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철수 겨냥 "혁신안 거부하면서 혁신 말해"

새정치, 안철수 '혁신 전당대회' 제안 놓고 찬반 분분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 제안을 거부하고 '혁신 전당대회'를 개최하자고 제안한 데 따른 후폭풍이 일었다. 문재인 대표는 30일 안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고, 새정치연합 최고위원 사이에서도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한 찬반이 엇갈렸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절망하는 국민들에게 우리 당이 희망을 드리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 방안을 놓고 당내 의견이 분분한데, 폭넓게 듣고 깊이 고민하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문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하든 그 끝은 혁신이어야 한다"면서 "혁신의 출발은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실천하는 것이고, 더 혁신해서 인적 쇄신까지 가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안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 전당대회가 '계파별 당권 나눠먹기' 방식으로 간다면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안 전 대표를 겨냥해 "혁신위의 혁신안을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진정성을 얻기 어렵다"면서 "혁신은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라 어려운 일이지만, 그런 결기를 가지지 않으면 내년 총선에서 결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최고위원들 사이에서도 '혁신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했다.

전날 안 전 대표의 제안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주승용 최고위원은 이날 "갈등은 정공법으로 해소해야 한다. 국민과 당의 뜻에 따라 당이 진로를 결정해야 한다"면서 전당대회 개최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호남 출신인 주 최고위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혁신 전당대회는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을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당내의 지도자들이 당의 혁신과 통합을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그 결과에 승복함으로써 당의 분란을 종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적었다.

반면에 전병헌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의 제안에 대해 "혁신 전당대회가 돼 당이 통합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당이 처한 처지를 본다면, 현실적으로는 사생결단식 분열 전당대회가 될 가능성이 커보이기 때문에 참으로 걱정"이라고 반대했다.

문·안·박 연대를 지지했던 전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문·안·박 연대를 둘러싸고 사실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을 보면서 참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추미애 최고위원도 "전당대회 다 좋다. 그러나 전당대회는 지지 세력에게 비전과 희망을 주는 통합 방식이어야 한다"면서 "통합을 못 이루는 전당대회, 거기서 내가 못 이기면 분열의 명분이 되는 전당대회라면 마지막 남은 민주 세력은 영원히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