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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 "3당 대표회담 하라"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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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의장 "3당 대표회담 하라" 최후통첩

'충돌 코스'로 접어든 여야 '시큰둥'…회담 무산이나 결렬시 '강제 해산' 나설 듯

연말 국회의 입법전쟁이 '물리적 충돌 초읽기'로 돌입한 가운데, 김형오 국회의장이 여야 대표단 회담을 제안하며 최후 통첩을 여야에 보냈다.

김 의장은 자신이 본회의 개최 시한으로 정해놓은 31일 오전 김양수 의장 비서실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전날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간 회담이 결렬된 직후 나온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제정당 대표 회동 제안을 수용한 것.

그러나 앞선 4차례의 원내대표 회담에서 한치의 진전도 보지 못한 국회 상황이 김 의장을 중심으로 극적 타결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 보인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의장의 대표단 회담 제안은 결국 본회의장 등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강제 해산과 직권상정으로 가는 최후의 디딤돌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정세균 대표 제안 수용한다"

김양수 비서실장은 "오늘 오후 2시 정세균 대표의 제안을 수용해 의장 집무실에서 의장단 및 정당 대표 회담 개최를 제안한다"면서 참석대상으로는 의장 및 한나라당 소속 이윤성 부의장, 민주당 소속 문희상 부의장과 3개 교섭단체 대표·원내대표를 꼽았다.

▲ ⓒ뉴시스
김 비서실장은 이어 "이 회담을 위해 오늘 정오까지 의장실을 비워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본회의장이 아니라 국회의장실만 비워주면 회담을 열겠다는 것.


김 비서실장은 "반드시 집무실에서 회담을 열겠다는 것이 국회의장의 의지"라면서 "의장실에 국한해서는 질서유지를 하겠다"고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 의장실에서 1차 물리적 출동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김 비서실장은 '각 당과 사전 협의가 있었냐'는 질문에 "민주당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고, 한나라당과 선진당에 대해서는 의장이 새로 제안하는 형식이다"면서 "(사전 협의 여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김 비서실장은 이날 본회의 개최와 직권상정 여부에 대해선 "회담 결과에 달린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번 회담 제안이 사실상 여야에게 보내는 '최후 통첩'이라는 뜻이다.

민주 "원내대표 빼자"…한나라 "대화? 의미 없다"

하지만 회담에서 극적인 타결 가능성은 물론이고 회담 개최 자체가 현재로선 부정적이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의장께서 회담 제의를 수용하신 것은 환영한다. 제 정당이 아닌 교섭단체로 참가 대상을 제한한 것도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원내대표 참석과 의장실을 비우는데 대해선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당 원내대표는 최종 협상에 실패한 당사자기 때문에 참석할 경우 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정당의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는 대표단과 의장단이 만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전공인 법안 협상 방식이 아니라 당 대표들 간의 정치적 결단만이 상황 타결의 유일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최 대변인은 "의장실에서 회동을 해야 한다고 집착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꼭 집무실에서만 만나야 하냐"고 의장실 퇴거조치를 거부했다. 최 대변인은 다만 '참가대상에 대한 수정 제안이 받아들여지면 의장실 문제는 다시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 "그것은 그때 고려할 문제"라고 답했다.

김 의장의 친정인 한나라당의 반응은 한층 더 부정적이다. 긴급 의원총회 중에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박희태 대표는 "의총이 끝나고 지도부가 다시 상의해봐야겠다"면서도 "지금 폭력으로 국회를 점령 지배하면서 그건 풀지 않은 채 민주주의 기본 정신 돌아가 대화 하자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의장의 의지와 협조 없이는 한 걸음도 못 나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앞서 홍준표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이 국회법 절차에 따라 결단을 내리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하나가 돼 움직일 것"이라면서 "국회의장은 대한민국 권력서열 2위로 그분의 결단을 기다려야 하며, 좋은 결단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발동된 질서유지권의 실질적 가동 및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결단을 단행하라는 압박이다. 이어 그는 "국민이 가장 싫어하는 게 여야 의원들끼리 멱살잡이를 하는 것"이라며 "오늘도 우리는 참고 참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만약 충돌이 있다면 단 한번으로 끝내야 한다"면서 "지루한 공방이 더 이상 가서는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김 의장이 쟁점법안에 대한 직권상정 의사를 밝히고 한나라당이 '질서유지'에 가세해 단번에 상황을 종료시키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김 의장이 나름대로 고심에 고심 끝에 내놓은 마지막 제안도 여야 양쪽으로부터 가해지는 압박만 더 키운 결과가 되고 있다.

만약 김 의장의 회동 제안이 최종적으로 거부되면 상황은 대단히 급박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 본회의장 등을 점거하고 있는 민주당과 국회 경위들 간의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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