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중국 서부지역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서부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급속한 원가 상승과 치열한 경쟁으로 인하여 중국 연해 지역의 기업들이 서부지역으로 진출하고 있고 저렴한 생산비용을 바탕으로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기업이나 부품 및 기업들이 지주 기업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또 도시화와 주민소득 증가에 따른 서부지역 내수시장의 성장 가능성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적으로 서부지역의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기도 하다.
서부 대개발은 중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경제와 사회발전 수준이 크게 뒤떨어진 서부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대규모 종합 프로젝트로 1999년 6월 당시 장쩌민(江澤民) 주석이 처음 제시했다. 같은 해 11월 중국 정부는 50년에 걸친 서부 대개발 전략 추진 방향을 모색했고 이후 2001년부터 2010년까지를 1단계로 상정했다. 중국은 2단계(2010~2030년) 가속화 정책으로 개발 거점을 육성하고 3단계(2031~2050년) 현대화로 서부 전역을 개발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중국 서부지역은 칭하이(青海), 간쑤(甘肃), 산시(陕西), 쓰촨(四川), 윈난(云南), 구이저우(贵州) 등 6개 성과 광시(广西), 네이멍구(内蒙古), 닝샤(宁夏), 신장(新疆), 티베트(西藏) 등 5개 자치구, 충칭(重庆) 직할시로 총 12개 지역을 포함한다. 서부지역 면적은 686.7만 제곱 킬로미터로 중국 전체의 72%를 차지하지만 인구는 중국 전체의 28%에 불과하며, 에너지 자원 중 경제발전에 필요한 천연가스, 석탄 등이 서부지역에 고루 분포돼있고 자원 매장량도 가장 높다.
2015년도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었는데 서부지역들은 8~10%대의 고(高)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시진핑(習近平)정부는 최근 제13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의 핵심과제를 지역경제 발전으로 정하고 이를 위한 실천방안의 하나로 '일대일로'(一带一路, OBOR : One Belt One Road)계획을 실천하고 있는데, '실크로드경제권'은 신장위구르 자치구(新疆), 칭하이성(青海), 간쑤성(甘肃), 산시성(陕西), 닝샤후이족 자치구(宁夏) 등 5개의 서북부 행정구역과 충칭(重庆), 쓰촨성(四川), 광시좡족 자치구(广西), 윈난성(云南) 등 4개의 서남부 행정구역을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네이멍구 자치구(内蒙古)가 일대일로 전략에 배치됨에 따라 서부지역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지속적인 발전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서부 대개발은 1단계 기초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두고 기반구축을 조성하는 준비단계를 넘어 2단계 지역 특화 산업 육성을 통해 개발 거점을 향상시키는 단계로 들어섰다. 그런데 서부지역 면적이 워낙 넓고 발전 수준도 천차만별이므로 일부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한 다음 파급효과를 통해 나머지 지역의 산업발전을 촉진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에 중국은 청위(成渝)경제구, 광시베이부완(廣西北部灣)경제구, 관중-텐수이(關中-天水)경제구 등을 서부 대개발 3대 전략 개발구로 정하고 2007년부터 2020년까지 서부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집중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 3개 경제구 가운데 서부의 핵심도시인 충칭(重庆)과 청두(成都)를 중심으로 한 청위경제구가 경제규모·산업기반·시장잠재력 등을 고려했을 때 서부지역의 선두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중국 비즈니스의 장기 전략 토대 위에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한국 대기업들이 중국 서부지역에 크게 투자하면서 이 지역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또 폭스바겐, 도시바, IBM, ABB, 야마하, 스즈키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 역시 서부지역 진출을 가속화 하면서 서부 지역에 근거지를 만들고 생산-판매 조직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시안(西安) 청두, 충칭 등 3대 성장축을 중심으로 생산기지 및 지역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서부지역의 외국인 투자 영역이 확대되면서 중국 정부는 각 지역의 경제발전 상황과 조건변화에 근거하여 '중·서부지역 외국인 투자 우위사업목록'(中西部外商投資優勢產業目錄)을 발표했다. 특히 기초인프라시설이 부족한 서부지역의 기초시설 및 우위 산업 항목에 대해 투자하는 경우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비율 제한이 완화되었으며, 중국 내 외자 기업과 중국 외부 합자기업이 서부지역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기업 등기자본 중 외자 비율이 25% 이상일 때 세제우대 및 기타 우대 조치들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서부진출의 문제점도 있다. 우선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경우 서부지역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며, 열악한 기초 인프라 시설로 인하여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또 서부지역이 동부나 중부지역에 비해 저렴한 노동력은 풍부하지만 인재가 부족한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
서부 대개발이 중국의 장기적인 계획이니만큼 서부진출 역시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물론 서부의 성장세와 성장잠재력을 고려하여 한국기업들도 서부진출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서부진출을 통해 중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변경국가의 내수시장까지 확대해 거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서부지역의 현지 기업과 협력을 통해 국내외 유통 및 정부관계 등에서 윈-윈 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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