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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軍 수뇌부 "윤일병 사건, 언론 보고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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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軍 수뇌부 "윤일병 사건, 언론 보고 알았다"

한민구 국방장관 "보고 받은 적 없고 7월 31일 인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폭행 및 가혹행위로 사망한 윤 일병 사건을 지난 7월 31일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됐다고 했다. 군 당국의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군 당국이 이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은폐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한 장관은 취임 이후 윤 일병 사건의 과정에 대한 보고를 받았느냐는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의 질문에 "보고받은 것 없고, 인지한 것은 7월 31일"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의 이병석 의원이 보고 시점에 대해 재차 질문하자 한 장관은 "(윤 일병 사건을) 보고를 통해 안 것은 아니"라면서 "7월 31일 언론보도를 보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인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판 중인 사안과 관련해서 정보보고를 받은 것은 없다"며 "담당 검찰관이나 지휘관이 (문제점을) 느꼈다면 보고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장관이 31일 보도를 통해 인지했다는 것은 군의 보고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월 1일 사건에 대한 조사가 끝났음에도 군 당국이 별도의 설명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추궁했다. 이 위원장이 "언론을 상대로 설명을 했어야 했는데 왜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한 장관은 "통상 수사를 종료하면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는데 잘못된 것 같다"며 군 당국의 조치에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을 28사단이 관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새정치연합 서영교 의원은 지난해 임관한 28사단 검찰관이 사건을 맡고 있다면서 "(담당 검찰관이) 본인보다 계급이 훨씬 더 높은 사람을 소환해야 하는데 제대로 수사할 수 있나? 이런 검사에게 (사건을) 그대로 맡기게 한 이유는 무엇인가? 솜방망이 처벌하려고 했나?"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국방부 군사법원이 이 사건을 가지고 와서 지휘해야 한다"면서 수사와 재판을 제대로 진행하도록 상급부대로 관할권을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 장관은 "관할권 문제는 법무 담당자들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군 수뇌부, 문제의 심각성 인지 못하고 있다

군 당국이 윤 일병 사건 가해자들의 죄목을 상해치사죄로 적용한 것을 두고도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새누리당 김도읍 의원은 "군 수뇌부에서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며 "(군 당국은) 5월에 상해치사죄로 기소했고 다들 쉬쉬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엄정하게 질타하니 군 당국은 오늘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했다면 기소 단계에서부터 살인죄 여부가 군 검찰에서 충분히 논의 및 검토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담당 검찰관들이 살인죄 적용 여부를 여러 가지로 검토했다고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추가적으로 수사하고 조사하니 살인죄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찾아졌나? 왜 5월에는 못 찾았나?"라며 "그만큼 문제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가해자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는 것과 관련해 김흥석 육군 법무실장은 "수사기록을 다시 정밀하게 검토해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내일(5일)로 예정된 결심 공판에 대해 김 법무실장은 "결심(공판) 하지 않도록 검찰 측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해자들이 윤 일병을 상대로 성추행 부분을 공소장에 넣지 않은 것과 관련, 김 법무실장은 "(가해자들이) 안티푸라민을 윤 일병 성기에 발랐다고 하는데, 조사 결과 멍이 든 부분을 은폐하기 위해 윤 일병이 직접 바르라고 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성추행 관련 부분, 판례상 당연히 추행행위다. (윤 일병) 본인이 안티푸라민 발랐기 때문에 성추행이 아닌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는 "능력도, 자격도 안 되는 사람이 검찰관 직무를 하고 있다. 장관은 이에 대한 책임을 물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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