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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사흘째 '실언'…現교과서 문제 못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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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황교안, 사흘째 '실언'…現교과서 문제 못찾아

국정교과서 저작권 "집필진에 있다" 오답…태도 논란까지

국회 대정부질문에 답변자로 나선 황교안 국무총리가 3일째 논란을 빚고 있다. 대정부질문 마지막날인 16일, 황 총리는 현행 한국사 교과서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 국정화를 해야만 하는지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엉뚱하게 2011년, 2013년 검정본에 나온 문제 사례를 들어 답변을 했다. 질문한 야당 의원은 답답한 듯 여러 차례 계속해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 아이들이 쓰고 있는 교과서에 어떤 문제가 있나?"라고 되물었지만 황 총리는 같은 취지의 답변만 되풀이했다.

황 총리는 대정부질문 이틀째였던 지난 14일에는 "필요성이 인정되면 (일본 자위대의) 입국을 허용할 것"이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낳았고, 15일에는 전시작전권을 누가 행사하느냐는 질문에 "한미 공동"이라고 틀린 답을 해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 또 버젓이 교육부 지침에 주체사상에 대한 교육을 하라고 돼 있는데도 "주체사상 가르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조소와 비난을 듣기도 했었다. (☞관련 기사 : 황교안 "주체사상 가이드라인 없어"…'실언 3연타')

이날에는 2015년 현재 교과서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엉뚱한 과거판(版) 교과서의 문제를 지적했을 뿐 아니라, 야당 의원들에 대한 답변 태도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국정 교과서의 저작권이 교육부가 아닌 교과서 집필진에 있다고 답하는 등 '실수 퍼레이드' 역시 이날도 이어졌다.

"6.25, 주체사상 서술, 교과서 어디가 문제냐?"…황교안 "바뀌기 전 교과서"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교사이자 시인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도종환 의원은 황 총리에게 "6.25 전쟁의 책임이 남북 모두에 있다고 한 교과서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어떤 교과서냐?"고 물었다. 황 총리가 "그런 교과서가 있다. 예를 들면 미래엔(출판사) 교과서"라고 하자 도 의원은 "미래엔 교과서 317쪽에 있다고 이야기하던데, 한번 보라. 분명히 6.25의 책임에 대해 '북한이 전면적으로 남침해 왔다'고 기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황 총리는 "그 교과서가 언제 것이냐"고 물었고, 도 의원이 "지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황 총리는 "학년에 따라 다르다. 그것은 교육부의 수정 지시를 받아 바뀐 부분이고, 지금 고교 3학년들은 바뀌기 전의 교과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황 총리도 현재의 교과서에는 문제가 없음을 인정한 셈이다. 황 총리는 "(수정 전에) 6.25를 공동 책임으로 하는 기술이 있었다. 이 부분을 교육부가 지도했기 때문에 지금 도 의원이 가지고 있는 교과서 내용이 바뀐 것"이라며 "그런데 일부(현재의 고3) 학생들에게는 바뀌기 전 것이 나누어져 있다"고 했다.

도 의원이 이에 대해 "총리, 고교 3학년이 국사를 배우나? 국사를 몇 학년이 배우는지도 모르나? 1~2학년만 배운다"고 목소리를 높이자 황 총리는 "거기서 선택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고3은 여전히 그런 문제가 되는 교과서를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고3 가운데서도 한국사를 수능 선택과목으로 택한 학생들은 아직도 옛날 교과서를 가지고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다. 다만 내년도 수능 응시생 가운데 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한 비율은 11.9%에 그치고 있다.

도 의원은 한국전쟁 발발의 책임뿐 아니라, 황 총리가 앞서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교과서가 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교과서를 보면 '김일성에 대한 개인숭배가 강화되면서 (…)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돼 있다. 이게 무비판적이냐"고 따졌다. 이에 대한 황 총리의 답은 "그건 제가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고 (총리실) 직원들이 확인한 것"이라며 "수정 전에는 그렇게(무비판적으로) 돼 있어서…"라는 것이었다. 역시 수정된 이후 현재의 교과서는 문제가 없음을 황 총리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 의원은 "(따라서) 주체사상을 무비판적으로 가르치고 있다는 총리의 주장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으나, 황 총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시 "무비판적으로 가르치는 교과서가 있다"고 말했고, 도 의원이 "어디 있느냐"고 하자 "2013년도 검정본에는…"이라고 다시 과거 교과서 얘기를 꺼냈다.

