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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김진태, 청와대 청부 폭로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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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김진태, 청와대 청부 폭로 아니냐"

우상호 "국회의원으로서 치욕"…김진태 "법사위원이라 관심"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이 대우조선해양 측으로부터 외유성 출장 접대를 받았다고 폭로한 것과 관련, 야당은 폭로의 '배후'를 의심하고 나왔다. 야당이 가리킨 곳은 청와대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만일 사정·정보기관이나 산하 기관을 압박해 받은 자료라면, 또는 청와대가 제공한 것이라면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자존감을 버린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이라며 "김 의원은 이 자료를 어디서 구했을까? 평소에도 그렇게 정보망이 좋은 분이던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우 원내대표는 '만일 사실이라면'이라는 전제를 달아 "같은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다"며 "누구의 대리인으로 산다는 것, 누구의 청부를 받아 폭로전에 개입한다는 것은 국회의원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노회한 '물타기'와 (우병우 민정수석의) '버티기' 뒤에 누가 있는지 답답할 노릇"이라고 했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 김진태 의원은 <조선일보>의 공신력을 겨냥한 것 아니냐"며 "청와대가 (<조선>을) '부패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조응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송 전 주필에 관한 수사는 지금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서 하고 있는데, (김 의원이 폭로한 자료는) 이 시점에 국회의원이 입수하기 어려운 자료이고 매우 구체적인 내용이다"라며 "대우조선해양 로비 의혹으로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이 24일이고 구속영장 심사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김 의원이 26일에 폭로를 했다. 그렇다면 이 폭로 내용은 송 전 주필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수사 기밀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것은 입수하기 어려운 자료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의해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국정조사를 할 때 자료 제출 요구를 하면 검찰이나 사정기관이 '이것은 수사 기밀 내지는 수사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제출할 수 없다'고 하는 그런 내용들"이라며 "(김 의원이) 이것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김 의원의 인지 여부는 별론으로 치더라도 적어도 제보자가 누구냐에 따라 고도의 '기획'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김 의원의 자료 입수 경위와 관련해 "이것을 당초에 '산업은행에서 입수했다'고 처음에 얘기했는데 나중에는 '제보다', 그리고 '입수 경위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이 바뀌었다"고 지적하며 "김 의원이 (우병우 사건과 이번 폭로는 무관하다고) 그렇게 강조한다고 해도 입수 시점이나 입수 경위, 내용 등으로 봐서 이런 걸로 봐서는 믿어지기 어렵다"고 했다.

김진태 "내가 법사위 있지 않냐. 내가 하면 안 되냐?"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날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신상 발언을 통해 "제가 그 사건을 하면 안 되는 거냐?"며 "국회의원이 할 수 있는 것 맞지 않느냐. 박수환 대표, 그 여자 브로커 수사를 보다가 저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가 법사위에 있지 않냐"는 것.

김 의원은 "이것이 '우병우 물타기' 아니냐고 하는데, 오히려 우병우 사건 끌어들여서 송희영 사건 물타기하지 말라"며 "어느 게 더 중하다고 굳이 말씀 안 드리는데, (우병우 사건과 송희영 사건은) 분명히 다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도 힘들게 자료를 찾고 밝히고 했는데 그런 짓을 한 사람이 나쁘냐, 그걸 밝힌 사람이 나쁘냐"며 "출처? 정 밝히라고 하면 못 밝힐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제가 끝까지 안 밝히겠다"고 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기자들은 취재원 밝히나? 왜 <동아일보>, <한겨레> 사설은 제가 그거 안 밝히면 뒤가 구린 것처럼 '밝히라'고 하느냐"고 말했다.

이날 <한겨레>는 사설에서 "김 의원의 폭로 내용은 그 세밀함으로 보건대 일개 의원이 개별적으로 입수할 수 있는 내용을 넘어선다"며 "김 의원은 떳떳하다면 자료의 출처를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만약 김 의원의 자료가 수사 중인 검찰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면 이것은 수사기밀 누설이고 또 다른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김 의원의) <조선일보> 간부 부패 폭로가 '<조선>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의혹 보도에 맞서 우 수석을 구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며 "이 때문에 김 의원이 폭로한 자료가 청와대를 거쳐 나왔을 것이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친박 핵심인 김 의원이 청와대의 사주를 받고 총대를 멨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썼다.

<동아일보> 사설은 "김 의원의 폭로에는 '음모 정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며 "항간의 의혹대로 대우조선해양 수사 자료가 모종의 경로를 통해 전달됐다면 이것이야말로 '국기(國基)를 흔드는 범죄'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동아>는 "강성 친박으로 꼽히는 김 의원은 폭로의 출처로 '산업은행에서 받은 대우조선해양 감사 보고서'와 '제보' 등을 들었다"며 "그러나 언론인 사찰 자료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입수 경위를 더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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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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