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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병 이기려면? 옛 사람처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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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병 이기려면? 옛 사람처럼 살아보자

[김형찬의 동네 한의학] 힘든 어깨, 버티는 등 그리고 힘 빠진 허리

"하루 몇 시간이나 앉아 있어요?"

"책 보고 컴퓨터 작업하고, 뭐 그러다 보면 최소 10시간 이상은 앉아 있는 것 같아요. 이제 너무 자주 아프니까 그러려니 해요."

직장 근처에 큰 학교가 있어서인지 어깨와 허리가 아프다면서 오는 분이 많습니다. 시험과 취업을 위해 하루의 대부분을 그리 편하지 않은 의자에 앉아서, 사람보다 책과 컴퓨터를 더 많이 들여다봐서 생기는 증상이지요. 짬을 내서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을 만나는 시간까지 합하면 이분들의 생활은 상당히 비인간적(비동물적이라는 표현이 좀 더 정확하려나요?)입니다. 학부 때는 그래도 시험 기간을 빼면 좀 낫지만, 취업 준비에 들어가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무한레이스가 펼쳐집니다. 그 과정에서 몸도 마음도 조금씩 자연스러움을 잊게 되는데, 그중 가장 많은 증상이 목과 어깨, 그리고 허리의 통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온 젊은 친구들의 몸을 살펴보면 공통된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증상을 '힘든 어깨, 버티는 등, 그리고 힘 빠진 허리'라고 부릅니다.

피로와 긴장이 누적되어 체액의 흐름은 나빠진 데다, 앉아서 고정된 자세로 오래 있다 보니 목과 어깨의 근육은 딱딱하게 굳어갑니다. 한의학에서 담음(痰飮)이라고 부르는 피로물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일자목 혹은 거북목이라고 부르는 목등뼈 구조의 변화가 동반된 경우도 많고요.

허리를 살펴보면 부족한 수면과 부실한 영양섭취로 인해 내적으로는 우리 몸의 에너지 탱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간과 신장의 기운이 약해지고, 외적으로는 장시간 앉아 있으면서 발생한 근육의 피로로 인해 몸을 받쳐줄 힘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등은 그 가운데서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등뼈 양쪽으로 두둑하게 살이 붙게 됩니다. 몸의 구조는 유지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태로는 힘이 부족하니 우리 몸이 필요 없는 살을 붙이는 것이지요.

이런 몸 상태를 살펴보면 그동안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힘들게 버티며 생활했는지, 그리고 지금 몸과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가 어느 정도 가늠이 되지요. 치료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전 어른들이 "쇠를 씹어 먹어도 소화를 시킬 수 있다"던 청년들이 세상이 만들어 놓은 틀에 맞추느라 너무 일찍 지쳐버리는 것 같단 생각이 들곤 합니다. 몸뿐만 아니라 마음마저 말이지요.

"우리는 매일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생산성과 능률을 향상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반대로 자존감과 능률을 저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은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된 만큼 포기할 수도 없다. 무슨 묘책이 없을까? 다행히 iHunch를 피할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는 고개를 들고 어깨를 펴라. 설사 스마트폰을 눈높이로 들어 올리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다. 둘째, iHunch와 관련된 두 근육, 즉 어깨날 사이의 근육과 목 좌우의 근육을 마사지하라.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에 손이 갈 때는 늘 다음과 같은 사실을 기억하고 반듯한 자세를 취하기 바란다. "구부정한 자세는 나의 기분, 기억력,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
* iHunch : 잦은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해 변형된 자세와 체형을 가리키는 말

▲잦은 스마트폰 사용이 우리 몸에 무리를 줍니다. ⓒflickr.com


연구에서는 스마트폰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저는 이것을 스마트폰이 상징하는 현대인의 생활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삶을 더욱 편하게 하기 위한 도구가 오히려 사람을 길들여 버렸다는 생각이 들지요. 이전보다 더 발전하고 좋아진 것 같긴 한데, 생명체로서 사람이 가져가야 할 본질적인 것들을 상실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실이 과거에는 없거나 희귀했던 몸과 마음의 병이 늘어나는 원인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어깨가 뭉치고, 등이 결리고, 허리가 아픈 게 문제가 아니라 그 원인이 되는 몸과 마음을 쓰는 방식이 뿌리가 되어 더 중한 병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물론 그렇다고 문명을 등진 채 원시 방식으로 살라는 것(간혹 이렇게 해서 중병을 고쳤다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은 아닙니다. 사람 또한 하나의 생명 종이니 그 생명 종으로서 건강하게 살기 위한 것들을 함께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그래야 문명이 만들어 낸 도구나 방식에 종속(이 또한 진화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되지 않고 잘 이용하면서 건강하게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오늘도 뭉친 등으로 버티며 공부를 하는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가슴 펴고 천천히 숨 쉬면서, 어깨 힘 빼고 하루 두 끼라도 잘 먹고, 점심 먹은 후에는 햇볕 쬐면서 30분이라도 걸으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리고 원하는 결과 얻어서 인간답게? 살길 바란다고도 했지요. 그러고 보니 이 말은 스마트폰으로 맞고를 즐겨 치시는 할머니에게도, 잔뜩 웅크리고 침울해 하던 아이에게도 한 것 같습니다. 갈수록 빨라지고 스마트해지길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건강하게 살려면 하던 대로 살던 지혜도 필요하단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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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찬

생각과 삶이 바뀌면 건강도 변화한다는 신념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텃밭 속에 숨은 약초>, <내 몸과 친해지는 생활 한의학>, <50 60 70 한의학> 등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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