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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 빼자? 민심 모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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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 빼자? 민심 모르나?"

'거지갑' 박주민, '탄핵버스터'에서 세월호 연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별명이 많다. '세월호 변호사', '거리의 변호사'를 거쳐 최근에는 '거지갑'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배낭을 메고 국회에서 쪽잠을 자며 후줄근한 모습으로 다닌다고 해서다. 그런 박주민 의원이 7일 어김없이 후줄근한 모습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진행하는 '탄핵버스터' 연단에 섰다. 주제는 '세월호'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그리고 그 이후의 개혁 과제였다.

박주민 의원은 "지금은 많은 분들이 '세월호 7시간'을 궁금해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동안 행방이 묘연했다고 누가 제일 먼저 얘기했나? 주진우나 김어준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이를 최초로 말한 사람은 국정조사 기관 보고에 나온 당시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주민 의원은 "국가적 재난이 터졌는데 대통령이 어디 있는지 비서실장이 모르는 게 말이 되느냐는 문제를 제기했고, 청와대가 서너 번에 걸쳐 해명했다. 해명할수록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숫자가 늘어나서 최종적으로 서면과 유선으로 13번 보고했다는 안이 확정된다"며 "하지만 청와대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어도 여전히 의혹이 많다"고 말했다.

첫째는, 정부는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2분에 세월호 사고가 일어났다고 최초로 알았는데, 그로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서면 보고를 받는 시간까지 대략 1시간 8분이나 걸렸다는 점이다. 박주민 의원은 "국가적 재난 사태가 터졌는데 대통령에게 서면 보고하는 데 1시간 8분이 걸린 것 자체가 굉장히 큰 문제"라며 "그 1시간 8분이 구조할 골든타임이었는데, 대통령에게 보고가 이뤄지지 않아서 해경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둘째는 박근혜 대통령이 참사 당일 10시 반 이후부터 오후 2시 50분까지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점이다. 10시 반 이후로 세월호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됐는데, 더 자주 구조를 지휘했어야 할 대통령이 아무 지시도 하지 않았고, 엉뚱한 지시를 하기도 했다. 박주민 의원은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12시 50분에 뜬금 없이 '기초 연금' 관련 지시를 한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세월호 참사는 중요하지 않으니, 구조를) 대충하라는 뜻 아닌가?' 하고 머리 굴리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셋째는 박근혜 대통령이 5분 거리에 있는 '중앙 재난 안전 대책 본부(중대본)'를 가는 데 무려 2시간 18분이나 걸렸다는 점이다. 관저와 중대본까지의 거리는 차량으로 5분 걸리는데, 박근혜 대통령은 2시간 18분을 관저에서 보냈다. 박주민 의원은 "관저에서 종합적으로 보고받고 체계적으로 지시하기란 어렵다. 쉽게 얘기해서 거듭된 보고에도 불구하고 출근하지 않고 집에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7일 국회 로텐더홀 더불어민주당 농성장 앞에서 '탄핵버스터'를 하고 있다. ⓒ박주민 의원실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때도 마찬가지다.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후에 대통령에게 그 사실에 대한 대면 보고가 이뤄지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아나? 6일 걸렸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서조차 '(한국) 정부의 초기 대응이 실패해 대규모로 확산됐다'고 진단했다"고 꼬집었다. (☞관련 기사 : 문형표 "첫 환자 발생 6일 만에 대통령 보고")

목함 지뢰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장병들이 다리를 다치고 죽음의 고비까지 내몰렸는데, 목함 지뢰가 터지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가 얼마만에 이뤄졌을까? 4일 만에 이뤄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은 또 있다. 지뢰가 저녁 때 터졌는데, 다음날 박근혜 대통령은 경원선 철도 기공식에 간다고 비무장지대(DMZ)에 가서 북한에 평화 메시지를 보낸다. 마치 목함 지뢰로 장병들이 다친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더 충격적인 것은 지뢰가 터진 다음날 경원선 철도 기공식에 대면 보고를 받아야 할 박근혜 대통령과 대면 보고를 해야 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과 한민구 장관이 그 자리에서 같이 강강술래도 하는데, 대면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박주민 의원은 청와대 시스템에 대해 점검하고 평가했다면 이 사고들을 바로잡거나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야말로 철저히 규명되고 처벌받을 사람은 처벌받아서 앞으로는 대통령이라도, 대통령이니까 더 쉽게 점검되고 평가되고 비판받을 수 있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의 개혁안에 대해서는 △지역 검사장을 주민이 직접 선출할 것 △국회의원 국민 소환제 도입 △대규모 국책 사업을 할 때 지역 주민의 의견을 묻는 제도 도입 △위안부 합의나 한일 군사 비밀 정보 보호 협정과 같은 조약을 체결할 때 국회의 감시를 받도록 절차를 규정하는 '조약 체결 절차법' 도입 △경찰 수장을 시민이 참여하는 경찰위원회에서 뽑는 제도 도입 △청와대, 국회, 법원에서도 집회를 허용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법 개정안 등을 제시했다. 모두 박 의원이 발의했거나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법안들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탄핵안에 '세월호 7시간'을 빼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 의원은 "비박계 중 많은 사람의 탄핵 참여를 위해 세월호 7시간을 빼자는 의원들에게 여쭤보고 싶다. 많은 국민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해결하라는 핵심 이유 중에 하나가 박근혜 대통령이 대응하지 않은 7시간 문제인데, 이 부분을 빼자? 국민의 감정과 생각을 알기나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대응의 적정성을 밝히고 규명하는 작업이 단순한 정치적 보복이나 공격이 아니다. 대통령제라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는지 점검할 중요한 계기"라며 "특검도 이를 조사한다고 나서는 만큼, 소추안에서 빼겠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농담이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신에게 '거지갑'이라는 별명이 붙은 데 대해서는 "거지갑이라는 별명은 감사한데, 사실 제가 매일 씻고 다닌다. 사람들이 저보고 '생각보다 말끔하다'고 한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국회 본회의장 앞 '탄핵버스터'에서 농성을 벌이는 동료 의원들의 요구로 박 의원은 구호를 외쳤는데, "국민의 명령이다,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하라. 최순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즉각 퇴진하라고 명령하라"고 말해 청중석에서 폭소가 나오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안이 가결되는 오는 9일까지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농성을 벌이고, 릴레이 '탄핵버스터'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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