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는 '생명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유전적 형질(DNA)을 인위적으로 바꾸어 만든 생명체'로 정의할 수 있다. 이미 우리 농업과 식생활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데도 일상생활에서는 체감하기 어렵다. GMO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보자.
유전자 '변형', '재조합' 또는 '조작'
한국 법률에서는 GMO를 '유전자변형'과 '유전자재조합'이라는 용어로 쓰고 있다. '유전자변형생물체'(유전자변형생물체의 국가 간 이동 등에 관한 법률), '유전자변형농수산물'(농수산물 품질관리법, 양곡관리법), '유전자재조합식품'(식품위생법) 등이다. 한편, '자연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성질'을 '인위적으로 바꾼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유전자조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GMO를 LMO(Living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 자체 생물이 생식·번식 가능한 것으로 기존 GMO에 '살아 있음(Living)'을 강조하는 용어이다.
전혀 다른 종의 유전자를 결합해 만든다
농작물을 자연적으로 교배시키는 등으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을 '육종'이라고 한다. 방울토마토, 슈퍼옥수수, 씨 없는 수박, 통일벼 등이 이에 속한다. GMO를 찬성하는 쪽에서는 작물을 개량한다는 측면에서 GMO 또한 전통적인 육종기술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러나 같은 종이나 아주 가까운 종만을 대상으로 하는 육종과 달리 GMO는 자연 상태에서는 불가능한 세균, 바이러스, 다른 식물이나 동물에서 추출한 유전자가 관계된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제초제에 견디고 해충도 이긴다고?
가장 강력한 제초제는 글리포세이트 계열로, 식물에 대한 독성이 강해서 잡초뿐 아니라 농작물까지 위협하기 때문에 '식물 전멸 제초제'라고도 불린다. 기업들은 글리포세이트 계열 제초제를 뿌려도 죽지 않는 GMO 종자를 개발했다. 콩이 대표적으로, 글리포세이트 계열 제초제 '라운드업'을 가장 먼저 개발한 다국적종자기업 몬산토에서 이 제초제에 내성을 가진 GMO 종자 '라운드업레디'를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 한편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는 글리포세이트 성분을 발암성 물질 2A 등급으로 분류해 발표했다.
제초제를 한두 번만 뿌리면 잡초만 죽고 작물은 죽지 않아 노동력과 생산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기업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 가지 제초제를 쓰다 보면 잡초도 내성을 가지게 되고, 결국 제초제 사용량은 늘어나게 된다. 또 제초제와 종자를 함께 써야만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기업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땅속에 사는 '바실리우스 투린지엔시스(Bt)'라는 균에 살충제 효과가 있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이 균에서 살충성을 지닌 유전자만을 뽑아내어 GMO 종자를 만들었는데, 면화와 옥수수가 대표적이다. 해충 저항성GMO가 인체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균이 오랫동안 유기농가에서 사용돼 왔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자연에 존재하는 균을 활용하는 것과 농작물 자체가 살충성을 지니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또 특정 곤충에만 효과가 있으므로 다른 곤충들을 없애기 위해서는 또 다른 살충제를 뿌려야 한다. 그뿐 아니라 해충 저항성 GMO를 피하는 곤충들이 다른 농지로 이동해 해를 끼치지 않도록 농지의 10% 이상을 '곤충들의 피난처'로 만들어야 해서 농지이용률은 더 떨어지게 된다.
콩·옥수수·면화·유채가 대표적
2014년 현재 전 세계 28개국에서 GM작물이 재배되는데 콩, 옥수수, 면화, 유채(카놀라)가 주류를 이룬다. 2013년 기준 GM콩은 전 세계 콩 재배면적의 79%인 8450만 헥타르(ha)에서 재배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하여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대규모 영농으로 콩을 수출하는 나라들이 GM콩을 재배하기 때문이다. GM옥수수는 전체 재배면적의 32%인 5740만 ha, GM면화는 70%, GM유채는 24%에서 재배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적 주곡인 밀은 GMO가 없다. 몬산토는 2002년 미국과 캐나다에서 GM밀을 재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승인요청서를 정부의 해당 기관에 제출했으나 농민들과 시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사업 진행을 중단했다. 반면 한국 정부(농촌진흥청)는 지난 9월 초 GM벼 상용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건강, 생태계, 농업에 미치는 영향도 커
① 식품 안전성 미흡 : GMO에 들어간 유전자는 대부분 미생물로부터 나온 유전자이다. 일반적으로 미생물을 먹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독성이나 알레르기 유발에 대해서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식품은 사람이 먹는 것이므로 이의 안전성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여 완전하게 검증되어야 한다.
② 생태계 파괴 :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서 2007년 6월에 공개한 GMO의 유전자 이동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계에서 종의 다양성이 GMO의 유전자 이동에 의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생물다양성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있다.
③ 종자 종속 : 종자는 농업이 존재하는 한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농약이나 화학비료는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국적종자기업에서 GMO를 통해 종자 독점을 하면 결국 다양한 전통농업과 토종종자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참고<GMO 바로알기>(박수철·김해영·이철호 지음, 도서출판 식안연 펴냄)
<몬스터 식품의 숨겨진 비밀>(후나세 스케 지음, 중앙생활사 펴냄)
<유전자 조작 밥상을 치워라!>(김은진 지음, 도솔 펴냄)
<GMO의 법률상 용어 정의 및 관련 표시제도 개선에 관한 연구>(박성용·강창경·정용수 지음, 한국소비자원)
한국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 www.biosafety.or.kr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우리나라 대표 생협 한살림과 함께 '생명 존중, 인간 중심'의 정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1986년 서울 제기동에 쌀가게 '한살림농산'을 열면서 싹을 틔워, 1988년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1989년 '한살림모임'을 결성하고 <한살림선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세계관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은 계간지 <모심과 살림>과 월간지 <살림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 <살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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