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사상 첫 50시간 운항중단 결정으로 관광객 8만9000여명의 발길이 묶였다. 한국공항공사가 밤샘 제설작업에 나서면서 기상여건에 따라 운항재개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의 항공기 운항중단 연장 결정에 따라 사흘째 활주로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25일 새벽부터 제설차량을 투입해 활주로의 눈을 치우고 있다.
새벽 5시 현재 제주공항은 윈드시어와 강풍경보, 대설특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초속 10m이상의 북서풍이 몰아치고 있다. 기온은 0.6도, 시정은 3300m로 어제(24일)보다 나아졌다.
국토교통부는 동서활주로를 기준으로 항공기의 측면을 강타하는 10m/s 이상이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항공기 이착륙이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폭설에 따른 노면문제도 거론했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제설작업은 계속 진행중이지만 강풍경보가 사흘째 이어져 운항이 어렵다”며 “바람이 잦아들면 오후 8시 이전에도 운항을 재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공항기상대는 오후들어 대설경보가 해제되지만 오후 8시까지 최고 15m/s의 북서풍이 강하게 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바람이 세기와 방향이다.
당초 한국공항공사는 윈드시어와 폭설로 23일 오후 5시50분부터 활주로를 전면 폐쇄했다. 이후 두 차례 운항중단 시점을 연장하면서 25일 오후 8시까지 50시간 폐쇄 결정을 내렸다.
운항중단 결정 첫날인 23일 제주공항 노선 294편이 결항됐고 24일 517편 전편이 추가로 결항되는 등 이틀사이 제주기점 항공기 811편이 무더기 결항됐다.
오늘(25일) 오후 8시까지 항공기 390여기가 추가로 운항에 나서지 못하면서 사흘사이 1200여편이 결항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제주공항에는 밤사이 관광객 1700여명이 대합실에 머물며 이틀째 밤을 지새웠다. 관광객들은 저마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비닐하우스와 텐트를 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24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 중 6만명이 제주를 빠져나가지 못했다. 25일 관광객 2만9000명이 추가로 제주를 벗어날 예정이어서 고립 관광객은 모두 8만9000여명으로 늘었다.
다른 지역을 방문한 도민 수만명도 제주로 돌아오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휴일이 마무리되면서 고립된 관광객과 도민들은 월요일 출근에도 막대한 지장이 불가피해졌다.
친척 결혼식 참석차 서울을 찾았던 오모(31.여)씨는 "당초 오늘(24일) 제주에 가기로 했으나 결항 소식에 애를 태우고 있다"며 "월요일 출근이 어려워 급히 휴가를 냈다"고 밝혔다.
제주도와 관광공사는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흘째 이불 수 천장과 고무매트, 스티로폼, 식음료, 간식 등을 공수해 관광객들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민들도 SNS에 무료숙박 지원 등의 글을 올리며 따뜻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제주에 거주하는 방송인 허수경씨도 24일 공항을 찾아 관광객들에게 음료수를 나눠주기도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이용객 이동편의 제공을 위해 23일 이전 입차 차량 중 28일까지 출차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항공권 제출시 주차료를 전액 면제해 주기로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안전한 항공편 이용과 신속한 항공운항 정상화를 위해 안전대책을 시행중"이라며 "오늘 운항 여부를 최대한 빨리 결정해 승객들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