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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빠진 한일 위안부 합의, 불온하다"

[언론 네트워크] '고노담화' 이끈 요시미 요시아키 교수 "정부 간 일방합의, 종결 아니다"

"피해자 빠진 정부간 일방적 합의에 불가역 단서를 단 것 자체가 불온하다. 문제의 종결이 아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지난 1993년 일본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담화 이른바 '고노담화'를 이끌어낸 장본인인 일본의 역사학자 요시미 요시아키(69.吉見義明) 츄오대학교 상학부 교수는, 지난해 12월 28일 한일 양국 정부 사이의 '12.28 위안부' 합의에 대해 이 같이 평가했다.

▲ 대구서 강연 중인 요시미 요시아키 일본 츄오대 교수(2016.7.29) ⓒ평화뉴스(김영화)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한일일본군'위안부'합의무효대구행동, 일본군'위안부'연구회는 29일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강의 첫 번째 순서로 '일본군 '위안부' 그 역사의 진실, 책임과 해결에 대하여'를 주제로 요시미 교수 초청 강의를 열었다.

요시미 교수는 지난 1992년 일본 방위연구소 도서관에서 일본군이 위안부 제도를 만드는데 개입했다는 사실이 나타난 일본의 공식 문서를 최초로 찾아낸 장본인으로, 일본의 위안부 관련 최고 역사학자로 손꼽힌다. 그의 연구로 위안부와 일본군의 연관성이 드러나면서 고노담화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이후 25년간 일본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 '위안부' 그 역사의 진실을 주제로 한 요시미 교수 대구 강연(2016.7.29) ⓒ평화뉴스(김영화)

그는 이날 강연에서 한일합의에 대해 한일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일본 국회에서 아베 총리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사죄의 숙명을 계속 주어선 안된다'고 말했지만 그의 발언과 달리 지금의 한일합의로는 위안부 문제를 종료할 수 없다"며 "사죄는 피해자들이 받아들여야만 끝이 나는 문제다. 가해자가 멋대로 끝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이 문제는 다음 세대까지 짊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평화비 철거, 위안부 재거론 금지, 위안부 제도의 성노예 제도 성격 부정 등의 요구는 가해자의 엉뚱한 요구"라며 "유네스코 기록유산 위안부 관련 자료 등재 철회도 고노담화의 위안부 문제를 오래 기억하겠다는 일본 약속에 배치된다". 이어 "자료를 가장 많이 가진 일본이 오히려 신청에 앞장서야 하는데 안타깝다. 일본이 내는 10억엔도 배상이나 사죄가 아닌 지원금에 그쳐 아쉽다"고 말했다.

때문에 요시미 교수는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가 피해자를 뺀채 일방적으로 진행한 지금의 한일합의 대신 명확하고 모호함 없는 사실 인정, 사실 인정을 바탕으로 한 일본정부의 명확한 책임 수락, 모호함 없는 사죄와 배상, 재발방지 조치 실행"을 위안부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 이날 강연에는 시민 40여명이 참석했다(2016.7.29) ⓒ평화뉴스(김영화)

이어 "문제 해결은 사실 어렵지 않다. 지난 수 십년간 진상규명에 진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쟁과 식민지 문제에 대해 일본인들이 뉘우치지 않고서는 아시아에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날이 꼭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요시미 교수 강연의 통역은 일본에서 20년 넘게 위안부 피해 실태를 알리고 있는 재일교포 2세 양징자(59)씨가 맡았다. 강연은 저녁 7시부터 2시간가량 시민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요시미 교수는 이날 강연 후 30일 대구에 사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88) 할머니와 만남을 가졌다.

프레시안=평화뉴스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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