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28사단에서 발생한 윤일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건 직후 '중요사건보고' 형태로 상당한 전모를 보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조사본부는 윤 일병이 숨진 다음날인 지난 4월8일 오전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김 실장에게 '중요사건보고'를 했으며, 백낙종 조사본부장이 대면보고를 했다.
조사본부는 당시 서면보고 문건을 통해 "병영부조리 확인 결과, 사고자(가해자)들이 사망자(윤 일병) 전입 후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한 사실이 확인됨"이라고 보고했다.
또한 조사본부는 가해자들이 윤 일병에게 "욕설을 하고 가슴·얼굴 등을 폭행했다", "2차례에 걸쳐 엎드려뻗쳐 시킨 뒤 복부 폭행", "사망자가 쓰러지자 '꾀병 부린다'며 뺨 폭행" 등 구체적인 사건 경위도 김 실장에게 보고했다.
김 실장은 이같은 보고를 받고도 사건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징계는 미온적으로 대처했다. 김 실장은 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난 4월21일, 28사단 포병연대 연대장과 대대장, 본부포대장을 보직해임하는 데 그쳤다.
윤후덕 의원은 "김관진 실장은 당시 이런 보고를 받고도 사단장에 대해선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면서 "의도적으로 사건을 축소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는 지난 4일 "김 실장은 국방장관 당시 윤일병 사건 직후 육참총장과 군수사기관으로부터 구타에 의한 사망 사건으로 보고받았다"면서도 "이 보고는 최근 보도된 엽기적인 내용은 없었고 구타를 받았고 기도폐쇄로 인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사건의 심각한 내용은 모른 채 단순 사고로 보고를 받았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또 "김 실장은 구타에 의한 사망 사건이 10여년 만에 발생한 점이 심각하다고 여겨 고위정책 간담회 등에서 세심히 살펴보라는 내용의 지시를 수차례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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