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찾아온 한파로 폐쇄됐던 제주공항 활주로가 열리면서 사흘째 제주에 발이 묶인 관광객들이 줄줄이 제주를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5일 오후 2시47분 저비용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이 ZE236편에 승객 149명을 싣고 제주공항을 이륙해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제주에서 항공기가 이륙한 것은 23일 오후 5시50분 제주공항 운항 중단 결정이 내려진 후 45시간만이다.
운항 재개 소식에 이날 오전부터 제주공항 3층 대합실에는 2만5000여명이 몰려들어 대혼잡을 빚었다. 이는 공항 대합실 적정 수용 규모 8600명의 3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공항 외부 숙소에서 머물던 승객들도 대거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해태동산에서 제주공항 입구까지 차량행렬이 이어져 일대 교통정체가 한동안 이어졌다.
제주지방항공청은 각 항공사별 운항 일정에 따라 이날 하루에만 제주출발 항공편 기준 최소 150편이 운항해 약 2만7000여명이 제주를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항공사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기 위해 밤 11시로 제한된 김포와 김해공항의 항공기 운항시간을 26일 오전 6시까지 연장해 사실상 24시간 운항에 나서도록 했다.
도착 관광객들의 이동편의를 위해 김포공항 등에서는 심야시간 공항철도와 지하철, 시외버스, 공항리무진 등의 연장 운행도 추진하기로 했다.
관계당국은 23일부터 제주공항 운항이 중단되면서 23일 2만명, 24일 4만여명, 25일 3만여명 등 최대 9만여명이 제주에 체류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광객들이 항공사별로 중복으로 항공권 예약을 하고 폭설로 실제 제주에 들어오지 못한 관광객도 있어 실제 체류객은 7만명을 밑돌 수도 있다.
26일에도 심야운항이 이뤄지면 27일 새벽까지 체류객 이송이 대부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항공사별로 특별기 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정확한 운송 규모는 미지수다.
이날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승객들은 23일부터 26일까지 최대 나흘을 제주에 추가로 머물러야 한다. 일부 승객은 3박4일간 제주공항에서 잠을 청하는 상황에 처해진다.
제주 폭설로 결항된 비행기는 제주 출발을 기준으로 23일 161편, 24일 270편, 25일 97편 등 모두 520여편에 이른다. 하루 평균 제주기점 출발 항공편은 250편 안팎이다.
국토교통부는 "공항운항이 재개됐지만 운항스케줄이 유동적이고 공항도 매우 혼잡하다"며 "항공사에 예약상황과 운항현황을 미리 확인하고 공항으로 이동해 달라"고 당부했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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