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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박원순 연대'에 드리운 그림자는?

[시사통] 이슈독털 11월 19일

'문안박 연대'의 방정식은 아주 기초적인 것입니다. 총선을 앞둔 새정치연합의 최대 문제는 지지층의 분열이고, 그 분열의 양대 축이 문재인 지지층과 안철수 지지층이므로,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연대하면 지지층의 큰 결집을 도모해 총선 여건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복잡할 것도 없고, 어려울 것도 없는 2차 방정식이기에 답을 도출하는 것도 쉽습니다. '문안박 연대'는 필수입니다. 총선에서의 선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협력틀입니다. 당내 일각에서 일부 문제제기, 즉 선거로 뽑힌 대표의 권한을 인위적으로 나눈다는 지적이나, 역시 선거로 뽑힌 최고위원들의 권능을 무시한다는 지적 등이 나오지만 반향을 크게 일으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들 스스로 당의 최고 현안으로 설정한 게 총선 승리요, 최대 난제로 설정한 게 통합이었으니까요.

주목할 점은 이런 지엽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당사자인 안철수 의원의 입장인데요. 안철수 의원은 어떤 입장을 내놓을까요?

거부한다면 '자멸'일 겁니다. 지지층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안티세력의 결사 정도를 더욱 끌어올리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기반, 대권기반은 반쪽으로 고착화될 것입니다. 안철수 의원이 문재인 대표가 내민 손을 단박에 뿌리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겁니다.

그럼 안철수 의원이 '문안박 연대'를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까요? 단번에 지지층의 결집을 끌어내 총선 여건을 호전시킬까요? 그렇지가 않습니다. 이건 여전히 가능성의 영역에 있을 겁니다. 다른 충분조건이 갖춰지기 전까지는요.

세상사에 단면은 없습니다. 음양은 교차합니다. '문안박 연대'에도 그림자는 드리워져 있는데요. 크게 두 가지만 꼽아보겠습니다.

'문안박 연대'는 비유하자면 '인치'의 확대입니다. 유력한 정치리더 간의 협력을 최우선시한다는 점에서 그런데요. 여기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활동했던 혁신위는 당의 시스템화에 올인하다시피 했습니다. 특정 인사, 특정 계파의 독주를 막기 위해 선거 사무를 비롯한 핵심 당무를 오밀조밀한 시스템 속에 배치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치'의 성격을 띠는 '문안박 연대'가 사실상의 최고결정 단위가 되면 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 속에서 객관적 지표에 의거해 결정하고 추진할 일까지 '타협' 대상으로 만들어 숱한 논란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문안박 연대'는 선거 사무가 아니라 선거 방향, 노선 등에 대한 굵직한 토론과 통큰 결의에 집중해야 하는데 과연 그럴 수 있느냐는 물음표가 따라붙습니다.

이 첫 번째 그림자에서 두 번째 그림자가 배태되는데요. 그건 바로 '문안박 연대 너머' 즉 야권연대입니다. '문안박 연대'는 1단계일 뿐이고 그 다음 단계는 야권연대가 될 것입니다. '문안박 연대'로 지지층 결집만 끌어내면 총선 승리는 어렵지 않다는 확고한 자신감이 없는 한 지지층의 외연을 넓히고 사표를 방지하기 위한 야권연대 카드를 만지작거리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헌데 '문안박 연대'가 이 야권연대의 동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그림자를 훑으면서 지적한 굵직하고도 통큰 결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야권연대는 '문안박 연대'의 분란요소가 될 것이고, '문안박 연대'를 유지하려는 관성이 야권연대에 대한 소극적 태도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문안박 연대'의 다른 이름은 새정연판 '오월동주'인데요. '오월동주'는 단지 '오'와 '월'이 같은 배를 탔다는 것만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오'와 '월'이 나란히 앉아 같은 호흡으로 노를 젓는다는 뜻까지 내포하고 있는데요. 그 노를 목검 삼아 칼싸움을 하면 배는 뒤집힙니다.

(이 기사는 <시사통> 이슈독털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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