은 누구냐. 노사모, 전교조, 민주노총, 전농, 이런 좌파 빨갱이 단체(일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간첩이 이렇게 많구나. 내가 내려가면 큰일나겠구나. 헌법재판소에서 알면 나를 구해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할 거라고 아무 근거 없이 추측해 본다.

노회찬 : 아마 '헌재에서 7대 2 정도로 꺾을 거다' 하는 얘기를 들을 것이다.

진중권 : 제가 충격받았던 건, 민경욱 대변인, (세월호 참사 관련 브리핑 도중) 웃었다. 그게 웃을 순간인가. 아이들 걱정해야 할 때, 앉아가지고 그 끔찍한 발표를 하면서 웃더라. (대통령은) 머리 올릴 생각이나 하고. 또 하나 화나는 게 안종범. 이 친구가 (세월호 참사) 다음날 YTN에 전화를 한다. '왜 자기가 찍어낼 사람을 적어줬는데 언제까지 세월호만 떠들거냐'고. 이 사람들 머릿속에 뭐가 들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재용, 박근혜 만나 '손석희 교체' 요구 받았다"

진중권 : 탄핵까지 오긴 했는데 기나긴 길을 걸어왔다. 박근혜 탄핵을 이야기하지만 야당의 갈지자, 약간의 멈칫거림이 있었다. 어떻게 생각하나.

유시민 : 그건 묻어놓자. 이 판국에 들춰봐야 좋을 게 없다. 탄핵해놓고 따지자. 탄핵까지는 얼굴이 세모다 네모다 욕하지 말자. 얼굴이 네모면 어떻고 세모면 어떻나. 탄핵 찬성만 하면 된다. 오늘 친박 쪽에서 뭐 하나 가지고 나왔다. 태블릿이 최순실 게 아니다, JTBC가 조작했다는 것이다. 손석희를 청문회에 보내야 한다고 했다.

오늘 JTBC가 최순실 태블릿 PC 입수 과정을 방송에 공개한다고 하는데, 그 전에 제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려드리겠다. 더 블루케이 사무실에 남아있던 책상 딱 하나, 고영태 상무의 책상 서랍에서 나왔다, 확실하다. 둘째, 그 태블릿 PC는 이미 검찰에서 일부 이야기 나온 바와 같이 최순실 제주, 독일행과 일치한 시간과 장소에서 사용된 게 알려졌다.

진중권 : 오차범위 10미터라고 한다.

유시민 : 셋째, JTBC는 문 열어준 더 블루케이 사무실 직원에게 돈 안 줬다. 그리고 그 사무실 문을 유일하게 JTBC 기자에게 열어준 그 시민, 왜 그랬냐 하면, JTBC가 유일하게 믿을 언론사여서였다. JTBC에서 백업하고 원본은 검찰에 가져다줬다. 오늘 방송 흥미진진할 텐데 마음 푹 놓아도 된다.

노회찬 : 저도 팩트만 몇 개 알려드린다. JTBC 기자에게 문을 열어준 사람이 정의당 당원이다. JTBC가 그때 보도했을 때 그 소식을 듣고 박근혜가 가장 후회한 게 뭐냐. 이재용(삼성 부회장)이 청문회서 이야기했지만 박근혜를 만난 게 두 번이다. 두 번 다 돈 요구받았고 두 번 다 손석희 교체를 요구받았다. 그랬더니 '그쪽은 우리한테 떨어져 나간 지 꽤 됐는데요' 라는 했다는 게 팩트다. 박근혜도 후회막심일 것이다. 그때 '손'을 봤어야 하는데(청중 웃음). 우리 앞으로 '손(손석희)' 볼 수 있겠죠.

ⓒ프레시안(최형락)

"내일 부결되면? 새누리 '해고' 당한다"

진중권 : 내일 전망이 여러 개 나오고 있다. 어떻게 전망하나.

