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15일 '국정원 불법 카톡 사찰 의혹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안철수 의원을 임명했다.
새정치연합 오영식 최고위원과 유은혜 대변인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국정원이 스마트폰 불법 도·감청이 가능한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경위를 조사할 당내 특별위원회에 안철수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는 "일부 최고위원들이 '바이러스 하면 안철수 아니냐'고 추천해서 오늘 아침에 문재인 대표가 직접 (안 의원에게) 전화했고, 진상조사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인 V3를 개발한 '안랩'의 창업자다.
국정원은 지난 2월 3일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한 이탈리아의 해킹팀에 직접 이메일을 보내 "설치한 에이전트가 안랩의 V3 모바일 2.0에 의해 악성 프로그램으로 검출됐다"며 분석을 의뢰한 바 있다. 국정원이 악성 코드를 설치하다가 안랩 백신에 걸린 사례가 있는 만큼, 안 의원이 IT 전문가로서 자질을 발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장 (문재인) 당 대표를 포함한 주요 당직자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RCS)가 심어져 있는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만,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는 "진상 규명 자체에는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그간 관례를 볼 때 쉬운 일인가 싶다는 의문이 있다"면서 "국정원이 야당을 탄압하거나 대선과 총선에 개입할 목적으로 (해킹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것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국민의 개인 정보를 침해하는 측면에서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안 의원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야당이 진상조사위원회만으로는 부족하고, 국회 차원의 여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날 유은혜 대변인은 "진상조사특위 위원 구성은 안철수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10~12명 규모의 특위 위원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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