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윤 일병 사건'에서 군 당국의 부실수사·은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군내 수사의 책임자인 육군본부 법무실장이 '군 수사가 완벽했는데 여론에 의해 매도당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 논란이 예상된다. 이모 병장 등에 대해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며 재수사에 나선 군 당국의 의지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13일 <한겨레>에 따르면, 육본 법무실장인 김흥석 준장은 군 내부 전산망에 올린 글에서 "군검찰 수사는 한 달여에 걸친 폭행, 가혹행위와 사망에 이르는 과정을 완벽하게 특정해 공소를 제기했다. 그 당시 작성된 공소장을 보고, 검찰관의 노고와 열정에 감탄했다.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군 검찰을 두둔했다.
김 준장은 지난 11일 작성한 이 글에서 "(윤 일병의 사인 등과 관련한) 일방적 주장으로 군검찰 수사가 오해와 불신으로 매도됐다. 정치권과 언론, 시민단체가 국민들의 분노에 편승해 기름을 붓고 있다"며 "여론에 밀려 (군 검찰의) 법적 판단을 지켜주지 못했다. 28사단 사망사고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정확한 사실관계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으로 매도되고 있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김 준장의 이같은 글은 '최근 상황과 관련한 병과장의 입장'이라는 제목으로 올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 내 법무 병과의 최고 선임자 자격으로 쓴 글이라는 말이다.
김 준장은 "불법으로 수사기록을 유출하고 수사 검찰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기에 응분의 책임을 지우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내부고발이나 제보에 대해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논란이 일자 "위축된 병과원들을 격려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자는 순수한 취지"였다며 "수사에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한 게 아니었다"고 육본 공보과를 통해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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