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조합원 50여 명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부터 맥도날드 서울 홍제점, 종로2가점을 차례로 점거하고, "맥도날드는 이른바 '꺾기' 등 부당 관행을 시정하고, 아르바이트생의 최저시급을 1만 원으로 인상하라"고 촉구했다.
맥도날드에서 일하다가 해고당한 이가현(22) 알바노조 조합원은 "일하면서 근로계약서를 받아본 적이 없고, 일이 없으면 조퇴를 시키는 이른바 '꺾기'를 당했다"며 "노동조합에 가입하니,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맥도날드 알바생 "손님 없다고 집에 가라구요?")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맥도날드는 글로벌 기업이지만 한국에서는 수십 년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최저임금만을 주고 고용했다"며 "매니저가 짜는 대로 스케줄이 고무줄처럼 바뀌는 '유연근무제'는 맥도날드가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수십 년간 햄버거를 팔아 어마어마한 돈을 벌었으니 이제 맥도날드도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시급 1만 원은 받아야 학생들은 학비와 방값을 내고, 투잡 아저씨와 주부, 시니어 사원도 생활비를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맥도날드는 "전체 아르바이트생의 93%가 평균 7000~9000원의 시급을 받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가현 씨는 "야간에 배달 노동자들이 (법정 야간 수당을 포함해) 그 정도 시급을 받고, 나와 맥도날드에서 5년간 일했던 다른 알바 노동자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은 적이 없는데, 누가 그 정도 시급을 받았는지 궁금하다"고 반박했다.
알바노조 조합원들이 이날 20~30여 분간 점거에 돌입한 맥도날드 홍제점과 종로2가점에는 경찰 수십여 명이 배치됐다. 직원들이 문을 걸어 잠근 종로2가점에서는 점거를 벌이려는 조합원들과 경찰들 사이에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알바노조 조합원 김모(21) 씨가 허리를 다쳐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알바노조는 맥도날드 홍제점, 종로2가점을 거쳐 신촌점에서 마무리 기자회견을 열고, '소금보다 더 짠 시급, 맥도날드 최저 시급'이라고 적힌 현수막에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오후 6시 40분께 자진 해산했다. 구교현 위원장은 "이 현수막은 택배로 조 엘린저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바노조는 이날 △알바 노동자의 시급을 인상할 것, 맥도날드 취업규칙에 따라 6개월에 한 번씩 임금 협상을 할 것 △맥도날드의 비정규직 비율을 낮출 것 △노동조합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한 부당 해고를 철회할 것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을 통제하는 일명 '꺾기'를 폐기할 것 △노조와 교섭에 나설 것 등 5가지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한편, 알바노조가 맥도날드 점거 시위를 벌인 것은 지난 2월 7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맥도날드에서 벌어지는 '꺾기' 문제 등을 폭로한 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해고되는 사건이 1차 점거 시위의 발단이 됐다. 알바노조는 '부당 해고'라고 반발했으나, 맥도날드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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