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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한국에 쓴 돈만큼 돌려받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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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한국에 쓴 돈만큼 돌려받지 못해"

또 불거진 안보 '무임승차론'…주요 타깃은 한국·사우디·독일·일본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또다시 '안보 무임승차론'을 꺼내들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동맹국들이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에 기대고 있지만, 미국이 돌려받는 것은 거의 없다는 불만이다.

트럼프 후보는 21일(현지 시각) 미국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의 경영진 및 편집국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한국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왜 미국은 이러한 노력에 대해 충분히 배상받지 못하고 있나"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는 "한국은 매우 부유하고 위대한 산업국가"라면서 "미국이 한국에 돈을 쏟는 것만큼 공평하게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독일, 일본 등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똑같은 불만을 표출했다. 미국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통해 이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정작 미국은 이들로부터 돌려받은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해서도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트럼프는 "나토는 미국이 부유한 국가일 때 설립됐다. 그리고 우리는 나토를 통해 유럽을 (공산주의로부터) 보호했다"면서 "그러나 나토에는 너무 많은 돈이 쓰인다. 나토의 개념은 좋지만, 우리가 최우선적으로 여기에 개입해야 할만큼의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다른 동맹국들은 가만히 있는데 미국만 모든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독일은 왜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느냐"라고 꼬집기도 했다.

트럼프는 미국은 매우 강력하고 부유했지만, 지금은 가난한 부채국가라면서 "미국의 도움을 받은 국가는 지금 자국민들을 돌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부유해졌지만, 미국은 경제적인 침체를 겪고 있고 좋은 직업들을 잃고 있으며 국가 부채는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이제 안으로 눈을 돌려 국내 인프라 건설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이날 발언은 미국이 외부에 대한 개입을 자제해야 한다는 이른바 외교적 '고립주의' 또는 '불(不)개입주의'를 재차 확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공화당 대선 경선 전부터 한국을 비롯한 사우디, 일본, 독일 등 동맹국들이 미국에 지원만 받고 있고 그에 따르는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트럼프 "한국은 왜 주한미군 비용 내지 않나")

이에 대해 신문은 "트럼프의 외교 정책은 이전 대통령인 도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조지 W. 부시와 매우 다르다. 그동안 이들은 미국의 강한 힘을 통한 안보를 추구했고 공화당은 이를 지지해왔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레이건은 냉전 시대 소련을 상대하기 위해 상대방이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군대를 증강시켰고 이후 핵무기 감축 협상에 들어갔다. 조지 부시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했을 때 연합군을 조직했고 동맹국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수준의 자금을 지출했다. 조지 W. 부시는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했다"면서 이들의 정책 방향과 트럼프의 지향점이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트럼프는 (지난 2003년 발발한) 이라크 전쟁이 미국 외교 정책의 주요한 실수라고 꾸준히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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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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