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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홍의락 공천배제 "죄송"…구제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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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홍의락 공천배제 "죄송"…구제 시사

김종인, 당규 개정 '전권' 활용?…김부겸과 오찬 하며 덕담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대구·경북(TK) 유일의 당 소속 현역 의원이던 홍의락 의원(비례대표)이 '하위 20% 컷오프'에 포함돼 공천 배제된 데 대해, 구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비대위 대표는 8일 대구에서 총선 출마자들과의 면담 및 지역 언론 기자간담회를 연이어 갖고 "더민주가 이런 저런 것을 배려하지 못하고 그저 명분에 사로잡혀 이같은 사례를 남기게 돼 매우 죄송스럽다"며 "대구에는 3명만 (더민주)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고 다음 사람 내보낼 인적 자원도 확보 못하고 있다. 그런 점을 참작해 최종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김 비대위 대표는 그러면서 "공천 과정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너무 심려 안 해도 된다"고 했다. 그는 "공천이 마무리될 때까지 기다려 주시면 좋은 소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김부겸 전 의원은 앞서 홍 의원의 공천 배제 방침이 발표되자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급거 상경,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의 공천 배제 원상 회복을 주장하며 "중대 결심"을 언급한 바 있다. (☞관련 기사 : 김부겸 "홍의락 원상 회복 안되면 중대 결심")

김 비대위 대표는 홍 의원의 공천 배제에 대해 "제가 당 대표를 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것이 이루어졌는지, 봉투 속에 누가 포함됐는지 알 도리가 없었다. 저도 봉투를 열고 난 이후에야 누가 탈락했는지 확인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봉투를 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워낙 당 혁신을 강조하시는 분들이 '열어야 된다'고 해 명분상으로 봉투를 열지 않을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비대위 대표는 "과거 당내 갈등으로 인해 너무 심하게 다투다 보니 대표고 당 지도부고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을 자제시켜야겠다고 해서 공천 과정에 굉장히 까다로운 규정들을 많이 만들어 놨다. 그래서 공천 심사가 되기도 전에 다른 심사위원회(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무조건 20%를 사전에 컷오프한다는 규정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홍 의원에 대해 "대구를 공략해 선거에 출마하면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나 해서 비례대표로 영입한 것인데, 제가 당에 오기도 전에 당에서 '혁신안'이라고 시스템 공천 등등을 해가지고 만들어놓은 기준에 의해…(배제됐다)"며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을 구제할 방법이 무엇이겠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하위 20%'라고 배제된 사람에게 다시 공천을 준다면 '김상곤 혁신위'가 주장해온 혁신의 취지가 퇴색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를 도입해 현역 의원 20%를 컷오프하게 한 규정은 지난해 8월 '김상곤 혁신위'가 지난해 8월 만든 것이다. 한 전 혁신위원은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20%에 포함된 사람이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의 신청을 하고 소명을 하면, 최고위와 당무위가 결정하게 돼 있다"며 "충분한 소명 기회를 주는 것을 처음 제도를 설계할 때부터 고려했다"고 했다. 홍 의원이 구제받는 것이 현행 제도상으로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다만 현행 당규에는 이의 신청 절차에 대해 "공천 배제 대상이 된 해당 국회의원은 그 평가 결과에 대해 발표 시점으로부터 48시간 이내에 해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홍 의원은 이의 신청을 하지 않고 탈당을 선언했다.

또 현행 당규는 이의 신청에 대해 심사한 결과 "절차상의 명백한 하자 등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공관위의 의견을 첨부해 최고위에 보고"하며, "이의신청이 인용돼 해당 공천 배제 대상자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대상자 조정은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확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설사 이의 신청이 인용된 경우라도 "공천 배제 대상 비율은 조정할 수 없다"고 현 당규가 정하고 있는 점도 지금의 제도 하에서는 홍 의원의 구제를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전체 20%라는 비율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홍 의원을 살리려면 다른 누군가가 대신 컷오프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결국 김 대표가 자신에게 주어진 '비상 대권'을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달 29일 더민주 당무위는 선거 관련 사안에 대한 당무위의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하기로 의결했다. 당무위가 가진 권한은 바로 당규 제정 및 개정 권한이다.

김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문제를 처리할 권한을 당무위에서 (위임)받았기 때문에, 공천 과정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제가 최소한 비대위가 정무적 판단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구를 했고, 당무위가 (이를) 인정해서 제가 어느 정도의 재량권을 확보했다"고 언급했다.

단 이날 면담에 홍 의원은 불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 대표는 홍 의원의 불참에 대해 "여기 오면 (홍 의원을) 뵐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나타나지 않아 못 뵈었다. 가능하면 한 번 뵙고 가려고 한다"며 시당 관계자들에게 홍 의원의 참석을 재차 권유해 달라고 했지만 결국 만나지 못하고 김부겸 전 의원과만 오찬을 하고 상경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은 홍 의원의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공천 배제에 대해 항의하고 있는 데 대해 "김 대표가 재량권이 있다며 홍 의원을 만나겠다,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 하셨다"며 "한 정치인의 상처를 감싸안으며 지역민의 신뢰를 회복할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말씀"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김 전 의원에게 "기필코 당선되라"고 덕담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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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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