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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의 반격…롯데 신동빈,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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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의 반격…롯데 신동빈, 광윤사 이사에서 해임

신동주는 日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종업원지주회 '지지'가 승부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대표(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가 14일 한일 롯데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비상장 법인 광윤사(光潤社·고준샤)의 주주 총회를 열어 동생 신동빈 롯데 그룹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신 회장의 승리로 굳어지는 듯했던 롯데 경영권 분쟁이 새 국면을 맞은 셈이다. '신동빈 경영'에 대한 평가가 최종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

신격호 롯데 그룹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30분 일본 도쿄에 있는 광윤사 사무실에서 열린 주주 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등기이사 해임 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광윤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직 해임 및 신규 이사 선임 안건은 '의결권을 가진 주주의 과반 출석 및 출석한 주주의 과반 찬성'을 얻으면 통과된다. 신 대표는 광윤사 지분 50%를 갖고 있다. 아울러 신 대표가 회장으로 있는 장학 재단의 광윤사 지분 0.08%도 그의 편이다.

신 대표는 주주 총회에 이어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본인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직전까지 광윤사 대표이사는 신격호 롯데 그룹 총괄회장이었다. 이사회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신동주 대표에게 매각하는 거래에 대한 승인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신 대표는 절반보다 많은 광윤사 지분을 단독으로 소유하게 됐다.

이로써 신 대표는 한국과 일본 롯데 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가진 단일 최대 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 28.1%, △종업원 지주회 27.8%, △관계사 20.1%, △투자회사 LSI 10.7%, △총수 가족 7.1%, △임원 지주회 6.0%, △롯데재단 0.2% 등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신 대표가 노리는 다음 수순은 종업원 지주회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종업원 지주회가 승부 결정'신동빈 경영'의 빛과 그림자, 평가 받을 듯


종업원 지주회와 임원 지주회는 지금까지 신동빈 회장을 지지해 왔던 걸로 알려져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동주 대표에게 일본 롯데를, 신동빈 회장에게 한국 롯데를 경영하게 했었다. 한국 롯데의 성장이 압도적으로 두드러졌던 만큼, 종업원 및 임원 지주회는 신 회장의 경영 능력을 더 높게 평가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17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이 이겼던 것도 그 때문이다.

따라서 신 대표 측은 '신동빈 경영'의 부작용을 드러내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경영'은 △신흥 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 △M&A(인수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 등으로 요약된다. 신 회장은 신 대표에 비해 재무 및 금융에 강하고, 미국식 경영 논리에 익숙한 편이다. 신 대표가 미쯔비시 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반면, 신 회장은 노무라 증권에서 일했고 미국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다.

1997년 외환 위기부터 이명박 정부 시기까지는 '신동빈 경영'의 성과가 크게 두드러졌다. 2000년대 들어 35개 기업을 인수하며, 한국 재계 서열 5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그늘도 짙다. 대표적인 게 중국 시장에서의 실패다. 신흥 시장인 중국에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적자 폭이 큰 걸로 알려져 있다. 신 총괄회장이 그 때문에 크게 화를 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신 대표 역시 지난 7월 30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동빈 경영'을 날카롭게 비판했다.

당시 신 대표는 "
우리는 제조업체지만 지금 공장(현장)을 경험한 이사가 한 명도 없다. () 기술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자를 결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서 은행 출신의 사람이 경영진에 오르며 (회사가) 실패를 하지 않는 방침으로 바뀐 것 같다.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없다. 디자인과 신제품도 결정하지 않고 기계도 살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듯하다"라고도 했다. 재무 및 금융을 중시하는 '신동빈 경영'과는 다른 방향이다. 종업원 및 임원 지주회가 어떤 입장을 지지할지 주목된다.


롯데 면세점 운영 특허 재허가 심사 결과 역시 '신동빈 경영'에 대한 평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롯데 면세점 서울 소공점과 서울 롯데월드점의 운영 특허가 올해 말 만료된다. 이 두 곳의 연 매출만 2조6000억 원에 달한다. 재허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롯데 그룹은 자금 사정 악화가 필연이다.


그런데 신동빈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 및 지배 구조 개선을 약속한 상태다. 자금 수요가 늘어난다는 뜻. 롯데 면세점 운영 특허 재허가 심사에서 탈락할 경우, 롯데 그룹은 자금 수요는 늘어나는데 돈줄은 마르는 곤경을 피할 수 없다.


누가 이기건 '상처뿐인 승리'


'신동빈 경영'에 대한 경고음이 높아진다면, 종업원 지주회와 임원 지주회가 신 대표를 지지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롯데 그룹 경영권은 신 대표가 쥐게 된다. 하지만 누가 이기건, '상처뿐인 승리'가 되리라는 건 분명하다. 그간 쌓인 '반(反)롯데' 정서가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다.

- 롯데 그룹 경영권 분쟁, 주요 사건 일지

△ 2014.12.26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대표이사), 일본 롯데 그룹의 주요 임원직에서 해임

△ 2015.1.9 신동주 전 부회장,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

△ 2015.6.30 신동빈 롯데 회장, L투자회사 12곳(1~12)모두에 대표이사로 취임 (7월 31일자로 등기)

△ 2015.7.15 =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

△ 2015.7.27 신격호 총괄회장, 친족 5명(신영자, 신동인 포함)과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 모두 해임 시도.

△ 2015.7.28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 열고 신격호 총괄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에서 전격 해임. 신 총괄회장, 딸인 신영자 이사장과 함께 한국으로 귀국.

△ 2015.7.30 신동주 전 부회장, 국내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서명 지시서와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대한 해임 지시서 공개

△ 2015.7.31 신동주 전 부회장, 방송에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한다는 신격호 총괄회장 직인이 찍힌 임명장과 신격호 회장 육성 공개.

△ 2015.8.2. 신격호 총괄회장 영상에 등장해 "차남을 회장으로 임명한 적 없다"고 밝힘.

△ 2015.8.3 신동빈 회장 일본서 귀국. 공항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명의의 해임 지시서는 법적인 효력 없는 문서"라고 일축.

△ 2015.8.4 롯데 그룹 37개 계열사 사장단, 신동빈 회장 지지 선언.

△ 2015.8.11 신동빈 회장 대국민 사과.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를 연내에 80% 이상 해소하겠다"고 밝힘.

△ 2015.8.17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열림.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 지지 확인.

△ 2015.9.17 신동빈 회장,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기관 국정감사 출석. "신동주 전 부회장과의 추가적 경영권 다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힘.

△ 2015.10.8 신동주 전 부회장 기자회견 열어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으로부터 법적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부친 신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 위임장 공개. "한국과 일본에서 롯데홀딩스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힘.

△ 2015.10.14 신동주 전 부회장,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광윤사 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이사회를 개최해 신격호 총괄회장의 광윤사 지분 1주를 본인에게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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