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가 맥도날드의 '45초 햄버거' 등이 알바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한다며 이들 제도의 폐지를 비롯한 단체교섭 요구안을 29일 발표했다.
알바노조가 이날 발표한 10대 요구안은 △45초 햄거버 폐지 △17분 30초 배달제 폐지 △고무줄 스케줄 폐기△매출대비 인건비 통제 폐지 △머리망, 구두, 유니폼 세탁비용 지급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장갑과 토시 지급 △하루 20분 준비시간 임금 지급 △단체 주문, 이벤트 시 추가 임금 지급 △시급 1만원으로 인상 △직원 간 평등한 햄버거 제공의 내용이 들어갔다.
박정훈 알바노조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알바노조는 끊임없이 맥도날드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조 엘린저 한국 대표는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며 "이번에 대표이사가 되는 조주연 씨는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꼭 단체교섭에 응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용혜인 노동당 비례대표 후보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맥도날드는 알바 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운영되고 있는만큼, 맥도날드는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알바노조가 집중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한 '45초 햄버거'란 맥도날드가 빠른 서비스 제공을 강조하면서 생긴 정책이다. 45초 안에 햄버거를 만들라는 일종의 지침인데 이 제도는 알바 노동자를 산업재해 위험에 빠트린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인 것이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다 팔에 화상을 입기도 했던 전직 맥도날드 알바 노동자 이가현 씨는 기자회견에 나서 "45초는 양치를 할 수도 없는 너무 짧은 시간이고 손 씻는 것도 30초 이상 씻으라 하는데, 고작 45초에 햄버거를 만들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가현 씨는 지난 2014년 맥도날드에서 해고됐다.
현재도 맥도날드에서 일하고 있는 알바노조 조합원 A 씨는 "뜨거운 기름이 가득 담겨 있는 곳 옆으로 뛰어다니는 등 좁은 공간을 이리 저리 뛰어다녀야 하는 것은 바로 맥도날드의 서비스타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A 씨는 "1분 20초 안에 주문부터 계산 서비스까지 해내지 않으면 화면에 빨간불이 들어온다"며 "매니저가 '초 관리하면서 해'라고 말하면 마음도 조급해지고, 사고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제 기름에 손을 데이는 것은 일상이 되었다"며 "햄버거를 45초 안에 만들어야 서비스 타임을 간신히 만들 수 있는데 쉴 틈이 없다"고 주장했다.
알바노조는 이날 기자회견 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맥도날드 본사에 10대 요구안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비 인력 등에 의해 제지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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