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일각의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을 풍자하는 풍자물이 잇따르고 있다.
계파 수장격 정치인과의 친분 정도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총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후진적 정치 행태가 계속되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다.
지난 27일에는 대구 지역 신문인 <매일신문>이 '박이 날아든다 웬갖(온갖) 잡박이 날아든다'는 가사를 담은 '박(朴) 타령' 이 카카오톡 등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민요 '새타령'의 닮은꼴인 이 노래 가사 중에는 "이 산으로 가면 가박 가박 저 산으로 가면 감별사 망박"이란 대목도 있다.
지난해 12월 19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누가 진실한 사람인지 헷갈릴 테지만 조(조원진)가 가는 후보가 진실한 사람"이라면서 '진박 감별사'를 자처했던 친박계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를 겨냥한 듯한 가사다.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인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예비 후보로 등록하고 활동 중이다.
<박(朴)타령> 전문박이 날아든다 웬갖 잡박이 날아든다박 중에는 망할박 좌충우돌 감별박요리조리 눈치박 이곳저곳 잡박들이진박 6인 탈을 쓰고 얍삽하게 날아든다저 가짜박이 웃음 웃다웃어 음 웃어 웃어 웃음 웃다이 지역구로 가면 쪽박 쪽박저 지역구로 가면 짐박 짐박어허- 어히-어허 어허 어허 좌우로 다녀 비웃음 산다무능한 박 웃음 웃다 저 멍청이가 웃음 웃다어데로 가나 미운박어데로 가나 얄미운 박웬갖 민심을 모른다 하여웃어- 웃어 웃어 비웃음 산다이 산으로 가면 가박 가박저 산으로 가면 감별사 망박어허- 어히-어허 어허 어허 좌우로 다녀 비웃음 산다
이 패러디물 또한 "대구 초선 여론몰이로 날 데리러 오거든 말하는 네놈이 물갈이된다고 전해라" 등의 가사로 친박계가 주도하는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을 비꼬았다.
'진박 마케팅' 비웃음 사는데도…
이른바 '진박 마케팅'은 정치 혐오나 조소를 키우고, 나아가 새누리당 안에서도 특히 수도권 선거에는 오히려 방해물이란 지적은 당 안에서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27일 경기방송 라디오와 한 인터뷰에서 "진박이라는 분들 보면 우스꽝스럽다"면서 "장차관·고위직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인기가 없고, 그러니까 진박 마케팅을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의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김무성 대표도 공개적으로 '진박 마케팅'을 비판했다.
김 대표는 같은 날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진박 마케팅을 해서) 대구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느냐. 역효과가 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현역 물갈이론'을 내세운 대구 지역의 이른바 '진박연대'는 그 선전 방식이 계속 회자되는 것과는 별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뉴시스>가 여론 조사 업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25일 보도한 대구 동구을 선거구 여론조사 결과, 유승민 현 의원에 대한 지지율이 48.6%로, 이재만 예비후보(27.7%)를 20.9%포인트 앞섰다.
조사는 대구 동구을 19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1일~22일 진행됐으며, 휴대 전화 임의 걸기 전화 면접 방식을 사용했다. 신뢰도 95%에 표본 오차 ±4.4%다.
대구 달성에서 중·남구로 돌연 지역구를 옮기면서 '진박 재배치' 논란을 불렀던 곽상도 전 민정수석은 27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4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폴스미스가 <매일신문> 의뢰로 지난 23일~24일 성인 10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친박계예서는 "진박 마케팅이라는 표현 자체가 상당히 유감스럽다. 그런 마케팅의 실체가 먼지 궁금하다(유기준 의원·28일 교통방송 <열린아침 김만흠입니다> 인터뷰)"라는 볼멘소리도 내놓지만, 진박 선전은 '진실한 사람들'이란 표현을 선거 홍보 전면에 내세운 이들이 자초한 면이 크다.
당장 대구지역 예비 후보들인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대구 서구 예비후보),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중구남구),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달성),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북구갑), 이재만 전 동구청장(동구을)이 20일 오전 식사를 한 후 음식점에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세 과시'를 했던 것이 '진박 마케팅'이 대표적인 예란 지적이다. (☞ "우리가 진박"…정종섭·윤두현 등 대구 예비후보 6인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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