노회찬 : 전망보다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200석 넘게 나오도록 만들겠다. 물론 비행기도 활주로에서 떠야 뜬다. 모든 표결은 뚜껑을 열어야 한다. 여러 가능성 볼 때 가결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국회 안에서도, 언론에서도. 그러나 인간 일이라는 게 모르니 마지막까지 긴장 늦추지 않으려 한다. 오늘 2시 40분에 발의했다. 24시간 되는 게 내일 2시 40분이다. 3시부터 밤 12시까지밖에 시간이 없다. 그 시간 안에 통과시키지 않으면 이번 발의된 것은 무효가 된다. 폐기가 된다. 그래서 3시부터 밤 12시까지 9시간 동안 결판을 내야 한다. 반드시 탄핵 의결되도록 하고, 통과되는 순간 2부를 만들어서 한 부는 법사위원에게, 한 부는 청와대에 보낼 것이다. 대통령 손에 들어가는 순간 직무는 정지된다.

유시민 : 가결돼야 하는데, 새누리당 전체로 보면 100명 가까이가 말을 안 하고 있다. 이 사람들이 내일까지 고민할 것 같다. 지난 선거에서 새누리당 도와준 분들 중에도 탄핵 찬성하는 분들 많다. 그분들이 오늘 전화를 해주셔야 한다. 자기 동네에서 자기가 당선되도록 도와준 사람한테 전화해서 '이번에 부결되면 죽는다'고 해야 한다. '이미 거의 죽었지만 그래도 혹시라도 살아나고 싶으면 가결시켜라'라고 말해야 한다. 여러분은 아니라도 아는 사람 중에 새누리당 선거운동 한 사람 있을지 모른다. 전화 뒤져서 전화해서 국회의원한테 전화 좀 하라고 해야 한다. 마지막 하나라도 하면서 내일을 기다려야 한다.

진중권 : 기술적인 질문이다. 혹시 내일 찬반 토론이 있나.

노회찬 : 그건 없다. 토론할 일이 없다. 필리버스터도 없다.

진중권 : 부결될 때 어떻게 하나.

노회찬 : 국회 해산해야 한다. 국회의원 100명 이상 사표 낸다고 국회가 자동 해산되는 건 아니다. 빈 자리만큼을 새로 뽑는 거다. 그런데 제가 해산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는 국민의 질타가 그렇다는 거고, 다시 회의 소집해서 탄핵안을 다시 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여의도에 300만은 모일 것 같은데, 둘러싸인 상태에서 한 번 더 해야 한다. 또 부결되면 또 죽여야지. 그게 우리 국민 심정이라는 거다. 국회에서 안 된다고 해서 물러설 필요 뭐 있나. 청와대 가서 끌어내려야지.

유시민 : 위험한 발언이다(웃음). 부결될 경우를 이야기하자고 한 이유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 고민을 할 거다. 혹시 부결돼버리면 그 다음 사태는 어쩌지. 그게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고민하는 문제일 거라고 본다. 저는 과격한 이야기는 안 하겠다. 부결되면 탄핵 부결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청와대가 아니라 국회와 새누리당 당사로 갈 것이다. 각 선거구에 있는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로 갈 것이다. 이를 새누리 의원들이 알아야 한다. (탄핵 여론이) 반반이면 견딜 만하다. 그런데 지금 7대 1이다. 해고당하는 거다. 2년 반, 3년 반 후에. 그 문제가 있어서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시민들 입장에서 보게 되면, 주권자로서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권한을 맡겼는데 애들 죽을 때 머리나 올리고 있었다, 이걸 되돌리고 싶다. 더 이상 촛불만 켜고 소리 지르는 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새누리 의원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내일 250 이상으로 가결시켜주기를 바란다.

"황교안, 아무것도 못 할 것. 걱정 안 해"


진중권 : 가결 다음에도 문제다. '그놈이 그놈'이라는 사태가 있다. 일각에선 탄핵 이야기 전에 김병준을 (총리로) 받았어야 한다고 하는데.

