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장이 조대환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이 특별조사위원회 해체를 주장하며 '결근 투쟁'을 선언한 데 대해 "현재 특조위 상황에 책임 있는 위원의 일탈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그러나 의연하게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13일 오후 서울 중구 특조위 사무실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특조위에 따르면, 조 부위원장은 13일 오전 다른 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특조위는 해체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특조위를 전횡하는 이 위원장이 사퇴할 때까지 결근 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선 "지금 특조위는 진실이 아니라 정치 투쟁의 '재료'를 만들고, 이를 끌고 가는 조직으로 변질됐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부위원장은 검사 출신으로, 새누리당 추천을 통해 세월호 특조위 부위원장이 됐다.
이 위원장은 우선 조 부위원장이 특조위 해체를 주장한 데 대해 "특조위는 오랫동안 아주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 만든 것으로, 누군가의 주장이나 희망에 의해 해체될 수 없는 것"이라며 "그 자체로 조 부위원장이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조 부위원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부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를 통해 "은폐된 진실이 있으면 1년 동안 세월호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에서 나왔을 것이다. 다른 위원들에게 법정에서도 드러나지 않은 진실이 있다면 특조위 차원에서 의견서를 제출하자고 주장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회견에서 "예산이 없는데 어떻게 진실을 밝혀 법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물을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또 '위원장이 야당과 시민단체와의 연대에만 골몰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처음 (시행령 폐기) 농성이 종료된 이후 누구도 만난 적이 없다"며 "무엇을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부위원장은 책임 있는 지위에 있고, 개인 의견이 있을 때마다 상임위에서 얘기해왔음에도 근거 없는 주장하는 데 대해 커다란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특히 인력과 예산을 들여 활동해야 할 특조위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조 부위원장이 이메일에서는 '결근 투쟁'이라고 표현한 것과 달리, 언론 인터뷰에서는 '사퇴' 의사를 밝힌 데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는 "정말로 사퇴를 하겠다는 건지, 아니면 사퇴를 이야기하면서 특조위를 흔들겠다는 건지 알 수 없다"며 "이런 불분명한 태도에도 특조위는 진상규명을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특별법에 부위원장 유고에 관한 내용이 명료하지 않다며, 관련 규정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조 부위원장이 실제 사퇴할 경우 차기 인선에 대해선 "조 부위원장은 여당, 국회에서 선출했기 때문에 다른 단위에서는 추천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예산 통과될 기미 보이니 결근 투쟁? 잘 짜인 각본인가"
조 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결근 투쟁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무책임한 태도"라며 질타했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이날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특조위 예산 편성 촉구' 기자회견에서 "며칠 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 결의를 통해 특조위 예산과 해수부 추경예산을 예산을 연계하기로 하면서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마치 잘 짜인 각본인 것처럼, 가족들이 작은 희망이라도 가질 만한 때가 되니 여지없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며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특조위가 3월에 구성된 뒤 위원들이 월급도 못 받고 일하고 있다. 당연히 실무자도 없다"며 "예산과 인력 문제를 책임질 부위원장이 결근 투쟁이란 걸 하고 있다. 조사를 안 하면서 결근 투쟁을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날 희생자 가족들은 "정부가 예산을 주지 않으니 우리라도 십시일반 모아서 특조위 위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도시락, 휴지, 커피믹스 등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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