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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 휴대폰 해킹 검사 "몰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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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문재인 휴대폰 해킹 검사 "몰카 됐다"

새정치연합, 당 차원 공세 강화…安 "오늘부터 국민 휴대폰도 검진"

당직자 : 문재인 대표님 휴대폰 내부에 파일이 7만1000여 개 있다는 거네요.
문재인 : (휴대폰) 검진 센터를 열면 국민들이 와서 휴대폰 검사를 받는 데 일반적으로 시간이 얼마나 소요됩니까?
당직자 : 용량에 따라 다른데 10초, 길면 1분 이상입니다.

(대형 스크린에) "발견된 악성 코드가 없습니다"
일동 : 오!

문재인 : 악성 코드가 없다는 것은 악성 코드가 심어진 적이 없다는 겁니까, 과거에 감염됐었지만 지금은 삭제되고 없어졌다는 겁니까?

당직자 : '현재는 없다'는 의미입니다.
문재인 : 과거엔 있었을 수도 있다?
당직자 :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16일 오전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실에서 오간 대화의 일부다. 제1야당 대표의 휴대폰에 도·감청을 위한 악성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는지, 당 차원에서 꾸린 진상조사위원회가 검증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새정치연합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은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의원. 문 대표와 대화를 주고받은 당직자도 안 의원실 보좌관이었다.

새정치연합은 국가정보원의 '스마트폰 해킹 의혹'에 대해 전면 공세를 펴고 있다. 이 당은 전날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안 의원을 위원장으로 인선한 데 이어, 이날 '국정원 불법 해킹 프로그램 시연 및 악성코드 감염 검사' 행사를 공개 기자회견 식으로 열었다.

이날 행사는 먼저 안 의원의 휴대폰에 해킹팀의 'RCS(리모트 컨트롤 시스템)'과 비슷한 해킹 프로그램 악성코드를 심고, 원격으로 이 휴대폰에 어떤 작업을 시킬 수 있는지 시연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안철수 : (제가) 카카오톡 실행하고 채팅 켭니까? 문자 입력해 볼게요. 휴대폰 광고모델 된 기분이네요. (웃음) 지금 여기 불도 들어오지 않는데 카메라가 들어오네요.

일순간 안 의원의 휴대폰 카메라에 비친 풍경이 컴퓨터와 연결된 대형 스크린에 비치자, 회의실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문 대표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문재인 : 한번 꺼 보세요.
안철수 : 네, 껐습니다. 이제는 껐는데도…(화면이 나온다). 도촬이 가능한 거죠.

▲새정치연합 안철수 의원이 휴대폰 해킹 프로그램을 시연하고 있다. 안 의원의 휴대폰은 꺼진 상태였으나, 이 휴대폰을 원격 조종하는 컴퓨터로는 여전히 휴대폰 카메라에 비친 안 의원의 얼굴을 볼 수 있다. ⓒ연합뉴스

안 의원이 휴대폰을 이리저리 움직이자, 전원이 꺼진 상태임에도 휴대폰의 카메라가 향하는 각도의 풍경이 스크린에 비쳤다. 안 의원은 "휴대폰 속 사진, 문서, 개인정보들을 모두 원격에서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킹 프로그램 시연에 이어, 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의 휴대폰을 직접 공개 검증하는 순서가 이어졌다. 문 대표나 이 원내대표의 휴대폰 모두에서 악성코드는 발견되지 않았다.

안 의원은 문재인·이종걸 두 정치인뿐 아니라 원하는 국민 누구나 휴대폰을 가져오면 검사를 해 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은 안드로이드폰 중심 검진센터를 중앙당에 설치할 것"이라며 "혹시 내 휴대폰, 내 PC가 감염된 것 아닌가 걱정하시는 분들의 불안을 덜어드리는 활동을 오늘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사 자체가 정말 의미있다"며 "저희들이 이렇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검사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미리 해킹 프로그램을 심어놓은 사람들이 원격으로 (악성코드를) 지우는 작업을 아마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희들의 검사 활동 자체로 국민들의 삶과 사생활의 안전을 보장되는 효과도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문 대표는 "국정원의 스마트폰 불법 해킹 의혹이,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해킹 프로그램이) 사용됐다는 됐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무서운 일이다. 이제 휴대폰은 국정원이 일상적으로 국민들을 사찰하고 감시할 수 있는 단말기가 됐고 몰래카메라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표는 "검찰의 즉각적 수사 착수를 촉구한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수사 대상이 된다"고 했다.

문 대표는 "국정원이 마음만 먹으면 우리 국민 누구든 언제든 휴대폰 대화, 문자, 카카오톡 등 휴대폰에 저장된 모든 정보들을 훔쳐볼 수 있다"며 "국정원은 지난 대선 때 댓글로 국민 여론을 조작하고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전과가 있다. 휴대폰을 통해 국민을 사찰하고 감시한 사실까지 있다면 국정원은 더 이상 국가정보기관이 아니라 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악성 바이러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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