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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온라인정당 플랫폼, 비례대표 선발에도 활용"

"남은 식구끼리 뭉쳐 집안 일으켜야 나간 사람 돌아와"…박원순도 "분열은 필패"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현재 당에서 추진 중인 '온라인 네트워크 정당 플랫폼' 사업과 관련, 이 플랫폼을 비례대표 후보 선발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참석한 복지정책 토론회 자리에서 안철수 의원 등의 탈당을 간접 언급하며 "남은 식구끼리 똘똘 뭉쳐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 시장도 "분열은 필패"라며 이에 화답했다.

문 대표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토크콘서트'에서 "지난 나흘간 5만9000명이 온라인으로 입당했다"며 "전체 권리당원이 26만 명인데 그 5분의 1이 3~4일새 새로 참여했다. 눈물날 정도로 고맙다. 우리 당이 많이 흔들리고 있는데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제 네트워크 정당에 필요한 플랫폼을 만들어 이번 달 말 정도에 가동될 (수 있게 할) 것"이라면서 "그러면 직장인도 젊은 세대들도 그 플랫폼에 들어와 의견을 말하고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대표는 그러면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총선 정책공약 의견을 수렴할 수 있고, 가능만 하다면 비례대표 후보 공천 과정에서도, (지금은) 계파 패권주의나 당 대표의 자의적 개입에 대한 의심이 많은데, 투명하게 의견을 모아 좋은 비례대표를 선발하는 것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정당 플랫폼을 총선 공천에 활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지난 2012년부터 당 대표 경선이나 대선후보 선출 경선에서 논란이 된 '모바일 투표' 문제를 상기시키는 면이 있다.

유은혜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프레시안>과 한 전화 통화에서 "비례대표 선출과 관련해 여러 제안이나 의견이 (플랫폼을 통해)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하면서 "(비례대표 경선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은) 더 많은 당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가능한 방안이나, 당 대표가 혼자 결정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文 "보란듯이 집안 일으키고 잘 살아야"…朴 "통합은 필승, 분열은 필패"

문 대표는 계속되고 있는 야권의 내분 상황과 관련해 "요즘 제 처지가 설악산 흔들바위"라며 "야권이 하나가 돼서 박근혜 정권의 민주주의 후퇴, 경제 실패, 민생 파탄에 맞서야 하고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거꾸로 분열된 모습을 보여드려 송구스럽고 가시방석 위에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어쩌나, 잘 해야지"라며 "우리 식구들 일부가 '우리 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나갔는데, 이럴 때 남은 사람들이 할 일은 남은 식구끼리 똘똘뭉쳐서 보란 듯이 집안을 일으키고 잘 사는 것이다. 그래야 집 나간 사람도 다시 돌아오지 않겠나"라고 했다. '집 나간 사람'은 안철수 의원을 간접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지금의 아픔을 더 단합하고 더 혁신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다시 한 번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표는 "직권상정 좋아하고, '긴급' 좋아하고, 그런 시절이 과거 유신 시절"이라며 박근혜 정부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시민사회와 함께(하는), 박근혜 정권의 독재화에 맞서는 강력한 연대 전선이 필요하다. 야당이 중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후 기자들이 이날 있었던 김동철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을 묻자 문 대표는 "(질의응답) 그만 할까요? 다 아는 이야기인데…"라며 답을 피했다.

토론회 자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문 대표에 힘을 실으며 가세했다. 박 시장은 '안철수 신당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을 받고 "저는 통합은 필승, 분열은 필패(必敗)라고 생각한다"며 "문 대표한테도 안철수 전 대표한테도 '절대 안 된다'고 메일 보내고 문자메시지도 보내고 전화도 했는데 (중재가) 잘 안 돼서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눈사람을 (굴려서) 자꾸 불리듯, 중도 보수까지 (연합을) 해서 총선을 이겨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모든 방법을 다 해야 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다만 박 시장은 당 상황에 대해 문 대표에 대한 간접 비판으로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 편안하시냐'는 사회자의 인사말에 "편안할 수 없다. 서울시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문 대표님이 계시지만 당이 걱정"이라며 "당이 국민을 걱정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당을 걱정하는 그런 상황은 저는 좀 막아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우리 당 지자체장들이 좋은 정치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전국적으로 확장하는 사업을 (중앙당에서) 하시면 저절로 인기가 20%(포인트) 올라가리라 생각한다"는 조언도 했다.

새정치연합의 내분과 관련해, 이날 토론회에서 눈에 띄는 참석자는 노웅래 의원이었다. 노 의원은 이날 토론회 주최자인 '박근혜 정부 복지 후퇴 저지 특별위원회'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복지 전문가인 김용익 의원과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지만, 문 대표의 사퇴를 지속 요구하고 있는 '구당모임(구 민집모)' 간사이기도 하다. 노 의원은 토론회 시작 전 인사말에서 "지금까지 당에 많은 혼란과 분열이 있었다면, 문 대표가 더 이상의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막아 주실 것을 큰 박수로…(부탁드리자)"고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저도 (혼란에) 책임이 많은 사람 중의 하나인데, 욕 먹을 각오로 앞장서서 뒷받침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문재인 "2+2 협상, 더 물러설 곳 없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예정된 여야 간의 '2+2'(양당 대표 및 원내대표) 회동에 대해 "지금까지는 낙관적 전망을 가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누리당이 좀 진전된 안을 가져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토론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비례대표 숫자를 조정한다면 투표의 비례성이 후퇴하기 때문에, 그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가 도입돼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새누리당이 그런 점을 충족할 수 있는 안을 가져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 중간에도 "(투표 비례성 보장 방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제도라며 당리당략 때문에 반대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쟁점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 후 처리하게 돼 있는 것"이라며 "먼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합의 후 처리하기로 한 것은 상임위에서 성의 있게 합의에 임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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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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