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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구 동선 보면 '진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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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구 동선 보면 '진박'이 보인다

총선 앞둔 전략적 행보… '진박' 방문에 김부겸 견제까지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구를 방문해 정치적 논란이 일 전망이다. 청와대는 '민생 시찰' 개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박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가면 '진박' 지도를 알 수 있다. 총선을 앞둔 고도의 전략적 행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은 대구 동구에 위치해 있다. 동구 지역 현역은 유승민(동구을), 류성걸(동구갑)이다.

유 의원 지역에는 '진박 마케팅'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나섰다. 친박 핵심인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해 12월 이 전 청장의 개소식에 참석해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릴 테지만 조(원진)가 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고 말했었다. 조 수석부대표는 자칭 '진박 감별사'다.

류성걸 의원의 대항마는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던 시절 "총선 승리" 건배사를 제안, 물의를 을으켰던 정종섭 전 장관이다. 지난 2월 정 전 장관 사무실 개소식에는 자타 공인 진박 감별사 최경환 의원이 참석해 "대구에서 현역 국회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다"고 했다. 현역 의원에 대한 노골적인 불신임이다.

박 대통령의 동구 방문에 '진박 후보'들은 호재를 맞았다.

이어서 박 대통령은 대구 국제섬유박람회가 열리는 엑스코를 방문했다. 엑스코는 대구 북구갑 지역에 있다. 이 지역에서 뛰고 있는 하춘수 예비후보는 '진박'이다. 최경환 의원은 '대구 진박 투어' 때 하 예비후보의 개소식에 참석, "대통령이 오죽 답답했으면 진실한 사람 이야기를 꺼냈겠느냐"고 힘을 실어줬다. 이 지역 현역인 권은희 의원은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위 '가박'이다.

대구 북구을 지역의 3선 서상기 의원도 '진박'이 됐다. 최근 '대구 다선 물갈이설', 즉 '친박을 치고 비박을 친다'는 논개 작전 대상으로 거론돼 불안에 떨고 있었으나, 일단은 안심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지냈던 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주도했다. '정치적 경호'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는다.

박 대통령은 두 번째 행사를 마친 후 스포츠 문화·산업 비전 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대구 수성구 삼덕동에 위치한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열렸다. 이 지역에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고전하고 있는 곳이다.

박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진박'으로 인증했다기보다, 대구에서 '야당 국회의원' 탄생을 막으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전략적인 행보인 셈이다. 김 전 지사는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 됐다.

새누리당은 지금 공천 작업이 한창이다.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으로, 경선 관리를 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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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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