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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준공이 절대로 불가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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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댐 준공이 절대로 불가한 이유

[언론 네트워크] "1조1000억 투입된 댐에 괴멸되어가는 내성천"

지난 25일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준공식이란 것을 열었다. 영주댐을 다 지었다며 공식 선언을 한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주민 초정, 공연, 준공축사, 유공자표창, 준공기념비 제막 등의 순으로 한마디로 '준공 잔치판'을 벌인 것이다.

그런데 영주댐을 다 지었다고 잔치판을 벌일 만한 일인지 되묻고 싶다. 마지막 4대강사업인 영주댐 사업은 그 시작부터 수많은 반대에 부딪힌 사업이다. 인근 지역주민들에서부터 환경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의 숱한 반대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한국수자원공사는 댐사업을 밀어붙였고 이로 인해 국내 아니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모래의 강 내성천의 원형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 2016년 10월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렸다. 그러나 시험담수 중인 내성천 강물은 지난여름 녹조로 몸살을 앓았다. 이런 강물로 낙동강 수질개선을 하겠다는 것인가? 소가 웃을 일이다. ⓒ 정수근

▲ 10월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렸다. 유공자표창 등 준공 잔치판이 열렸다. ⓒ 정수근

영주댐 과연 꼭 필요한 댐인가

그런데 영주댐이 꼭 필요한 댐이라면 이 사업에 동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수자원공사가 내세우는 영주댐의 목적을 보더라도 영주댐은 결코 건설되어선 안되는 댐이기에 영주댐은 "백해무익한 댐, 영주댐 철거하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도대체 영주댐이 어떤 댐인가? 이 댐은 용도조차 불분명한 댐이다. 세계 최초로 하류(낙동강)의 수질개선이라는 희귀한 목적을 가지고 탄생한 댐이다. 수공에 의하면 영주댐의 주목적(90% 이상)이 하류 낙동강의 수질개선이고 그 나머지 10%의 목적이 홍수예방과 경부 북부지역의 용수 공급을 위해 쓰인다고 한다.

▲ 10월 25일 영주댐 준공식이 열린 날 인근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영주댐 철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정수근

우선 영주댐의 주목적부터 살펴보자. 영주댐의 주목적은 낙동강의 수질개선이다. 그런데 낙동강의 수질개선이 그동안 영주댐이 없어서 안되었다는 말인가? 오히려 낙동강에 맑은 물과 모래를 47% 이상 공급해주는 강이 내성천이었다. 그동안 영주댐이 없더라도 낙동강 수질개선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 맑은물과 모래의 절반을 낙동강으로 내어준 것이 내성천인 것이다.

그런데 영주댐이 건설돼 특히 모래가 통제됨으로써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중요한 원천 하나가 사라지게 된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맑은물까지 댐에 의해서 통제된다면 낙동강 수질개선은 더욱 요원할 수밖에 없다.

▲ 낙동강으로 맑은 물과 모래를 50% 공급해주는 내성천. 회룡포의 모습이다ⓒ 정수근

4대강사업은 도대체 왜 벌인 것인가

또 그동안 정부에서 4대강사업의 목적이 무엇이란 했던가. 4대강의 수질개선이 주목적인 사업이 4대강사업이었다. 4대강사업으로 거대한 보를 만들어 물그릇을 키워놓으면 4대강의 수질이 저절로 개선될 것이라고(총인처리시설을 통해 오염원인 인과 질소 또한 많이 줄였다) 주장한 것이 지난 이명박 정부가 아니었던가?

즉 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면서 22조나 되는 국민혈세를 투입해 4대강사업을 벌여놓고, 4대강의 하나인 낙동강의 수질개선을 특별히 내세워 영주댐 공사를 또다시 벌일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환경단체의 주장처럼 “토건세력의 특혜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 아닌가.

그리고 작금의 낙동강의 수질악화 문제는 물이 없어서가 아니라 낙동강이 보로 막혀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다.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인 것이다. 고여서 썩은 물에 물을 더 들이붓는다고 해서 수질이 맑아지지 않는 것처럼 보로 막혀 녹조라떼로 변한 낙동강에 영주댐에서 물을 흘러보내 녹조를 막고자 하는 짓은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인 것이다.

그럼 나머지 10%의 목적도 살펴보자. 영주 지역의 홍수예방과 경북 북부지역의 안정적 용수공급이 영주댐의 쥐꼬리만한 목적이다. 그런데 그 쥐꼬리만한 목적도 합리적 명분이 있다면 얼마든지 수용해줄 수 있다. 그러나 내성천변에 홍수피해를 크게 입었던 적이 거의 없고, 이곳은 물이 부족한 곳이 아니다. 내성천 모래는 파이프만 박으면 어디서든 맑은 물이 펑펑 쏟아져 나온다.

▲ 상주보라는 거대한 물그릇으로 상주지역 낙동강도 물이 그득하다. 이렇게 물이 많은 상주지역에 물이 부족하다고 영주댐의 물을 보낸다고 소가 웃을 일이다.ⓒ 정수근

그리고 영주는 내성천과 서천이 흘러가고 특히 상주는 거대한 물그릇이 된 낙동강이 있는데 무슨 물부족이란 말인가? 이유를 대더라도 그럴듯한 이유를 대야지 이해라도 할 수 있지 이건 말이 안되는 이유이지 않는가.