도 의원은 답답해 하며 "아니 그게 아니라 지금 아이들이 쓰고 있는 것", "그래서 지금 교과서는 어떻게 돼 있나", "지금 교과서 어디에 나와 있는지 말해보라"고 수 차례 추궁했지만 황 총리는 계속 2013년도 검정본 얘기를 하는 한편 "(교육부의) 수정 명령에 따라 수정하는 형식을 취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남아 있는 부분'이 어디인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도 의원이 이 부분을 따져 묻자 황 총리는 "사실을 사실대로 전달하려는데 (도 의원이) 말을 못하게 하지 않느냐"거나 "(수정 안 된 부분이) 있다고 말씀드렸다. 같은 얘기를 반복해서 드리지 않겠다"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황 총리가 현행 교과서에 남아 있는 문제를 언급한 적은 없다. 도 의원은 "지금 것은 바로잡혀 있고, 그것을 배우고 있는데 마치 지금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우는 것처럼 하는 것은 국민을 호도하는 것 아니냐"고 수 차례 지적했다.

태도 논란도…野 의원 "그 자리 서있을 자격 없다" 하자 "그럼 들어가겠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는 황 총리의 답변 태도도 논란이 됐다. 오전 질의에서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이 황 총리의 '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을 비난하며 "독립운동가 후손인 저로서는 가슴을 칠 일이다. 총리는 그 자리에 서 있을 자격이 없다"고 하자, 황 총리가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말씀"이라고 발끈한 데 이어 "그럼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맞받아친 것. 황 총리는 또 우 의원과 교과서 문제로 공방을 벌이던 중에도 "공부도 많이 하신 분인데 사실 인정은 객관적으로 해야 하지 않나"라고 공격적인 말을 하기도 했다.

대정부질문에서 계속되고 있는 황 총리의 '실수 퍼레이드' 역시 이날도 이어졌다. 황 총리는 도 의원이 "국정 교과서는 저작권을 누가 가진 교과서냐"고 묻자 "저작권은 집필진에게 있다"고 또 한 번 '오답'을 말했다. 도 의원은 황당하다는 듯 "저작권이 교육부에 있죠. 그것도 모르나"라고 쏘아붙였다.

황 총리는 전날 새정치연합 김영환 의원이 전시작전권을 누가 가지고 있는지 묻자 "한미연합사 공동 행사"라고 '오답'을 말해 "그런 것도 모르시나"라는 핀잔을 듣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전작권은 한미연합사령관인 주한미군사령관이 행사한다. 같은날 은수미 의원이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주체사상 등에 대한 이해를 학습 목표로 정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는 "주체사상을 가르치라는 가이드라인이 있을 수 없다. 가르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있겠지만…"이라고 답해 실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일본 자위대 입국 허용' 발언으로 시작된 황 총리의 '실수 퍼레이드'는 사실 지난 6월 그의 인사청문회 때도 있었다. 당시 황 총리는 공직후보자 자격으로 청문회를 받던 중 새정치연합 우원식 의원이 "자영업자 월평균 소득이 얼마냐?"고 묻자 "200만 원?"하고 답해 우 의원의 한숨과 "아, 참 큰일이다. 147만 원이다"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김광진 의원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아시죠?"라고 물은 데 대해 "XLBM? 모르겠다"라고 잘못 알아들었다가 뒤늦게 "아, 에스(S). 알고 있다"고 답하거나, 북한 국방비 규모를 한국과 비교하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추측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답만 되풀이하다가 "우리보다는 적다"고 한 것도 소소한 화제가 됐었다. (☞관련 기사 : 황교안 "자영업자 평균소득 200만 원?" 경제 현안 '꽝')

한편 교과서 문제의 주무 장관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현행 검정 교과서에 새누리당이 지적하는 것과 같은 편향성 문제가 있다고 '셀프 디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황 부총리는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의 질의에 답하며 "주체사상에 대해 비판적으로 (서술)하라고 했는데 그것이 부족하거나 생략된 교과서도 있다"며 "학생들이 오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정에 한계가 있다"거나 "검정 교과서 집필진의 생각이 굳어 있고, 저자들의 편향적 성향과 이념이 (교과서에) 스며들어 있다"고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화 방침에 장단을 맞추느라, 검정 책임 부서인 교육부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스스로 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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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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