노회찬 : 물론 황교안이 대통령 아바타나 다름 없기 때문에 끔찍한 상황이라고들 본다. 지금으로선 자동으로 탄핵되는 순간 황교안으로 넘어가게 돼 있고, 이를 다른 총리로 바꾸기 위해 대통령과 타협할 의사가 전혀 없다. 그리고 제가 황교안을 조금 아는데, 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다. 황교안은 따지면 스스로 빛을 내는 사람 아니다. 다른 빛을 받아 발광하는.

유시민 : 황교안은 좋게 말하면 범생이, 정해진 데로만 가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정의감, 용기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김병준이 대행을 하거나 손학규가 하는 것보다 황교안이 하는 쪽이 오히려 마음이 놓인다. 갑자기 정계 개편 같은 건 못 할 것이다.

노회찬 : 별로 걱정할 것 없다.

ⓒ프레시안(최형락)

"헌재, 100% 탄핵 인용한다, 두 달 안에 결단할 것"

진중권 : 가결 후 상황이 이론적으로 6개월까지 갈 수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헌재 결정이 예상보다 빨리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

노회찬 : 국조특위 청문회가 세 번 더 남았다. 특검도 진행된다. 그러면 헌재가 압박을 받는다. 6개월 이상 가도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그런데 헌재는 권력에 약한 속성이 있다. 지금 권력이 누구에게 넘어갔나. 국민이다. 국민이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헌재가 눈치 보는 것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없는 대통령 아니라 현재 권력을 분출시키는 국민이다. 긴 기간이 소요되지 않으리라 본다.

유시민 : <썰전> 녹화할 때 그걸로 한참 논쟁했다. 얼마 전 추미애 대표가 욕을 먹었다. 김무성 대표를 만나서 메모지 들고 나온 게 사진 찍혔는데, '행상 책임'이라는 말이었다. (형사X). 그런데 이걸 두고 '탄핵에 협조하면 나중에 형사 책임 면해준다'는 식의 보도가 나와서 좀 시끄러웠다. 제가 추미애 대표를 좋아하진 않지만 굉장히 억울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모임에서 추미애는 법률가다. 김무성은 법률가가 아니다. 김무성이 지적인 분은 아니시다. 그러다 보니 추미애 대표가 헌재 탄핵 심판과 법원의 형사 재판의 차이를 설명해준 거다.

행상책임이라는 게 법률용어인데, 영어로 하면 responsibility of behavior다. 헌재 탄핵심판은 형사재판이 아니다. 대통령의 행위가 형법 조항에 비춰 범죄 구성요건을 충족시키냐 그게 아니다. 행정부 수반으로서 국가 대표로서 헌법과 법률에 대해 어떤 태도로 업무를 했냐, 어떤 행태를 보였느냐를 보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게 합당한지 아닌지를 보는 것이다. 형사재판과는 무관하다. 100% 탄핵은 인용된다. 부결 걱정할 필요 없다. 그래서 추미애 대표는 탄핵 심판이 형사 재판과는 다르다는 걸 설명했는데, 그렇게 사진이 찍혀서 보도되는 바람에 욕을 먹고, 많이 안타까웠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헌재가 이걸 오래 끌 이유도 없다는 것이다. 헌재가 보수적이지만 그분들도 나라 걱정하는 분들이다. 평생 법조인으로 인생 바쳤고, 자기의 탄핵 심판 결과가 역사에 기록되는 것을 안다. 법률가로서 압도적 다수 국민이 요구하고 탄핵 사유가 명백한 이 건에 대해 기각한 재판관으로 절대 남기고 싶지 않을 것이다. 내일 탄핵 의결해서 헌재에 보내면 아무리 길어도 석 달, 웬만하면 두 달 안에 심판이 나올 것으로 예측한다.

노회찬 : 참고로 2002년의 악몽 같은 사건(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과 비교하면, 그 당시와는 헌재 법이 바뀌었다. 당시는 (헌재) 다수가 반대하고 소수가 찬성했는데 그 소수 이름이 안 밝혀졌다. 그런데 이젠 다 밝히게 돼있다. 누가 반대했고 반대한 이유를 다 밝히게 돼 있다. 강심장이 아니라 심장이 없는 사람만 그럴(반대) 것이다.