1조1천억 투입된, 용도 없는 댐 영주댐으로 괴멸되어가는 내성천

한마디로 영주댐은 없어도 그만인 그런 용도 없는 댐인 것이다. 이런 용도 없는 댐을 짓기 위해 1조1천억이란 예산이 탕진됐고, 영주댐 공사로 인해 내성천 생태계는 급속히 괴멸되어 가고 있다.
한국 고유종이자 멸종위기1급종 흰수마자는 적어도 내성천 중상류에서는 이제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하류에서도 그 수는 최근 계속해서 극감하고 있다. 고운 모래가 있어야 살아가는 흰수마자가 고운 모래가 계속해서 줄고 있는 내성천에서 생존하기란 요원한 일이지 않는가?

이에 대한 문제를 인지한 수공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인공증식한 흰수마자의 치어방류사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 5,000마리의 치어를 방류했고, 올해는 무려 6,000마리의 치어를 방류했다.

▲ 모래입자가 이렇게 굵고 거친 곳엔 흰수마자가 생존할 수가 없다 ⓒ 정수근

그러나 서식처가 극감한 내성천에서 이들 치어를 아무리 풀어놓은들 그들이 온전히 생존해나갈 길은 요원해보인다. 치어방류라는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고운 모래가 끊임없이 흘러들어올 수 있도록 영주댐을 허무는 길만이 흰수마자 부활의 진정한 방법일 것이다.

비단 흰수마자뿐만이 아니다. 모래톱의 아름다움이 백미인 국가명승 제16호 회룡포와 국가명승 제19호인 선몽대는 영주댐 공사기간 동안 그 아름답던 모래톱이 줄고, 풀과 나무 등으로 뒤덮이면서 그 진면목을 하루하루 잃어가고 있다.

▲ 선몽대 2009년 9월과 2015년 9월의 모습. 명사십리 선몽대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 박용훈/정수근

어디 그뿐인가? 일천년 전 고려시대 국보급 불교유물들이 쏟아져나온 금강사 절터와 일천년 역사를 가진 금강마을은 영주댐 시험담수와 함께 그대로 수몰된 채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준공식 '잔치판' 아니라 사죄의 '굿판'이라도 벌여야

자, 이쯤 되면 잔치판은 고사하고 사죄의 살풀이 굿이라도 해도 부족할 지경이 아닌가. 우리하천의 원형이자 1천 역사의 백성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내성천을 수장시켜놓고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뭘 잘했다고 준공식이란 이름의 잔치판을 벌인단 말인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행위인 것이다.

이 나라가 선진국이라면 흰수마자 때문만이라도 영주댐 공사는 결코 용인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나라 대한민국에서는 멸종위기종 흰수마자가 사라져도, 국가명승지가 그 가치를 잃어도, 국보급 유물터와 일천년 역사의 마을이 수장되어도 아무렇지 않게 공사가 강행되어 온 것 현실이다.

▲ 한반도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1급 흰수마자. 현재 내성천 중상류에서는 더이상 보이지 않고, 하류에도 그 개체수가 극감하고 있다ⓒ 정수근

문제는 그뿐만 아니다. 영주댐은 연약지반에 지어져 끊임없는 부실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댐에서 물이 센다느니, 지반에 금이 갔다느니 하는 소문이 돌고 최근에는 댐 하류 누수 의혹에 시달렸다. 영주댐 상류의 모래차단댐인 유사조절지 또한 어떠한가. 강한 수압을 고려 못한 부실설계로 지난 장마기에 강한 진동이 발생 붕괴 위기마저 겪었다.

이렇듯 영주댐과 내성천을 둘러싼 여러 가지 걱정과 우려가 아직 여전히 존재한다. 또 영주댐으로 인한 모래와 식물상의 변화에 따른 원인고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또 중요민속문화재 제262호 괴헌고택은 아직 주인장의 반대로 이주조차 못하고 있고, 문화재 이주단지는 그 준공이 아직 요원해보인다. 설상가상 이주단지 주민들은 협소하고 꾸불꾸불한 도로로 인해 민원을 제기하면서 면사무소로 가는 신설 교량을 요구하고 있는 형편이다.

▲ 괴헌고택 주인장이 고택을 이주하지 않고 있자, 수공에서는 차수벽을 쳐 괴헌고택을 에워싸버렸다. ⓒ 정수근

영주댐 대신에 내성천을 국립공원으로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무책임하게도 영주댐의 준공식 잔치판을 벌였다. 이제 댐을 준공했으니 아무 소리 말라는 것인가? 이제 정부는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그러나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다. 영주댐은 잘못 계획된 댐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지구별의 유일의 모래강 내성천은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누대로 전해져야 한다. 지금 댐으로 수몰되는 이산면과 평은면은 국가가 수용해서 국립공원으로 만들어보자. 주민들도 모두 떠났으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러고 구 안에 인간의 간섭이 배재된, 살아있는 강의 흐름을 복원해 세계적인 생태체험지로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 영주댐 철거 퍼포먼스 ⓒ 정수근

그것은 댐의 가치보다는 백배 천배 더 큰 가치를 선사할 것이다. 그래서 국토부와 수공에 이 지면을 통해 공식 제안한다. 더 늦기 전에 내성천 문제에 대한 논의의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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