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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결린다면 호흡부터 확인하세요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의식적 호흡을 통한 자기 조절

"몸의 힘을 빼고 천천히, 그리고 깊이 호흡하면서 편하게 쉰다는 느낌으로 누워 계세요. 치료가 훨씬 더 잘될 겁니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사회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호흡이 약하거나 얕은 분을 자주 보게 됩니다. 이런 분의 목과 어깨 근육은 긴장하기 쉽습니다. 만성 피로, 이유를 찾기 힘든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지요. 그래서 치료할 때 몸의 힘을 충분히 빼고, 배꼽 아래 단전이라 부르는 곳까지 숨이 이른다는 느낌으로 편하게 호흡하면서 누워 계시라고 말합니다. 물론 이렇게 말씀 드려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계신 분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실행한 분은 잠이 들거나 편안해졌다고들 하지요.

우리는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먹고 마시고 숨 쉬어야만 합니다. 이 활동은 죽을 때까지 쉼 없이 이루어지지요. 그런데 많은 분이 먹고 마시는 것에 비해, 호흡의 중요함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최근 미세 먼지 사태 때문에 공기 질에 관한 관심은 커졌지만, 어떻게 숨 쉬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좋은 음식이라도 잘 소화해야 영양을 얻는 것처럼, 공기도 잘 들이쉬고 잘 내쉬어야 몸과 마음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호흡이 약한 분을 살펴보면, 운동 부족이나 과로로 인해 심폐 기능이 떨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할 힘이 부족하죠. 이런 분이 호흡을 잘 하려면, 규칙적으로 운동해 깊이 호흡할 힘을 키워야 합니다.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호흡이 잘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풀무질하듯 움직여야 하는 호흡근들이 긴장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요즘 사람들에게 많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몸의 대사나 순환이 제대로 되질 않고, 이는 다시 심신의 긴장을 유발해 악순환을 이끕니다. 환자는 어깨가 뭉치거나 두통이 있거나 소화가 안 되어서 왔지만, 이 증상의 뿌리는 긴장으로 인한 얕은 호흡인 셈입니다. 이런 환자를 자주 봅니다.

이런 분에게는 깊고 느리게 호흡하면서,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을 하시라고 권합니다. 긴장이 만성화한 경우, 본인이 긴장했다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은데, 이런 훈련으로 긴장이 풀려나가면, 비로소 자신의 긴장 상태를 인식하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말하면 막연하다는 환자가 있습니다. 이런 분에게는 다음의 호흡법을 처방해 드립니다.

Respiratory Sinus Arrhythmia breathing(호흡 동성 부정맥 호흡)

맥박을 재어 1분간 심장이 몇 번 뛰는지를 계산한다. 그리고 이 숫자를 6으로 나눈다. 예를 들어 1분에 72회가 뛰었다면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다.

72/6=12(분당 6회 호흡하기 위해 한번 숨을 들이 마시고 내쉴 때 뛰는 심장 박동수)
12/2 =6(한번 숨을 들이 마시거나 내쉴 때 뛰는 심장 박동수)

이 계산이 끝났다면 편하게 누워서 손을 가슴에 얹거나 손목의 맥박을 편하게 느끼면서 10분 정도 쉰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기 위해 팔꿈치 밑에 베개를 받칠 수도 있다. 편하게 맥박을 느낄 수 있다면 계산한 결과를 토대로 맥박이 6회 뛰는 동안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6회 뛰는 동안 숨을 내쉬어서 1분에 6회 호흡을 한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호흡의 양이나 속도는 이에 기준해서 하면 된다. 알람을 맞추고 이 호흡을 10분 정도 지속한다.

만약 머릿속이 몽롱해지거나 공기가 부족한 느낌 혹은 심장의 부담을 느낀다면 호흡법을 교정해야 하므로 주치의와 상담한다.

(<전립샘염과 골반통증의 새로운 치료법>(데이비드 와이즈 지음, 최우석·골반통증을 치료하는 한의사들의임 옮김, 군자출판사 펴냄))
책에서는 누워서 하라고 했지만, 앉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제시된 방법으로 내 심장 박동 수에 맞춰 힘을 뺀 채 숨을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몸이 따뜻하고 나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순환이 활발해지는 신호이지요(신경계의 과부하로 불면증이 있다면 잠자리에 누워서 하면 좋습니다). 이와 함께 긴장 때문에 평소 인식하지 못했던 나란 존재를 잘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 부분은 그냥 편하게 호흡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심장 박동을 따르면서 일종의 동조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의식적인 훈련을 반복해서 시행하면, 내 상태를 인지하고 호흡근의 긴장을 풀어 효과적으로 호흡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호흡은 마음과 몸의 균형과 활력의 바탕이 됩니다.

지금 내 숨이 어떤지 한번 점검해 보세요. 호흡이 얕고 한숨을 쉬어야 시원하다면 호흡동성부정맥 호흡을 실천해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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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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