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에서 야권의 호남 주도권 쟁탈전이 펼쳐지면서 격전지로 부상한 전남지역의 선거전이 누구도 당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예측불허 혼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다.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호남의 주도권을 잡기위해 당의 운명을 건 한판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국민의당은 수도권지역의 야권후보단일화마저 거부하면서 호남선거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호남지역의 선거가 지난시절 총선과는 달리 본선마저 더욱 치열하게 달아올라 전국민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형국이다
야권의 본거지인 전남은 총 10개 선거구에 52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정당별 출마 후보는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 10개 모든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정의당은 3명, 민주당 2명, 민중연합당 7명이다. 무소속으로는 10명이 출마했다.
출마자를 직업별로 분류하면 정치인이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역 국회의원은 10명이 출마했다. 국회의원과 정치인을 합하면 전체 절반인 26명에 달했다. 기타 12명을 빼면 변호사가 5명, 교육자가 3명 출마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51명, 여성은 단 1명에 그쳤다. 아울러 출마자의 학력은 대학원졸과 대졸이 각각 19명씩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대학 자퇴가 4명, 고졸이 3명이었다.
출마자의 연령대별는 50대가 24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가 12명, 40대가 7명이었다. 30대는 5명, 70세 이상 후보도 4명이었다.
전남지역의 이번 총선 특징은 야권의 양강 구도이다. 각 언론기관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도 그렇게 나타났다.
각 지역별 선거구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분명하게 알 수 있다. 먼저 목포시선거구는 국민의당으로 말을 갈아탄 현역의 박지원 의원의 아성에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출신인 조상기 후보가 더민주의 옷을 입고 도전한다.
새누리당에서는 국가정보원 출신의 박석만씨가 후보로 나섰다. 정의당에서는 문보현 후보가 민중연합당에서는 김환석 후보가 출마했다. 진보진영의 후보로 나선 두 사람 모두 목포대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이어 송태화 전 목포 광역신문사장과 유선호 18대 국회의원, 김한창 전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소 소장이 무소속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후보들의 출마는 당선보다는 득표율에 관심이 높다. 다만 유선호 전 의원의 선전이 당선권의 후보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 이라는 분석이 목포시민사회의 중론이다.
호남 유일의 여당 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순천에서는 3선 도전의 성공여부가 관심사다. 순천시는 전통적으로 야권의 강세 지역이었으나 이 의원은 지난 2014년 7·30 재보선에서 승리해 여당 후보로는 1988년 이후 전남에서 첫 국회의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번엔 지역기반이 좋은 순천시장출신의 노관규 더민주당 후보가 고지탈환을 위해 강력하게 도전하는 모양새다. 최근 박근혜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높아진 순천에서 이번 이정현 의원의 방어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여론이다.
국민의당에서는 구희승 후보가 양강의 두 후보의 틈새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최용준 후보가, 민중연합당에서는 정오현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상욱 전 전남교육희망연대 집행위원장의 선전도 관전 포인트다.
나주화순 선거구도는 현역의원인 더민주의 신정훈 후보에게 국민의당 손금주 후보가 도전하는 모양새다. 도전하는 자세가 처음 기대했던 모습에 비해 다소 힘겨워 보인다. 더민주당의 경선 없이 단일 후보로 공천 받은 신정훈 후보 수성에 변호사 출신 젊은 손금주 후보의 행보가 폭발적이지 못한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관전평이다.
일각에서는 손 후보가 반 신정훈 세력에 기대어 연합군을 결성했지만 정작 자신의 정치적 비전과 색깔이 연합군세력의 깃발에 묻혀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19대 총선에 출마했던 김종우 후보가 다시 도전한다. 나주화순지역의 현재선거판 분위기는 1강 1중 1약이라는 여론이다.
담양함평영광장성군 선거구는 지역대결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역의원인 더민주 이개호 후보의 수성에 국민의당 강현욱 후보의 도전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재정경제부 재정정책심의관 출신인 강현욱 후보는 영광출신으로 담양출신인 이개호 후보와 양강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장성출신인 새누리당의 조성학 후보와 함평출신의 무소속 김천식 후보가 각자 자기출신 지역을 기반으로 삼는 소지역주의 선거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무안신안영암군은 더민주당 공천경쟁에서 이윤석 현역의원을 누르고 승리한 서삼석 후보와 전남도지사 출신인 박준영 후보의 경쟁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인구미달로 선거구가 새롭게 획정된 관계로 두 후보 모두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두 후보 모두 자기 고향을 지역기반으로 삼아 상대 진영을 압박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례대표 현역의원인 주영순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주영순 후보의 득표력이 이 지역 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많은 재미를 선물 할 것 같다는 여론이다. 정의당에서는 장문규 후보가 민중연합당에서는 박광순 후보가 본격적인 표 몰이에 나섰다.
해남완도진도는 현역의원인 더민주의 김영록 후보의 아성에 국민의당 윤영일 후보의 도전이 거세다. 국민의당 윤영일 후보와 민주당 윤재갑 후보가 30일, 극적인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더민주 김영록 후보(전남 해남·완도·진도)의 3선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더민주를 제외한 범야권이 힘을 모아 무능한 야당인 더민주를 심판하자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지지를 호소했다. 윤 후보는 후보단일화 성공으로 이번 선거의 승기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유권자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해남 민심의 향배가 관건인 이 선거구에서, 해남 출신 두 후보의 단일화 성공으로 ‘박빙 우세’로 알려졌던 더민주 김영록 후보의 3선 행보에 커다란 암초가 등장한 셈이다. 새누리당에선 명욱재 당협위원장이, 민중연합당에서는 이정확 전 해남군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고흥보성장흥강진군 선거구는 고흥보성 선거구에 강진장흥군이 추가되어 새롭게 획정된 선거구로 매우 분석이 복잡한 선거구다. 국민의당의 현역의원인 황주홍, 김승남 두 후보가 경선을 통해 황주홍 후보로 결정됐지만 경선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반발해 탈당한 김승남 의원의 태도 변화에 황주홍 후보의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고흥출신인 더민주의 비례대표 현역의원인 신문식 후보가 국민의당 집안싸움에 대어를 낚는 어부지리한 형국이다. 새누리당후보로 장귀석 청암대 특임교수가 출마했으며, 민주연합당에서는 위두환 장흥군농민회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정치권에 대한 전남 표심이 예전과 같지 않다. 야당 공천만 받으면 ‘말뚝만 박아도 당선된다’는 말은 이젠 옛말이다. 급변하는 정치 환경과 유권자들의 정치적 식견 또한 한층 높아지면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론’에 주목한 결과로 비춰진다.
지금 전남지역 유권자들은 특정 당이나 후보와 관계없이 지역발전 적임자와 정권교체를 가져올 수 있는 수권의지가 있는 야당을 찍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번 총선은 어떤 당이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할지 전국적인 관심을 집중시키는 특별한 선거로 기록될 것 같다.
프레시안=시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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