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대통령 전에 여성…사생활 고려해야"

16일 검찰 조사 거부…"변론 준비 시간 필요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는 15일 기자 회견을 열고 "저로서는 검찰이 이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통령 관련 의혹 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찰 조사에 일단 불응할 것임을 밝혔다.

유 변호사는 "현재 검찰 수사가 완결된 것이 아니라 한창 진행 중에 있고 매일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변호인으로서는 기본적인 의혹 사항을 정리하고 법리를 검토하는 등 변론 준비에도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이어 "저로서는 검찰이 이 사건을 신속하게 수사해서 대통령 관련 의혹 사항이 모두 정리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조사 방법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통령에 대해서는 내란, 외환 죄가 아닌 한 수사가 부적절하고 본인의 동의 하에 조사를 하게 되더라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서면 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부득이 대면 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그 횟수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변호사는 검찰 조사 문제에 대한 변호인의 입장과 관련해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권리는 대통령에게도 당연히 존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 사생활 고려해 달라"

유 변호사는 특히 이날 "언론인 여러분과 기자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간곡한 부탁의 말씀"이 있다며 "대통령이기 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을 예고했다.

최고 공직자로서 직무 수행에 있어 심각한 결격 사유가 발견이 됐고,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이기 전"에 '자연인'의 사생활을 고려해 달라는 말처럼 들린다. 특히 '여성의 사생활'을 강조함으로써 이번 사안의 본질을 흐리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려고 대통령이 됐나, 자괴감이 든다"는 발언처럼, 유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도 여론에 호소하는 무책임한 발언이자 '언론 플레이'에 다름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대통령이기 전"을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최순실 게이트' 의혹은 대통령직을 이용한 국정 농단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유 변호사는 "현재 박근혜 대통령의 심정에 대해서 간략하게 말씀하겠다"며 "대통령께서는 그동안 개인적 부덕의 소치로 주변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엄청난 국정 혼란을 초래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질책과 분노에 대하여 본인의 책임을 통감하시고 모든 비난과 질책을 묵묵히 받아들여왔다. 선의로 추진했던 일이었고 그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았음에도 이런 일이 일어나 매우 가슴 아파하고 계신다"고 했다.

유 변호사는 "온갖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고 매도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해서 진실을 밝히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당부하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