"촉박한 대선 레이스 걱정? 뜸들이다 박근혜 뽑았었다"

진중권 : 또 한가지 걱정, 논란이 되는 게, 보수에서는 탄핵 이야기한 다음 로드맵이 없지 않냐고 하면서, 다음 로드맵을 얘기하면 대선 생각한다고 한다. 지금 직무 정지한 다음에 헌재 탄핵 결정된 다음 대선이 시작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유시민 :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번 JTBC <뉴스룸> 나왔을 때 몇 번 물어본 게 그거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되느냐다. 그 이야기 꺼내면, 이미 본인 중심의 로드맵 가지고 탄핵 몰고 간다고 하니, 물론 문재인 씨가 말 잘하는 분은 아니지만 말을 못해서 안 한 건 아니다. 이야기했다가 큰일 나니까 말을 못한 게 아닌가 짐작한다. 직접 대권 뛸 분들은 곤란하니. 제가 대신한다.

가상으로, 9일 의결하고 헌재에서 탄핵 결정이 돼야 레이스가 시작된다. 그런데 헌재 결정 후 60일 안에 (대선 준비를) 해야 한다. 두달 안에 후보 뽑고 다 해야 한다. 바쁘다. 그래서 명예퇴진 이야기가 나올 때, 박근혜가 (만약) '지금 당장 사임하고 싶다, 민폐가 되니까. 총리 추천하면 나 청와대 나갈게, 넉 달 정도는 필요하니 사월에 선거해라. 사표는 2월에 낼게' 그래서 여야 합의가 되면, 질서 있는 퇴진이 되는 거다. 물론 특검은 받겠지만. 그런데 그렇게 안 됐기 때문에 굉장히 급박하다. 가정해서, 내일 탄핵이 의결되고 헌재에서 3월 하순 결정하면 5월 말, 그리고 헌재가 2월에 (탄핵 심판 결과를) 결정하면 날 좋은 4월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여야 정당은 탄핵 기각될 경우와 인용될 경우 양쪽을 다 대비해야 한다. 기각되면 프로그램을 만들면 되고, 인용되면 대선이 60일 이내에 돼야 하니까 만일을 위해 선거인단 모집하고 이런 사전 작업을 해야 한다. 예비 주자는 이미 준비하는 거다. 정책 발표하고 다 해야 한다. 그런데 공약이 아니라 '우리나라 이렇게 가야 한다' 하는 강연 등의 이상한 형태의 예비 선거 운동이 펼쳐질 것이다. 탄핵 인용되고 30~35일 내에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 후보 확정되면 등록하고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 일정대로라면 국정 중단될 일 없고 혼란 생길 일도 없다고 생각한다.

노회찬 : 지금이 국정이 중단된 상태다. 권한대행이 열심히 일을 하면 중단이 안 되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스스로 정지시키고 있다. 국무회의 안 나간 지 두 달이다. 국정 중단은 내일로 끝난다. 내일 가결되는 순간 국정은 다시 돌아간다.

다른 당 이야기지만, 오늘 보도를 보니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가결되면 가장 유리한 사람이 문재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가결되면 안 된다는 거다. 그런데 재밌는 이야기가, 부결되면 또 가장 책임 있는 사람 문재인이라고 한다. 이정현더러 '누가 당신 낳았나' 하면 문재인이라고 할 거다. 모든 게 문재인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해서 가결되면 문재인이 덕 본다고 비박계에 윽박지르는 상황인데 탄핵은 국민 위해서 하는 것이다. 쪽박 차는 건 자기 업보 아닌가. 자기가 찬 박이 쪽박 아닌가. 그래서 주저할 문제 아니고, 남은 주어진 상황에서 가능한 전망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 우리 어차피 뜸 들였다가 저런 대통령 뽑은 것 아닌가. 2주 만에 백만 명 모인 국민이 대통령 하나 제대로 못 뽑겠나. 걱정할 필요 없다.

