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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드레스덴 구상', 현실로 옮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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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드레스덴 구상', 현실로 옮기나?

[차이나 프리즘] 동북아개발은행 설립, 이득은 많지만…

최근 중국은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을 통해 '일대일로(一帶一路)'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동북아 협력 방안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일대일로 구상을 연계하여 통일을 대비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는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이 드레스덴 방문 연설에서 언급한 '동북아개발은행(NEADB)' 설립이 1990년대 몽골·동북 3성·북한·극동 러시아 등의 개발을 위해 제기된 뒤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북아개발은행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북한의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이 주변국, 국제 기관과 공동출자하여 거대 투자 금융 기관을 설립하고 체계적인 대북 지원에 나서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동북아개발은행은 우리 입장에서 남북 간 긴장 완화, 인프라 개발, 경협 확대에 기여하기 위해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또 동북아 개발을 위한 다자 협력 체제가 구축돼 다자개발은행(MDB)과 같은 금융 시스템이 가동된다면, 향후 북한이 지역 경제에 편입될 때 개발 사업의 진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동북아개발은행은 중국의 동북 3성·러시아·몽골 등 동북 지역들의 개발 투자를 주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보완적인 역할을 통해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를 한반도까지 연결해 아시아 역내 경제 통합에도 기여할 것이다.

▲ 현지 시각으로 지난해 3월 28일 박근혜 대통령은 독일 드레스덴 공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북한에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제안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내 리더십의 부재, 북핵 문제, 역사 문제, 영토 갈등 등 불안 요인인 정치적 긴장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동북아개발은행 구상이 주변국들에게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협력을 도출해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낙후한 동북아 지역의 인프라 사업에 한계가 있음을 고려할 때 다자간의 협력이 특히 중요하다.

이러한 구상들의 영향을 받아 추진된 대표적인 사업이 1990년대 시작된 두만강유역개발계획(TRADE)이다. TRADE는 유엔개발계획(UNDP) 주관으로 두만강 접경의 중국-북한-러시아 3국과 주변국인 한국-중국-일본 등 3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경제 협력 사업을 말하는데, 이 지역을 미래의 교통·금융·관광의 중심지 및 가공 공업 센터로 개발하고, 인구·자원·기술·자본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환동해 경제권을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이후 계획에 따라 교통·물류 인프라 구축, 경제특구 조성, 투자 환경 개선에 중점을 두어 북한의 나진·선봉,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나홋카 특구가 조성되었으나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2005년 관련국 합의에 의해 광역두만강지역개발계획(GTI)로 전환되었다. 광역두만강개발계획은 사업 대상 지역을 한국 동해안 지역(강원, 경북, 울산, 부산), 북한 나선(나진·선봉) 경제무역지대, 중국 동북 3성(랴오닝성·지린성·헤이룽장성)과 내몽고자치구, 러시아 연해주와 하바롭스크, 몽골 동부로 조정·확대했다.

2009년에는 중국이 이 사업을 동북 3성 개발계획과 연동하여 중앙 정부 사업으로 격상시키고, 중국과 러시아가 두만강 접경지역의 운송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2009년 11월 북한이 탈퇴함으로써 핵심사업인 교통과 물류 분야 협력에 차질이 생겼다. 하지만, GTI는 현재까지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운영 체계를 갖춘 개발 관련 협의체라는 점에서 전략적으로 연계하면 동북아개발은행을 설립하는 데 추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우리 입장에서 보면, 동북아 지역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동북아 인프라개발 참여는 신(新)성장 동력 창출을 위한 대륙과의 연결을 확보하는 의미가 있으며, 더 나아가 북한의 경제적 변화를 유도하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향후 북한 개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한국에게 동북아 개발 은행의 설립은 부담완화를 위해서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남북한 경제통합에 대비하여 동북아개발은행(NEADB)의 필요성이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정치·경제적 환경이 변화하고, 동북아 인프라 개발 수요와 다자간 협력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통해 동북아 국가 간의 경제적 통합은 물론 교통 및 통신 수단의 네트워킹(networking)과 같은 다국 간 협력이 필요한 사업들이 추진될 것이며, 경제개발에 기여함으로써 지역 및 세계에 있어서도 지도적 위상을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을 위해 현실적으로 자본력이 있는 국가가 함께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역내 최대 경제 대국이자 가장 많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장기적인 비전으로 기존 국제 금융 기관들과의 역할이 상충되지 않으면서 분명한 목적을 정립하여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동북아개발은행이 동북아를 넘어 아시아 국가 간 협력 확대에 기여 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 개발에 대한 역내 다자개발은행의 효과는 과거 아시아개발은행(A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전례를 통해 입증된 것처럼, 동북아개발은행 설립에 한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추진 의지와 함께 이를 주도할 만한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지난해 9월 2일부터 매주 화요일, 깊이 있는 중국 분석으로 독자 여러분을 찾아갔던 '차이나 프리즘' 연재를 종료합니다. 그동안 많은 관심과 성원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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