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든 분이 혁신한다는 얘기를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혁신은 혁신이 아니고 행동하지 않는 단합은 분열일 뿐"이라며 "이제는 저부터 실천하고 행동하겠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문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10개 혁신안을 수용해 당헌·당규에 반영하자고 제안해 최고위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다만, 주승용 최고위원은 문 대표의 전날 발표에 반발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의결 직후 최재성 총무본부장에게 "신속하게 절차를 밟을 것"을 주문했다.
이에 따라 당 실무자들은 안 전 대표의 10개 혁신안 가운데 당헌·당규를 개정하거나 신설해야 하는 안과 선언하고 실행해야 할 안을 구분하는 작업에 착수하고,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에서 보고할 예정이다.
새정치연합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의 혁신안 가운데) 예를 들어 '부패 혐의로 재판 중인 당원의 당원권을 정지하고 공직 후보에서 배제하자'는 제안은 당헌·당규 개정 사항이고, '당 차원에서 부패 척결 의지를 밝혀야 한다'는 내용은 선언과 실행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 공개 발언에서 "총선까지 시간이 얼마 없다. 더 이상의 논란과 논쟁을 벌일 만큼 한가하지 않다"면서 비주류들을 겨냥해 "지금은 말을 하나 보탤 것이 아니라 힘을 모을 때다. 지도급 인사부터 솔선수범하고 기득권을 내려놓는 자세로 혁신과 단합에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문 대표의 발표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혁신 전당대회는 딱 잘라 거절하면서 혁신안만 수용하겠다는 것이 안 전 대표의 고민을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는 없다"면서 "당의 모멘텀을 만드는 데 두 분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비주류 지도부들도 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수용 거부'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 때마다 우리는 위기를 전당대회로 극복한 전례가 있다"면서 "(총선 직전인) 2008년 2월 17일에 전당대회를 한 적이 있다"고 말해 전당대회를 열지 않겠다는 문재인 대표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목도리를 걸어줬는데, (이제는) 문 대표가 안 전 대표에게 두꺼운 외투를 입혀줘야 한다"면서 "분열을 통합으로 만들 책임이 두 분에게 있다. 두 분 모두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 (기득권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이 내려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남 비주류인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아예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주 최고위원은 전날 문 대표의 '혁신 전당대회 거부' 발표 직후 "당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할 말도 없다"는 말을 남겨 불만을 표시했다.
반면에 범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민주적 과정을 통해 선출된 당 대표를 중심으로 잠시 동안만이라도 힘을 모아내자"면서 비주류 지도부를 겨냥해 "(현 지도체제를 선출한) 지난 2.8 전당대회를 부정하는 것은 그만하자. 계파에 얽매여 자기 부정하는 것은 지혜롭지도 옳지도 않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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