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결국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기로 했다. 윤 전 장관은 한상진 서울대 교수와 신당 창당준비위원회의 공동 위원장을 맡게 된다. 그는 2014년 안철수 의원의 첫 번째 창당 작업 때도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을 맡은 바 있다.
안 의원과 한 교수, 김한길 의원 등 신당 핵심 인사들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에 새로 마련한 당사 사무실에서 첫 회의를 가졌다. 언론에 공개한 회의 모두 부분이 끝난 후, 안 의원실 김도식 보좌관이 브리핑룸을 찾아 기자들에게 윤 전 장관이 신당 참여 및 창당준비위원장 수락의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윤 전 장관은 당초 이날 당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건강 문제로 입장 발표는 추후로 미뤄졌다.
이날 아침까지 신당 참여 여부가 불투명했던 윤 전 장관의 합류에 대해 김 보좌관은 "언론에서 삼고초려라는 표현을 했을 만큼 안 의원이 열 번 이상 간곡하고 진정성 있게 부탁을 드렸다"며 "안 의원이 이번에 참여 요청을 하면서 '몸이 가루가 되더라도 끝까지 한 번 해보겠다'는 결연함을 보였다. 이런 것이 복합적으로 윤 전 장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앞서 안 의원으로부터 신당 참여 요청을 받았지만 건강 문제 등을 들어 거절해 왔다. 김 보좌관은 윤 전 장관의 합류 결정 시점에 대해 "7일 밤에서 8일 아침 사이"라고만 했다.
安, 창당작업 박차…인적 확장 이어 새 당명 공개
안 의원은 전날 김한길 의원과의 오찬 회동 후 김 의원의 신당 참여를 발표한 데 이어 한 교수와도 회동을 갖고 창준위원장직 수락을 받아내는 등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8일 오후에는 공모 절차를 거쳐 마련한 신당의 당명도 공개한다.
이날 아침 당사에서 열린 첫 회의에는 전날 창준위원장직을 수락한 한상진 교수를 중심으로 안 의원과 김 의원, 김동철·문병호·유성엽·임내현·황주홍 의원 등 신당 참여 현역의원 전원이 참석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김영환 의원도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회견을 갖고 안철수 신당 참여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이 공식 합류하면 안철수 신당에 참여하는 현역 의원은 8명이 돼, 원내 3당인 정의당(5석)을 앞지르게 된다.
안 의원은 회의에서 앞으로 할 일 가운데 첫머리에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를 모으겠다"고 밝히며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김한길 의원도 "함께 지을 새 집에 천하의 인재를 모셔야 한다"고 거들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김선현 차의과대학 교수 등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더민주와 안철수 신당의 인재 영입 경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난 6일 정운찬 전 총리에게도 전화로 신당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당사에서는 북한 전문가인 김근식 교수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가져 온 김경주 일본 도카이대 교수, 정희영 변호사 등이 신당 참여를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설립된 야권 성향 싱크탱크 '국민공감포럼' 소속이다. 국민공감포럼에는 안 의원의 측근인 김경록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도 참여하고 있고, 김경록 교수는 앞서 창준위 실무준비단에 기획분과 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김근식 교수는 회견 후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포럼에 참여하는 학자들이나 시민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새로운 정당이 필요하다는 가치에는 동의하지만 공식적으로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꺼리고 있다"며 "오늘 입당한 사람들은 실제 총선에서 행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고, 다른 분들은 총선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등 외곽에서 돕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근식 교수는 전북 전주 덕진, 정 변호사는 의정부 지역에서 총선 출마를 검토하고 있고, 김경록 교수도 광주 출마를 고려 중이다.
기존 정당에서 신당으로 가는 사람들도 조금씩이나마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외교부 고위관리를 지낸 송영오 더민주 상임고문이 탈당 및 안철수 신당 참여를 선언했고, 권노갑 고문 등 동교동계와 박지원 의원도 탈당 쪽으로 마음을 국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지내고, 한나라당(새누리당) 후보로 광주시장에 도전했던 정용화 씨도 같은날 신당행을 선언했다. 정 전 비서관은 "지역 발전의 꿈을 되살리고자 한나라당 후보로 두 번 출마했지만 2012년 1월 구 정치의 한 축이라 판단해 탈당했다"며 "(한나라당) 입당은 오판이었고 광주시민에게 실망을 드린 점을 반성했다"고 말했다.
다만 안철수 신당 관계자는 정 전 비서관의 신당 참여 선언에 대해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긴 하지만 아직 총선 출마 희망자 등을 당에 받아들이는 프로세스가 없어, 현재 단계에서는 본인의 주장일 뿐"이라며 "여러지역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를 표방하는 분이 한두 사람이 아니지만, 현재 공식적으로 교감이 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한편 8일 오후에는 2012년 대선을 함께 치른 대선캠프 본부장·실장·팀장 및 2014년 신당 창당 때 자신을 도왔던 인물들 등 30여 명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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