ⓒ프레시안(최형락)

"박근혜, 지금이라도 사임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

진중권 : 혜안 가진 분을 뽑아야 하는데, 역시 허경영 씨를(웃음). 내일 가결될 경우 촛불은 어떻게 해야 하나.

유시민 :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다. 제가 아는 분이 헌재 뒷골목 사는데 주말마다 고달프다고 한다. 집에 가려면 주민등록증을 보여줘야 한다고 한다. 걱정이 태산이더라. 빨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오래 끌수록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도 몰려올 것 아니냐고 한다. 그래서 제가 그 동네뿐 아니라 아는 새누리 국회의원한테 다 전화하라고 했다.

탄핵 결정 이후 박근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시민이 할 일이 있다고 본다. 박근혜가 할 일은 두 가지. 지금처럼 청와대를 벙커로 만들어서 혼자 밥 먹고, 아니면 적당히 봐서 사임하는 것이다. 사임하면 탄핵 심판은 중지된다. 이미 사임했기 때문에 굳이 탄핵할 필요 없다. 그게 박근혜의 선택. 시민의 선택은 헌재를 믿고 기다리거나 아니면 좀 못 믿어서 열심히 격려하러 가거나. 항의나 포위, 쳐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제 음악 하는 분들이 노래 만들어야 한다. '헌법재판소 훌륭한 우리 헌재'라고 출퇴근 시간에 노래 불러드리고. 그래서 헌재 애국심 갖도록 고무 격려해야 한다.

노회찬 : 과거에는 탄핵이 60일 이내였다. 원래 탄핵심판이란 게 시간이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헌정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지금 이야기한 대로 대통령이 할 일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미안하다면 보따리 싸서 논현동 가고 수사를 받는 게 우리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국회 탄핵 이후에도, 탄핵은 국회에서 할 일이고. 우리 국민 입장에선 '당장에라도 내려오시오'라고 할 수 있다.

유시민 : 헌재 홈피 접속하시면 어떤 분인지 다 나온다. 손팻말 써서 '아무개, 기각하면 가만히 안 있는다' 하지 말고 '아무개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믿습니다. 훌륭한 결단을 영원히 기억하겠다' 이런 긍정적인, 헌재에서 만장일치 날 거라는 가정 아래 손팻말 만들고 노래 불러드리고 해야 한다. 성금까진 아니라도 돈 안 되는 손글씨로 편지 써드리고 긍정적으로 누가 보기에도 이쁘게 좀 해야 한다.

진중권 : 대통령이 져야 할 책임에 법적 책임만 있는 게 아니다. 윤리적, 도의적 책임이 있다. 그건 대통령이 지는 거고 물러나는 일이다. 그런데 대통령이 물러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면, 물러난 뒤에 구치소에 가는 게 최순실에 대한 의리 아닌가 싶다(웃음). 이제 마칠 시간이 됐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달라.

유시민 : 여러분 비옷 입고 듣고 있는데 저희만 이렇게 지붕 가려진 데 있어서 미안하다. 아까 SNS를 보니 '노유진 온다고 싸인 받으라'고 하는 몰지각한(웃음) 글이 있던데, 우리 바로 빠지면 국민행동 집회할 거다. 사인 안 한다. 큰일 난다. 사실 촛불집회 막 가서 하고 싶은데 제가 방송인이다. 물론 방송에서도 뚜렷한 입장을 이야기하지만, 연단에 올라가서 '아무개 퇴진, 구속' 말하는 건 무섭다. 전원책 무섭다. 야단맞을까 봐. 저는 음지에서 암약하면서 양지를 지향하는 활동 하겠다.

노회찬 : 저는 방송인 아니고 통신인이다. 통신 많이 하는 통신인인데. 유 작가가 방송인이니까, 필요할 때 계속 나오겠다는 뜻으로 이해하고. 감사하다. 박수 보내달라.

진중권 : 내일 탄핵 가결되고 마침내 그분이 하야할 때까지 즐겁게 놀자. 상황은 진중하지만 지치지 않으려면 놀 듯이 싸워야 한다. 여러분 감사하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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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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