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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일기획 매각 구체화…구조조정 태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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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일기획 매각 구체화…구조조정 태풍 예고

'이재용의 삼성', 전자. 금융 빼고 다 판다?

한 달 전부터 떠돌던 '제일기획 해외 매각설'이 기정사실화됐다. 제일기획 매각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고 사태 이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폭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을 넘겨받은 이재용 부회장이 앞서 비주력 계열사(석유화학과 방위산업 부문 매각)를 매각한 것과 달리 '국내 1위의 광고회사'라는 제일기획까지 매각하는 것은 심상치 않은 일이다. 현재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전자와 금융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처자식 빼고 팔 수 있는 건 다 판다"는 식의 대대적인 계열사 구조조정이 진행중이라는 재계의 풍문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현재 제일기획의 1대 주주가 될 것으로 알려진 해외 기업은 세계 3위의 광고회사 퍼블리시스다. 지난달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은 "프랑스의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 지분 30%를 공개매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제일기획 매각설'에 대해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제일기획 측도 17일 "퍼블리시스 측의 제안으로 삼성물산·삼성전자 등이 보유한 제일기획 지분(28.44%) 중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매각 지분 규모와 향후 삼성 계열사의 광고 보장 등 매각의 구체적인 조건을 둘러싸고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제일기획은 공시를 통해 "주요주주가 글로벌 에이전시들과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 하고 있지만 구체화된 건 아직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인되면 재공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퍼블리시스의 최고경영자(CEO) 모리스 레비도 지난 11일 "제일기획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꾸준히 논의 중이며 주목할 만한 의미 있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블리시스는 WPP, 옴니콤에 이어 글로벌 순위 3위의 광고회사로 2015년 96억 유로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미국에서 삼성전자의 매체광고 구매 대행을 맡고 있는 스타콤을 비롯해, 레오버넷, 사치앤드사치 등 다국적 광고회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퍼블리시스가 제일기획의 지분을 인수하려는 것은, 유럽과 북미 시장의 매출 비중이 80%가 넘는 퍼블리시스가 중국에 강점이 있는 제일기획 인수를 통해 아시아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시너지를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그동안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후계 구도가 정리될 경우 제일기획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둘째 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의 몫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이서현 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제일기획 매각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17일 제일기획이 삼성물산에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 있는 별관사옥을 매각한다고 공시한 것도 이런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별관 매각 대금은 256억 2500만 원이며 향후 인수합병(M&A) 재원으로 쓰게 될 것이라고 제일기획은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매년 3조 원의 매출에 1000억 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제일기획이 매각 대상이 된 배경에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에서 1등을 할 수 있는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제일기획이 국내 1위의 광고회사이자 세계 15위권이라고 하지만, 삼성전자 등 내부 거래가 매출의 65%를 차지한다.

현재 제일기획 주식은 삼성물산(12.64%), 삼성전자(12.6%), 삼성카드(3.04%), 삼성생명(0.16%) 등 삼성계열사들이 28.55%, 제일기획 자사주 11.96%, 5% 이상 주주 21.54%(국민연금 10.25%, 매튜스 6.07%, 한국투자신탁운용 5.22%), 소액주주 38.06% 등이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회사 성격을 굳혀가고 있는 삼성물산 등이 제일기획 지분을 퍼블리시스에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제일기획 매각은 제일기획이 거느리고 있는 삼성라이온즈와 수원삼성블루윙스 프로축구단, 삼성전자 남자 농구단, 삼성생명 여자 농구단, 삼성화재 남자 배구단 등 5개 스포츠단의 향방도 걸려 있어 스포츠계에서도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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