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윤 일병 사망 사건 이후 '재발 방지 대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정의당 김종대 의원의 질의를 받고 이렇게 말했다.
김종대 의원은 "윤 일병 사망 사건에서 가족들이 구타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묻자 군은 '음식이 기도에 걸려 사망한 질식사'라고 했다. 사고 조작, 은폐 의혹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그 문제에 대해서는 1차 조사와 수사가 있었다"면서 "적법한 조치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김종대 의원은 "윤 일병은 1박 2일간 670대를 맞았고 쇼크사했다. 37일 중에 35일을 맞고 매일 다리를 절뚝였는데, 가족이 고발해도 누구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게 적법 수사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김종대 의원은 "군사 재판에서 직업 군인을 자기 식구라고 감싸고 솜방망이 처벌하는 경향이 강한데, 법관이 아닌 지휘관, 장교가 재판하는 게 21세기 문명사회에 맞느냐"며 군사 재판에서도 법관이 판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우리 군에 64만 병력이 들어와 복무 중이다. 안타까운 사건 사고가 있지만, 많은 장병들이 굉장히 보람을 느끼면서 인격이나 인권이 보장되는 가운데서 근무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그런 작은 것을 가지고 전체를 문제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종대 의원이 말을 끊고 "지금 (윤 일병 사망 사건을) 작은 것이라고 했느냐"고 되묻자, 한민구 장관은 "작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윤 일병 사망 사건이) 부분적이라는 것이다. 우리 장병이 건강하게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했다.
김종대 의원은 "세월호 사건도 일부 국민의 일이고, 다수를 위해 소수를 희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냐. (윤 일병 사망 사건이) 작고 부분적인 일이라고 보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질책했다.
이에 한민구 장관은 "그런 뜻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군 전체가 그런(구타당하다 사망하는) 환경인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취지)"면서 "의원님이 그렇게 이해하셨다면 제가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답했다.
한민구 장관은 "저는 그 문제(군대 내 가혹 행위로 인한 사망 사건)가 중요한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사건 사고가 하나도 없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저나 지휘관도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윤 일병 사건은 2014년 3월부터 이모(27) 병장 등 선임들이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 행위를 하고, 윤 일병을 집단 폭행해 2014년 4월 7일 숨지게 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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